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약 50km 떨어진 워킹에 있는 소규모 자동차 업체, 맥라렌. 맥라렌의 원조 로드카(F1)는 역사상 최고의 자동차 중 하나로 꼽힌다. 그리고 또 하나의 명작이 탄생했으니, 바로 맥라렌 650S 스파이더다.

 

맥라렌 650S 스파이더

 

맥라렌 650S는 기본적으로 탁월한 자동차다. 컨버터블(지붕이 열리는 오픈카) 형식을 보면 요즘 시판되는 모델 중 가장 아름다운 차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대표적인 라이벌 모델인 페라리 488과 람보르기니 우라칸도 뒤지지 않는다. 이들도 맥라렌과 똑같이 중앙부에 엔진을 배치한 슈퍼카지만, 인테리어로 잔뜩 치장한다.

 

맥라렌은 누가 뭐라든 레이스 카를 만드는 회사다. 그런 특성이 은근히 드러난다. 내부엔 특색 없는 운전대 뒤에 패들과 주행 모드 용의 버튼 몇 개가 달려 있는 것이 전부다. 과시하거나 장식적 요소가 전혀 없다. 형태가 곧 기능이다. 뻔한 이유로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싶다면 이것은 거기에 어울리는 슈퍼카가 아니다.

 

화려함을 이기는 맥라렌의 우아함

 

그렇다고 주목 받지 못하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스포츠카 배기음(sports exhaust)’이 자랑거리다. 조화로운 배기음은 높은 RPM(분당 엔진 회전수)에서 하늘을 찌를 뿐 아니라 낮은 속도에서는 팝콘 튀기는 듯한 소리를 낸다. 기본적으로 더 바랄 게 없이 좋다.

 

그러나 인테리어는 소리만큼 웅장하지 않다. 물론 무광 알루미늄과 가죽이 있지만 650S 모델은 이색적인 동급 모델들에 비해 오히려 검소한 편이다. 운전대에 음악 조절장치도 없다. 예컨대 차체는 슈퍼카의 기준에 견줘 절제된 느낌을 준다. 급격한 각도, 원구형의 후미등 또는 삐죽 튀어나온 가장자리를 더해 스타일을 강조하기보다는 부드럽고 우아한 곡선이 흐르듯 전체를 감싼다.

 

맥라렌 650S

 

650S는 3.8ℓ 트윈터보(터보차저를 2개 장착한 장치) 8기통 엔진을 품고 있다. 이름이 의미하듯 650 미터마력(PS, 프랑스 마력)의 힘(641마력)과 500파운드의 토크(차축을 돌리는 힘의 크기)를 생산한다. 별도 비용 없이 운전자의 얼굴을 리모델링해준다. 8500 RPM에서 적색 경계선(redlines, 최대 회전수)을 이룬다.

 

맥라렌의 철학, 야수 같은 속도와 단순함

 

650S는 말도 안 되게 빠르다. 3초도 안 돼 100㎞에 도달한다. 대다수 차가 100㎞에 이르기 전에 시속 200㎞에 도달한다(최고 속도는 시속 333㎞다). 제동은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가 담당한다. 목뼈가 부러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흔히 기대하듯 코너링도 완벽하다. 바닥에 찰싹 달라붙어 전혀 차선을 벗어나지 않는다. 마치 물리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듯 기울어진 노면의 모퉁이에서도 변함없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중립을 지키며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 운전자에게 엄청난 자신감을 불러일으킨다.

 

맥라렌 650S

 

보조장치를 모두 가동하면 바보라도 생명에 지장이 없다(모퉁이에서 아주 약간 밀리면서 안전하게 돌아 나간다). 스포츠 모드에서도 좀더 느슨하지만 운전자를 잡아준다. 그러나 ‘트랙’ 모드로 한 단계 더 올라가면 섣부른 모험을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차를 옆으로 미끄러지며 세울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차는 도로에선 그런 스턴트에 응하지 않는다.

 

거들먹거리기를 원치 않는 이들을 위한 슈퍼카

 

그런 DNA에도 불구하고 운전하기는 어렵지 않다. 650S의 8기통 엔진은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맡겨만 주면 변속작업을 모두 알아서 한다. 하지만 수동의 근본을 결코 숨기려 하지 않는다. 완전 자동 모드에서도 페달 3개의 전통적인 구성으로 직접 조작할 때와 똑같이 균형을 잡는 노력이 전자장치에서 느껴진다. 스로틀(공기와 연료 가스 조절 밸브)을 마침맞게 조정해 부드러운 출발이 가능해질 때까지 차가 다소 망설이는 듯하다.

 

맥라렌은 불안정하거나 위험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단박에 세 자리 수 속도에 이르고, 탄소 세라믹 브레이크로 목뼈를 쥐어 흔들고, 만화 같은 수준의 접지력으로 납작 엎드려 달리다가, 2초 만에 굼벵이 속도로 돌아간 뒤 불평이나 덜컹거림 한번 없이 태연하게 서서히 진행하는 교통흐름 속으로 합류한다.

 

이 자동차 또는 그와 비슷한 차를 갖고 있다면 서킷에서 타보기를. 평생 차고에 처박아 두거나 하이웨이에서 정속 주행만 하기에는 아까운 차다. 슈퍼카를 끌고 싶지만 거들먹거리기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다면, 맥라린 650S 스파이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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