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잠은 안 오고 아침엔 일어나기 힘든 불규칙한 생활 패턴! 어떻게 하면 수면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을까? 잠에 대한 오해와 진실, 숙면의 팁에 대해서 알아본다.
1. 늦게 잤으니 늦잠으로 수면을 양을 확보한다?
열대야와 방학으로 늦게까지 자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늦게 일어나 햇빛을 보면 생체 시계가 밀리면서 그 다음날도 또 늦게 잠을 자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아침에 일어나서 첫해를 본 후 15시간이 지나야 잠자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뇌에서 분비되어 잠이 오기 때문이다.
즉 일찍 일어나야 일찍 잘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기상 시간이 오전 10시라면 새벽 1시가 지나서 멜라토닌이 분비되므로 일찍 자려고 해도 1시 이전에는 잠이 잘 들지 않는다. 늦게 잤어도 아침에 평소와 동일한 시간에 일어나 햇빛에 노출되는 것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
2.몸을 피곤하게 하면 잠이 온다?
잠을 못 자는 사람들은 야간에 격한 운동으로 몸을 피곤하게 만든 다음 골아 떨어져 자기를 원한다. 잘못된 선택이다. 잠을 자기 위한 규칙 중 하나는 몸의 온도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야간에 운동을 하게 되면 몸의 온도는 반대로 올라가게 된다. 오히려 수면을 방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운동을 하려면 최소한 잠 자리 들기 5~6시간 전에 마쳐야 한다. 특히 하지불안증후군 등 수면장애가 있다면 야간에는 절대 운동을 하면 안 된다. 운동 중에는 걷는 운동이 가장 좋다. 언제든지 손쉽게 할 수 있으며 햇빛과 친해 지면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단 침대에 누워라?
잠을 잘 못 자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낮부터 잠에 대해 고민한다. 낮에는 몸을 피곤하게 하려고 하고, 밤에는 시계를 보고 잠이 오지도 않는데 잠자리를 펴고 누워 자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잠이 오지 않으면 양을 세고, 음악을 듣는다. 그러나 잠은 자려고 애 쓰면 달아나는 성질이 있다.
잠을 자려는 모든 행동은 각성 호르몬인 코티졸을 자극해 오히려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대변이 나오지 않는다고 변기에 계속 앉아 있으면 오히려 변비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수면은 자연스러운 대사활동이다. 시계를 치우고 밤을 맞이하자. 졸릴 때 자면 된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침대에 계속 누워있는 것도 도움이 안 된다. 침대에 눕고 20분이 지나면 뇌는 그 공간을 ‘자는 곳’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즉 잠자는 곳인지 놀이터인지 착각을 줄 수 있다. 잠이 오지 않으면 절대로 침대에 누워서 뒹굴지 말고 과감히 방을 나와 거실 소파나 의자에 앉아 책을 보거나 차분한 영화를 보다가 졸음이 올 때 침실로 가서 수면을 시도 해야 한다. 잠은 버티면 버틸수록 달아난다
4.열대야 때 시원한 물로 샤워하면 잠이 온다?
열대야로 인해 입면과 숙면이 힘들면 냉수 샤워의 유혹을 느끼게 된다. 찬 물에 샤워를 하면 일시적으로 몸의 온도가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몸에서는 반대로 열을 생성해 몸 온도가 오히려 올라가게 된다. 몸 온도가 올라가면 입면과 숙면을 방해한다.
5.내게 맞는 수면의 자세가 있다?
본인에게 맞는 수면 자세는 없다. 수면 자세는 사람이 임의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거꾸로, 수면 자세는 그 사람의 수면의 질을 파악하는 잣대가 된다. 본인의 상태에 따라 수면 자세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가장 이상적인 자세는 하늘을 보고 똑바로 누워 자는 자세이다.
하지만 수면 중 호흡이 불편하거나 뭔가 힘들면 이렇게 자는 것이 불편하다. 수면호흡장애가 있는 경우 절반가량이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을 선호한다. 옆으로 자는 사람 중에 하지불안증후군이 있는 경우도 무척 많다. 엎드려 자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수면호흡장애가 있을 확률이 더 높다.
이들은 똑바로 누워 자면 중력에 의해 혀가 뒤로 밀린다. 안 그래도 안 좋은 호흡이 더 불편해지면서 결국 똑바로 눕지 못하고 엎드려 자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증이 심한 사람들 가운데에는 혀가 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소파나 의자에 앉아 자는 경우도 있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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