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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bes Korea

샤오미 스마트폰 오프라인까지 공략

샤오미 스마트폰은 3년전 온라인 마케팅에서 성공하며 중국시장을 장악했다. 빛을 잃어가던 샤오미는 2017년부터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다시 상승세를 노리고 있다. 중국 다음으로 오프라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바로 인도. 샤오미 인도 지사 대표이자 글로벌 부사장인 마누 쿠마르 자인은 인도 스마트폰 브랜드 1위를 목표로 매진중이다.

 

샤오미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샤오미는 올해 9월 48시간 만에 휴대전화 100만 대를 판매하며 빛의 축제 디왈리가 시작되기 전 시즌을 힘차게 출발했다. 3년 전 중국 시장을 뜨겁게 달구며 화려하게 출발한 온라인 마케팅 전략이 아직도 힘을 발휘함을 보여준 결과였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샤오미의 광채가 많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 샤오미는 2017년부터 오프라인 매장 활용을 새로운 전략으로 삼아 다시 ‘대세’ 흐름을 타려 하고 있다. 오프라인 전략의 선봉에 선 시장은 샤오미가 중국 다음으로 많은 매출을 내고 있는 인도다.

2017년 상반기 샤오미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한 한국 삼성전자의 뒤를 이은 2위 군에서 첫 주자로 부상했다. 

글로벌 시장 차원에서도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 다음으로 크지만, 중국 스마트폰 보유자가 7억1000만 명인 반면 인도는 3억 명밖에 되지 않는다. 샤오미가 1순위로 삼은 시장은 아직 중국이지만, 중국 시장은 포화 상태를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 어느 때보다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중국 브랜드들은 인도로 눈을 돌려 인도 소비자를 향해 줄기찬 구애를 펼치고 있다. 중국 브랜드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2017년 상반기 인도 시장에서 총 54%의 점유율을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고급 사양과 품질을 갖춘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선보였다”고 샤오미 인도 지사 대표이자 글로벌 부사장인 마누 쿠마르 자인(Manu Kumar Jain·36)은 말했다. “비슷한 사양을 갖춘 다른 브랜드 제품은 샤오미 가격보다 2배 높다.”

2014년 인도에 진출한 샤오미는 2017년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넘게 상승해 2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한다. (마진율은 지극히 낮지만 인도 지사는 2015년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면 글로벌 전체 매출은 160억 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따라잡을 여력은 충분히 있다. 스마트폰 도매 매출 기준 190억 달러에 달하는 인도 시장은 2020년까지 3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가 제한된 폐쇄회사 샤오미의 중국 매출은 이보다 3배 많지만, 샤오미가 바라던 IPO(기업공개) 기회를 얻으려면 인도 매출이 아주 중요하다.


샤오미 하이브리드


온라인 전략만큼 오프라인 전략도 뛰어날까?

샤오미의 온라인 전략이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건 분명하다. 온라인 판매는 인도에서도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그러나 자인은 물리적 매장, 즉 샤오미 ‘우선’ 매장(경쟁 브랜드보다 샤오미를 우선적으로 판매하는 매장)과 ‘미홈즈(제품 체험 및 영업점)’ 등 오프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장하는 중이다. “샤오미는 브랜드로 화제몰이를 하는 데 성공했다”고 글로벌 시장 자문기업 IDC 인도의 선임 애널리스트 나브켄다르 싱(Navkendar Singh)은 말했다. “샤오미는 고객 참여 쪽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신제품을 선보이는 기간이 짧아서 포트폴리오가 고루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2010년 샤오미는 100~300달러짜리 저가폰으로 중국 시장에 일대 돌풍을 일으켰다. 판매비용을 절감하고 고객을 직접 공략하기 위해 샤오미가 선택한 방식은 온라인 영업이었다. 이후 수 년간 매출은 2배로 늘어났고, 샤오미 창업자 레이준은 2014년 포브스 아시아 ‘올해의 기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 화웨이와 오포 등 경쟁업체가 등장하며 출고량은 36% 급감했다. 레이준의 순재산 추정액 또한 최고 수준이었던 2015년 134억 달러에서 절반이나 떨어졌다.

이 상황에서 샤오미가 돌파구로 선택한 것이 오프라인 전략이다. 샤오미는 인도에서도 중국과 비슷한 온라인 영업에 주력했지만, 시장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서 인도 매출의 70%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2년간 샤오미는 600개 서비스 센터를 개설하고 650개 소매유통업체와 제휴관계를 체결한 동시에 7개의 미홈(Mi Home) 센터를 열었다. 최근에는 키쇼어 비야니(Kishore Biyani)가 소유한 퓨처 리테일을 통해 축제 시즌 동안 빅 바자(Big Bazaar) 매장에서 샤오미 최고 인기 모델 2개를 판매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200개 매장을 연 샤오미는 2020년까지 오프라인 매장 수를 800개 정도 추가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강화 노력은 벌써 가시적 성과를 낳고 있다. 2017년 중국 오프라인 매출은 대폭 증가했고, 2분기에는 중국 출고량 기준으로 ‘그 대단한’ 애플을 제치고 시장 4위를 차지했다. 2분기에 샤오미는 세계시장에서도 59% 상승률을 기록하며 5위로 올라섰다. 다른 1~5위 업체보다 훨씬 빠른 성장세다.

상승세를 이끄는 건 인도 시장이다. “샤오미는 인도에서 스마트폰 브랜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자인은 말했다. 그는 인도 델리 공과대학에서 엔지니어링 학위를 받고 콜카타 명문 인도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에는 매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2012년 친구들과 함께 델리에서 자봉닷컴(Jabong.com)이라는 패션 쇼핑몰을 공동 창업했고, 2014년 초 스타트업이었던 회사 경영직에서 물러났다. (2016년 자봉은 플립카트(Flipkart)에 매각됐다. 자인이 매도한 보유지분의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방갈로르에서 지인을 통해 샤오미 공동창업자 빈 린(Bin Lin)을 만난 자인은 얼마 안 있어 샤오미에 합류했다. 그는 꽤 오랜 기간 샤오미 인도 지사의 유일한 직원이었다. “사무실 문을 열고, 차나 커피를 대접하고, 수십억 루피 규모의 계약을 논의하는 일이 다 내 몫이었다”고 자인은 당시를 회상했다. 현재 인도 지사의 직원은 300명이 넘는다.


샤오미 미밴드


2016년 샤오미는 삼성의 독주 속에서 다수의 인도업체가 엎치락뒤치락 뒤를 따라가는 인도 스마트폰 순위에서 5위까지 올라갔다. 인도 정부가 경제활동 공식화를 위해 ‘현금 없는 경제’에 박차를 가하고 디지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올해 온라인 매출은 더 좋아졌다. 150~200달러로 가격이 책정된 샤오미 레드미 노트4 시리즈 또한 매출 신장에 기여하고 있다. 풀메탈 바디에 지문 인식 센서, 1300만 화소 카메라가 장착된 레드미 노트4는 당해 년도 상반기 최고 인기 모델이 되어 500만 대 가까이 판매됐다.(샤오미 제공 자료)


샤오미 제품은 100달러에서 200달러짜리 스마트폰으로 업그레이드 하려는 ‘영 어덜트’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한때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마이크로맥스(Micromax)를 비롯한 인도 업체들이 기반을 다진 시장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시장이다. “마이크로맥스와 기타 인도 공급업체는 100달러 미만 카테고리를 장악하고 있다”고 IDC의 싱은 말했다. “그러나 중국 브랜드들이 100~250달러 카테고리에서 더 좋은 디자인과 스펙으로 물량 공세를 펼치다 보니 100달러 미만 시장은 매력을 잃었다.”

한 단계 높은 카테고리에서는 오포와 함께 비슷한 소비자층을 노리는 중국 브랜드 비보(Vivo)가 엄청난 마케팅 공습을 퍼붓는 중이다. 거리 간판은 말할 것도 없고, 동네 구멍가게만 가도 이들의 광고를 볼 수 있다. 이들은 인도의 ‘국민 스포츠’ 크리켓 주요 대회를 후원하며 인도 소비자를 향한 구애를 펼치는 한편, 딜러에게는 후한 가격인상을 제시하며 유혹에 나섰다.

중국 브랜드 공세가 거세지자 샤오미는 소셜미디어와 미(Mi) 팬클럽을 활용한 입소문 퍼트리기에 나섰다. 온라인 미커뮤니티(Mi Community)에는 200만 명 이상의 인도 사용자가 가입해 있다. 클럽은 샤오미 팬들이 모여 휴대전화부터 스크린, 배터리 용량에 이르기까지 각종 사안을 이야기하는 토론의 장이다. 미커뮤니티에서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으로 48시간 내내 영화를 재생하거나 20시간 연속 비디오게임을 하는 등 극한의 사용 환경에서 스마트폰이 어느 정도 버티는지 알아보는 베타 테스트를 시행한다.

샤오미는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 ‘MIUI’와 함께 인터넷 플랫폼 미닷컴(Mi.com)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MI는 ‘모바일 인터넷(Mobile Internet)’ 앞 자를 딴 약자다. 중국어로 ‘좁쌀’이란 뜻을 가진 샤오미는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유비쿼터스’를 의미한다.)

“흐름은 이미 조성됐다. 그러나 (샤오미의) 사업모델 때문에 수익성은 제한적”이라고 뭄바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닐 샤(Neil Shah)는 말했다. “결국 물량 게임이기 때문에 중국이나 인도 시장을 벗어난 성장으로 글로벌 차원의 규모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

이는 샤오미와 경쟁하는 다른 중국 브랜드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이들 또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에 진출해 점유율 확보 경쟁에 나섰다”고 IDC 클라이언트 장치부서의 리서치 매니저 샤오한 테이(Xiaohan Tay)는 말했다. “가격에 민감한 시장이다. 중국 공급업체는 신흥 시장에서 중저가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 1위를 기대한다고 말하긴 하지만, “시장 1위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라고 자인은 주장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인풋’에 집중한다는 원칙이다. 다시 말해 맞는 제품, 맞는 혁신, 맞는 서비스, 맞는 사업모델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과 순위는 그 결과 나오는 ‘아웃풋’, 우리의 노력에 따라 자동적으로 결정되는 결과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