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코노미스트

어린이 영화가 더 폭력적이라고?

어린이 영화의 대표적인 이미지는 디즈니 만화영화다. 왕자나 공주가 나와 춤추고 노래하고 주인공은 해피엔딩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해피 엔딩의 과정을 떠올려보면 어린이 영화에는 의외로 죽음과 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넘친다.


사람들은 어린이 영화가 덜 폭력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노래하는 인어, 아기 사슴, 말하는 나무 인형에 찻주전자와 찻잔은 춤을 춘다. 동화책에나 나올법한 아기자기한 캐릭터는 슬픔이나 고통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동화에 살인, 죽음 이야기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유쾌함에 숨어있는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


어린이 영화


2003년 개봉해 우수한 흥행 성적을 거둔 아동용 영화 '니모를 찾아서'는 화려한 영상과 위트있는 캐릭터에 묻혀 무심코 넘어가기 쉽지만 천천히 따져보면 잔인하고 섬뜩한 장면을 담고있다. 등장한지 얼마되지 않아 죽은 엄마와 수많은 자식들. 친구의 뼈를 바르는 놀이를 즐긴다는 상어. 죽은 물고기를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리는 꼬마. 


캐나다 오타와대학의 정신건강 역학자 이언 콜먼은, “자녀와 함께 <니모를 찾아서>를 볼 때, 영화의 첫 5분은 빼놓고 보는 것이 좋다. 소름 끼치는 죽음 묘사가 있다.”라는 동료의 말에 호기심을 느껴 어린이 영화와 성인 영화의 폭력성을 비교해 보기로 했다.



 어린이 영화는 공포, 스릴러 영화보다 죽는 캐릭터가 많다?



공포영화



콜먼은 몇몇 연구원과 함께 역대 어린이 영화 중 최고 흥행작 45편을 최고 흥행 성인 영화들과 비교했다. 기준은 살인과 폭력 장면의 비율이다. 액션 영화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마케팅 하거나 실제로 어린이가 보는 비율이 높기때문에 비교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대신, 공포영화인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 <왓 라이즈 비니스>와 스릴러 <펄프 픽션> <디파티드> <블랙스완> 등을 포함시켰다.


비교 결과 어린이 영화는 성인 영화에 비해 주요 캐릭터가 죽는 경우가 2.5배 많고 살인당할 확률은 2.8배 더 높았다. 게다가 자녀를 둔 부모가 등장할 경우 성인 영화에 비해 5배 높은 확률로 사망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어린이 영화라도 부모 동반 관람이 필요하다


어린이 영화


디즈니 르네상스라 칭해지는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 킹> 만 살펴봐도 인어공주와 미녀와 야수 알라딘에는 부모 중 한명 이상이 없고, 라이온 킹은 영화 초반에 잔인한 방식으로 죽음을 맞는다. 악과 선의 대립표현도 노골적이라 폭력적인 표현이 이어진다. 


근래 흥행에 성공한 <겨울왕국>도 아동학대 표현이 옅보이며 부모는 양쪽 다 초반에 사망하는 데다 친구를 구하기 위해 반쯤 녹아내리는 마스코트 캐릭터도 나온다. 한국 동화를 각색해 만든 <마당을 나온 암탉>의 경우도 애들 영화라고 하지만 암울하고 충격적인 내용 전개에 어른이 보기에도 힘든 부분이 나온다.


어린이 영화는 어린이가 주인공으로 나오기 때문에 부모의 실종, 사망으로 인한 부재. 갈등 대상(악당)의 죽음 등 폭력적인 전개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어린이 영화의 내용이 안전하다 생각하지 말고, 어린이가 영화를 볼 때는 부모가 함께 보면서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