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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정년퇴직까지 롱런하기 위한 방법?!

심리학자 엘리엇 자크는 40~60세 사이 중년기의 삶을 일컬어 '중년의 위기'라고 표현했다. 직장에서의 은퇴 불안감, 버거워지는 가정경제 지출, 부모의 죽음 등 인생에서의 큰 변화로 인해 중년들은 위기감을 느낀다. 


중년 직장인 롱런 정년


중년의 위기는 직장이 주는 불안감의 또 다른 양상이기도 하다. 저성장, 고령화 시대를 맞아 조직 내 40~50대 구성원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터의 변화는 중년 직장인들의 위기감을 키운다. 소수의 중년이 직장 내 확고한 위계질서 기반 위에서 조직을 이끌었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업무 환경이 중년의 어깨를 짓누른다.


중년 직장인들의 위기를 초래하는 조직 내 큰 변화는 다음과 같다.


1. 나이가 많다고 대접받는 시대는 지나갔다.

과거에는 직급이 낮거나 승진이 느려도 어느 정도 나이에 의한 파워가 작동했다. 이제는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고려해주지 않는다. 존경의 대상이 나이에서 실력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에 따른 예의범절은 어느 정도 유지 되겠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실무를 기피하거나 전문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금세 조직에서 도태된다. 


2. 포지션 획득이 어렵다.

'장(長)' 자리는 하나씩 맡고 있다가 퇴직하는 게 당연시된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예전 같으면 팀장 역할을 할 법한 연령의 중년 직장인들이 여전히 팀원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조직 성장의 정체, 낮아지는 퇴사율, 조직 노령화 등으로 인해 중년 인력이 늘어나는 구조가 주된 원인이다. 문제는 중년 직장인들이 실무자로 일해야 하는 상황에 잘 적응할 수 있는가에 있다.


3. 가속화되는 지식 진부(陳腐)화의 속도가 위기감을 키운다.

예전엔 40대의 경험이 훌륭한 자산이었으나,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요즘은 40대 노하우의 영향력이 줄어든다. 자신만의 경쟁력 있는 자산이 구닥다리로 전락할 수 있는 것이다. 최신 지식으로 무장한 젊은 사원도 넘쳐나니, 이들에 맞는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지식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현실이 버거울 수 있다.



중년 직장인 롱런 정년


이러한 조직의 변화로 인해 결국 40대 중·후반의 직장인들은 자아 존중감이 하락하고, 동기부여가 안 되며, 역할 불안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그들에게는 정년 연장 시대의 '롤모델'마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임원이 아닌 현역으로도 롱런하는 인재들이 있다. 그들의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미덕을 살펴보자.


1. 나이로 권위를 세우지 않는다.    

나이와 경력에 신경쓰기보다는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중심에 둔다. 회사와 동료, 후배들에게 무엇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유형이다. 후배들에게 고참 대우를 받으려고 하거나 귀찮고 힘든 일을 떠넘기기 시작한다면 후배·동료들도 불편해지고, 종국엔 본인 스스로가 적응하는 데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2. 일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

회사에서 주어진 일을 정신 없이 수행하다가 문득 승진에서 누락되면 '조직은 이렇게 몸바쳐 열심히 일해 온 나를 몰라주는구나'라는 생각에 부정적 감정에 빠져들기 숩다. 롱런한 인재들은 자신의 일에 대한 철학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그러면 외적 상황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내적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일에 대한 철학을 수립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나의 꿈이나 일의 목적,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파악하여, 스스로의 삶의 의미를 찾는다. 둘째,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가?'라는 화두를 스스로에게 계속 던져, 세상의 변화에 발맞추고 다른 사람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3. 지속적으로 실력을 키우고자 노력한다.

특히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그 분야에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현재의 실력으로 평가받는 시대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많은 이들이 머리가 굳어서'라며 스스로의 한계를 설정하지만, 2006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인간의 지식 업무 능력은 45세를 지나 60세까지 발전한다'는 연구 결과를 실은 바 있다.


중년에 경계해야 할 또다른 적은 '나만큼 아는 사람이 없다'라는 자만이다. '지금껏 항상 그래왔어'라는 자세는 비극을 부른다. 자칫하다가는 자기 지식 범주의 틀 안에서만 사고하고 행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변화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기존의 틀을 깨는 생각과 행동으로 무장해야만 롱런할 수 있다.


4. 열심히 일한 만큼 성찰과 감사의 그릇도 키운다.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줄 알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롱런한 인재들은 자기 성찰로 인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자신의 한계나 약점을 알고 이를 수용했으며, 자신에게 없는 다른 사람의 강점을 인정하고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높다.


이들은 임원이 되지 못하거나 많은 연봉을 받지 못한 것에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하면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데 감사한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과 환경에 감사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돋보인다. 이런 자세는 스스로에게 자아 존중감을 북돋워주고 일 속에서 성취감과 행복감을 맛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중년, '생산성 vs 침체성의 시기'


중년 생산성 침체성


저명한 발달 심리학자인 에릭 에릭슨은 중년을 '생산성 vs 침체성의 시기'라고 규정했다. 중년은 자신 이외의 타인의 발전이나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여 생산성을 창출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한다. 하지만 미성숙한 경우에는 관심이 자신에게만 국한되고 결국 침체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조직 운영 방식은 과거와는 다르게 바뀔 수밖에 없다. 조직 내 중년 세대층이 두터워지면서 개인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해야만 정년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침체에 빠지느냐, 생산성을 내느냐는 결국 개인에게 달린 몫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