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말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주인에게 학대 당하던 저먼 셰퍼드 노아가 구출됐다. 노아는 오른쪽 앞발 끝에 발바닥과 털이 없어 뼈가 드러나고 조직이 감염된 상태였다. 어깨 부분을 절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은 노아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노아가 후송된 VERGI 동물 응급병원의 드워스트 박사는 노아의 어깨 부분을 절단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절단은 심하게 부상한 개의 표준 치료법이다. 그때 한 동료가 애완동물 인공 다리와 보장구(PALS)라는 회사를 설립한 빌 비클리에게 연락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비클리는 10년 넘게 사람의 의족과 의수를 연구하다가 3년 전 동물 보철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콜로라도주에서 오소페츠를 설립한 마틴과 에이미 카우프만 부부, 캐나다 노바스코샤주에서 K-9 오소틱스 앤 프로스테틱스를 설립한 제프 콜린스, 버지니아주에서 애니멀 오소케어를 설립한 데릭 캄파냐가 동물 보철의 선구자였다.


이 분야에서 가장 잘 알려진 회사는 오소페츠다. 2002년 카우프만 부부의 사촌이 사랑하던 애완견 슈나우저가 뇌졸중에 걸려 잘 걷지 못하자 그들은 차고에서 다리 지지대를 만들기 시작했고 2007년부터는 이를 전업으로 삼은 것이다. 현재 직원이 21명이며 한 달에 치료하는 동물환자가 200마리다.


동물 의족


▒ 탄소섬유로 더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하지만 비클리 대표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동물 보철은 무겁고 투박해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한 그는 탄소섬유를 사용해보기로 했다. 강하고 유연하며 다리를 절단한 달리기 선수들의 블레이드에 사용하는 소재다.


그가 연락한 대부분의 업체는 거절했지만, 탄소섬유를 사용해 올림픽용 봅슬레이와 군용 비행기, 고급 스포츠카를 제작하는 '드보테크' 회사의 대표 한스 드보는 "난 개 세 마리를 기르는데 동물을 좋아한다"며 비용 걱정은 나중에 하고 한번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렇게 그들은 여러 차례의 실험 끝에 몸집에 기초한 탄성률을 계산해 개의 다리 역할을 하는 탄소 섬유 블레이드를 만들었다. 뒷다리의 경우 윗부분은 덜 유연하고 끝부분은 좀 더 유연하게 처리했다. 그 다음 부드러운 착지를 위해 다리 끝에 실리콘젤을 주입한 컵 패드를 부착했다.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개가 뛰어다닐 수 있을 정도다.


비클리 대표는 2년 만에 지역 사회에서 알려졌다. 그는 개의 보철이 전문이지만 동물원의 플라밍고의 무릎 보장구와 양의 보철 다리를 만들기도 했다. 개 의족 제작에 약 1500달러, 연간 유지비로 100달러가 드는데, 개가 의족을 연결하는 끈을 자주 물어뜯기 때문이다.


▒ 동물 보철이 도입되고 있는 수의학 과정

동물 보철


이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라 정식 교육이나 면허 프로그램이 없다. 애완동물의 보장구와 보철의 효과에 관한 연구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대다수 수의사는 동물의 다리를 절단한 뒤 나머지 세 다리로 어느 정도 활동할 수 있기를 기대할 뿐이다. 개가 세 다리로 걸어다니다 보면 관절염에 잘 걸려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고 한다.


현지의 동물구조단체는 노아의 새로운 다리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고 보철에 관한 인식을 제고하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벌였고, 드워스트 박사는


드워스트 박사가 수의학을 배우던 5년 전에는 보철에 대해 거의 들어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인식이 크게 개선됐다. 일부 수의학교는 교육과정에 동물 보철을 도입해 개와 고양이만이 아니라 가축의 보장구와 보철에 대한 강의를 듣고 실습도 한다. 오소페츠의 카우프만 부부는 동물 보장구와 보철에 관한 교과서도 집필하여 내년부터 사용될 예정이다.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개가 세 다리로 어렵게 걷다가 의족이나 보장구로 자연스럽게 뛰놀 수 있게 된다면 그 개 자신도, 그것을 바라보는 애완견의 주인도 한층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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