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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bes Korea

킹스맨의 콜린 퍼스처럼, 더블 슈트 제대로 입기

시대에 따라 슈트의 트렌드도 조금씩 바뀌지만,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이하 더블 슈트)'는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화 <킹스맨>의 콜린 퍼스로 인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더블 슈트는 여성들뿐 아니라 남성들의 마음까지도 사로잡고 있다.

 

007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영화 <킹스맨>은 누적 관객 600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성인 외화 흥행작으로는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영화 중 사람들이 주목한 것은 주인공 '해리(콜린 퍼스)'가 영화 속에서 입은 '더블 슈트'와 '옥스퍼드'였다. 남성들 사이에서 '킹스맨 스타일'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인기다.

 

킹스맨 스타일 콜린 퍼스

 

 

▧ '킹스맨 스타일' 열풍을 일으킨 영화 <킹스맨>

 

영화 속 킹스맨 양복점은 영국 런던의 헌츠맨 양복점이 배경이다. 헌츠맨 양복점은 1849년에 세워져 1919년 지금의 새빌 로(Savile Row)에 입점했다. 남성용 양복의 발상지로 유명한 새빌 로는 각진 어깨를 부각하고 주름 없이 깔끔한 재단으로 넓은 가슴을 강조한다. 군복처럼 허리띠를 졸라매 남성의 실루엣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극 중 어린 첩보원 에그시(태론 에거튼)는 해리에게 "브로그 없는 옥스퍼드를 달라"고 말하며, 해리 역시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며 미소를 짓는다. 브로그는 구두 가죽에 구멍을 뚫거나 박음질한 장식을 말한다. 옥스퍼드는 끈으로 묶어서 신는 신발로, 브로그 없는 옥스퍼드는 깔끔하고 세련돼 정장과 잘 어울린다.

 

킹스맨 더블 슈트 에그시

 

 

'킹스맨 스타일' 열풍은 실제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AK몰에 따르면 영화 상영 한 달 간(3월 1일~4월 8일) 남성 드레스 정장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고, 특히 더블 슈트는 37%나 급증했다. 금강제화에 따르면 '브로그 없는 옥스퍼드' 역시 3월 남성구두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했다.

 

▧ 영국 해군 유니폼에서  출발한 더블 슈트

 

더블 슈트는 영국 해군의 유니폼이었던 피코트(pea coat)에서 유래하여, 재킷의 앞여밈을 깊게 하고 두 줄의 단추를 달아 여미는 형태다. 탄생부터 범상치 않았던 더블 슈트는 1980년대 중반~1990년대 초반까지 전 세계 남성들의 지지를 받았다.

 

더블 슈트는 일반 남성 정장인 '싱글 브레스티드 슈트(이하 싱글 슈트)'에 비해 총장이 길어 클래식한 분위기가 나고, 대부분 피크드 라벨(위로 솟은 모양의 양복 깃)로 제작돼 재킷 하나만으로도 강한 인상을 연출한다. 활동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공식 석상이나 사교 모임 같은 격식 있는 자리에 잘 어울리며 단정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보통 단추가 허리를 감싸주기 때문에 허리선은 날씬하고, 어깨를 더 넓어 보이게 해 남자다운 느낌도 물씬 풍길 수 있다.

 

콜린 퍼스 해리 더블 슈트

 

 

▧ 더블 슈트 스타일링 노하우는?

 

더블 슈트를 한 벌 장만했다고 모두가 '킹스맨'의 해리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신체 조건이나 상황에 맞게 적절한 연출법을 따른다면 진정한 슈트 멋쟁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더블 슈트는 몸집이 작은 사람은 더욱 왜소해 보이게 하고, 몸집이 큰 사람은 더욱 커 보이게 한다는 오해로 기피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어깨와 가슴 등 몸에 꼭 맞는 사이즈를 선택하면 신장과 체격에 상관없이 멋지게 더블 슈트를 소화할 수 있다.

 

핀 스트라이프(가는 줄무늬)나 글렌 체크(격자 무늬)의 더블 슈트에는 레지멘탈(사선 줄무늬) 넥타이가 기본이다. 여기에 화이트 드레스셔츠와 화이트 포켓 스퀘어(왼쪽 가슴 주머니에 꽂는 장식)로 간결함과 격식을 더할 수 있다. 셔츠와 매치할 경우에는 와이드 스프레드(깃의 벌어짐이 넓은 형태)를 선택해야 한다.

더블 슈트 스타일링

 

더블 슈트는 단추를 모두 채우지 않는다. 스리 버튼은 가운데 하나만, 투 버튼은 맨 위 하나만 채우면 보다 멋스러우면서도 활동적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간혹 브이존을 더 깊게 만들어 상체를 강조하기 위해 오른쪽 맨 아래 단추만 잠그기도 한다. 앉을 때를 제외하고는 단추를 풀지 말자. 단추가 많아 모두 풀어버리면 단정하지 못해 보인다.

 

회색이나 갈색 계열 더블 슈트가 중후한 느낌을 준다면, 에그시가 입었던 감색 줄무늬 슈트는 젊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재킷은 활용도가 높아 면바지나 청바지와 함께 연출해도 어색하지 않다. 이때 셔츠 대신 브이넥 티셔츠나 라운드 티와 함께 매치하는 것이 포인트다.

 

패션 공식에 맞춰 더블 슈트를 완벽하게 소화했다고 해서 모두가 '신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이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잘 차려입은 옷만큼 매너 있는 행동으로 진정한 젠틀맨이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