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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bes Korea

중국에서 우버를 밀어낸 청웨이의 디디추싱

올해 여름 단숨에 세계의 주목을 받은 청웨이의 디디추싱. 그 이유는 단 하나였다. 우버의 거침 없는 질주에 제동을 가한 유일무이한 사람, 기업이 됐기 때문. 중국 차량공유 서비스에서 우버를 밀어낸 디디추싱의 비결은 무엇일까. 


◈ 중국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의 85% 점유 


이런 청웨이가 올해 여름 단숨에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우버의 거침 없는 질주에 제동을 가한 유일무이한 사람이 됐기 때문이다. 청웨이를 제압하려고 수십억 달러의 돈을 쏟아 부었던 우버도 마침내 패배를 인정했다. 


우버의 전략은 어느 정도 먹혔다. 중국 시장은 우버 서비스 이용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며 해외사업 중 가장 큰 시장이 됐다. 중국 운전사와 승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10억 달러 이상의 큰 돈을 아낌없이 퍼부은 덕분이다. 그러나 결과는 디디가 더 좋았다. 2014년 청웨이는 골드만삭스 아태사업부 전무이사 장 리우(Jean Liu)를 디디추싱 사장으로 특별 영입했다. 중국 최대 PC 제조업체 레노보 설립자 리우 우안지의 딸 장 리우는 디디가 기록적 규모의 자금을 모집하도록 지원했다. 


2016년 6월 우버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서 투자금 35억 달러를 받았다고 발표하자마자 디디는 주식·채권으로 73억 달러의 투자금을 받았다고 맞받아쳤다. 놀랍게도 애플조차 10억 달러를 디디에 투자했다. 디디 투자자 명단에는 중국의 거대 인터넷기업 알리바바와 텐센트도 있다. 이들 회사는 압도적인 회원 수를 가진 알리페이(Alipay) 전자지갑이나 위챗 소셜미디어 앱에서 디디의 차량호출 서비스를 홍보한다. 텐센트는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버의 위챗 계정을 아예 닫아버렸다. 그래서 우버는 8억 명이 넘는 위챗 회원에게 마케팅 메시지를 보낼 수 없게 됐다.


결국 우버는 6월 처음으로 휴전을 요청했다. 이후 계약은 빠르게 진행됐다고 청웨이는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으며, 디디의 상품이 더 훌륭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디디에는 앱을 설계하고 개선하는 엔지니어가 3000명 있다. 차량 공급·수요를 예측하는 다양한 기술도 개발했다”고 그는 말했다. “진검 승부였다.”


다른 사람의 제안을 겸손하게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는 청웨이가 리더인 덕분에 디디는 많은 인재와 투자자를 영입할 수 있었다. 청웨이는 자신의 사무실 벽에 중국 서예로 ‘겸허한 마음’이란 뜻의 ‘허심(虛心)’을 걸어 놓았다. “디디를 설립한 후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자만해선 안 된다는 점”이라고 그는 말했다. “겸허하게 다른 이의 아이디어를 경청해야 성공할 수 있다.”



◈ 중국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의 85% 점유 

2012년 디디앱이 출시됐지만, 나오자마자 히트를 친 건 아니었다. 당시에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아직 낮았고, 중국 택시기사들은 디디앱을 쓸 필요도 없이 바빴다. 각고의 노력 끝에 청은 베이징 외곽에 위치한 영세 택시업체에게 앱을 한 번 이용해 보라고 설득했다. 디디 플랫폼을 실제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그는 ‘전문 택시 호출사’를 고용했다. 하루 종일 앱으로 택시를 불러 베이징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는 사람이다.


디디앱 서비스는 11월 눈폭풍으로 이용이 폭주하면서 주류시장에 진입했다. 이 때 하루 이용횟수가 처음으로 1000회를 넘어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청은 GSR 벤처스로부터 투자금 300만 달러를 받았다.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받은 외부 투자금이었다. 이는 텐센트의 관심을 끌었다. 2013년 초 청과 왕은 당시 텐센트 투자 총괄이었던 리처드 펭(Richard Peng)의 만나자는 요청에 응했다.


펭이 제안한 투자조건이 꽤 좋았다. 당시 텐센트는 디디의 기업가치를 6000만 달러로 평가했다. 다른 투자자보다 50% 높은 금액이었다. 이후 텐센트의 억만장자 창업자 마화텅과도 회의를 가지며 오랜 시간 논의를 이어간 끝에 청은 투자를 받아들였다. 2014년 텐센트가 1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후 텐센트는 디디에 총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군자금을 든든히 채운 디디는 대부분의 적을 밀어버리는데 성공했다. 다 밀어낸 끝에 국내에서 남은 경쟁업체는 딱 하나였다. 알리바바의 투자를 받은 콰이디(Kuaidi)였다. 우버가 한창 중국시장을 눈 여겨 보던 2014년 말, 두 회사는 합병을 결정했다. 서로의 화력을 합해 외국에서 들어올 공동의 적 우버와 싸우기 위함이었다. 덱스터 루(루찬웨이·吕传伟)가 콰이디 CEO가 합병 후 바로 회사를 떠나면서 청웨이는 디디-콰이디 합병기업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우버와의 싸움은 엄청난 자금이 필요한 출혈경쟁이었다. 보조금 전쟁이 한창이던 때 디디는 하루에 4000만 위안(580만 달러)의 돈을 쓴 적도 있다. 구글의 휴전 요청이 없었다면 적어도 수 년은 더 보조금 정책으로 피를 흘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왕은 말했다.


지난 1년간 디디가 손해를 본 금액은 우버보다 결코 적지 않다고 상하이에 본사를 둔 86리서치의 왕시아오옌(Wang Xiaoyan)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이제는 승객 요금을 인상한 만큼 내년 초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고 애널리스트는 예상했다. 청은 디디의 재무정보 공개를 거절했지만, 지금 당장의 목표는 수익성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어낼리시스 인터내셔널은 2016년 디디 매출 액을 30억 달러로 추산했다.


당분간 디디는 중국기업의 성격을 유지할 계획이다. 아직까지는 외국인 이사도 없다. 그러나 청은 해외 차량 공유 기업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앞으로 해외기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를 늘릴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디디는 우버의 중소 경쟁업체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중이다. 리프트 외에도 인도 올라(Ola), 동남아시아 그랩택시(GrabTaxi)에 투자했다. 덕분에 1억1000만 명에 달하는 해외 중국 여행객은 디디앱을 통해 현지에서 차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11월 초에는 글로벌 렌터카 서비스 에비스(Avis)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또한 해외로 나간 중국 여행객을 위해서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버와 2차전을 벌일 것”이라고 왕은 말했다. “현재 우버가 우리 주식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


청은 좀더 부드러운 어조를 택했다. “우버와 우리는 좋은 파트너”라고 말한 그는 “계속해서 경쟁을 하겠지만, 중국에서만큼 심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기사를 위한 수차례 인터뷰 요청에도 우버는 답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