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성큼 다가왔다. 대내외적으로 경제가 불안정한 이유에서 부동산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재건축 시장규제·청약조건·전매규제 강화 등을 담은 11·3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투자 수요 감소가 한풀 꺾이면서 주택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시장규제를 피한 수익형 부동산은 유망 투자상품으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오피스텔 견본주택을 찾은 투자자들이 회사 관계자들과 상담하고 있다.
1%대 초저금리 여파로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투자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신도시 지역 부동산상품의 미래가치가 높아 투자금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익형부동산도 지역별 입지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역세권에서 떨어진 곳은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공산이 크다. 투자 시점과 지역·입지·상품 등을 철저히 선별해야 한다.
올해는 금리인상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금리에 민감한 수익형부동산은 그동안 역대 최저 수준 금리(1.25%)의 덕을 봤다. 투자금은 수익형 투자 월세상품인 상가·오피스텔·소형 주택 등으로 몰렸다. 매달 월급처럼 받는 수익으로 ‘지금은 월세시대’라는 말이 대세가 됐다.
지난해 말 재닛 옐런 미국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올해 금리가 세 차례 인상(0.5~0.75%)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는 1.25~1.50%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년에도 세 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2.0%~2.25%로 상승할 수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국내 금리가 미국발(發) 금리인상의 여파로 3%대 이상으로 오른다면 수익형부동산의 매력은 반감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갈 곳 없는 시중 부동자금(1월 말 기준 약 1000조원)의 수요가 사그라지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역세권에서 멀어진 상품 주의해야
투자 대상 지역은 분양가 대비 수익률이 낮은 강남을 벗어나 강북·수도권 등으로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주목받았던 수도권 상가로는 동탄2신도시를 비롯해 다산신도시·고덕신도시 등이 있다. 이들 지역 등에는 교통 호재와 함께 새롭게 상권이 형성되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투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의 경우 11·3 대책 여파에도 불구하고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쾌적한 주거환경과 함께 생활편의시설 등이 늘어나면서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부산 해운대의 경우 외국인을 비롯한 관광 수요의 급증으로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나주 혁신도시는 한국전력·한국농어촌공사 등 16개 공공기관이 들어서면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제주의 경우 지난해 지가 상승률 8.33%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2.70% 상승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오른 셈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주택과 상업시설 토지 가격 모두 급상승세를 보인 만큼 제주 부동산시장이 올해도 ‘독주’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독주’에는 제2공항 건설 호재와 함께 꾸준한 인구 증가의 영향이 컸다. 여기에 중국 자본이 부동산 가격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의 영향, 부동산 가격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 증가, 제주도의 토지 거래 관리 등으로 인해 일부 호재 지역 위주로 상승세를 이어가더라도 오름폭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도시 상가의 경우 초기선점 투자로 분양가가 적정선인지, 시세차익과 임대수익을 모두 잡을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임차수요 공실 문제와 적정 수익(5~6%)이 가능하고 준공 후 매도 여부까지도 꼭 살펴봐야 한다. 수익형 투자상품의 경우 역세권에서 멀어지면 임차인으로서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상가는 실투자금이 기본적으로 3억~10억원 이상으로 높은 만큼 신도시에서는 KTX 등의 역세권을 선택하고 상업·업무시설 비율이 5% 이하인 곳을 골라야 한다. 상가 구성이 최신 트렌드에 뒤떨어진 것은 아닌지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투자자라면 공실(空室)에 따른 리스크를 생각하고 매입 시 수익률 5~6%선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대출액을 결정해야 한다.
신규분양 대형상가의 경우 핵심 상권에 공급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배후수요가 많고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는 경우가 많아 은행·프랜차이즈·유명 점포들의 입점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상권이 안정권에 접어들기까지는 3~5년 소요된다. 이후에도 교통·학교·관공서·기업 등 개발 호재가 추가된다면 전망은 더 밝아진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선택할 때는 단지의 가구 수가 중요하다. 세대수가 많은 단지 내 상가를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단지 규모 대비 상가 면적이 적은 것이 핵심이다. 대체로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인 경우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단지 내 상가의 입지 여건상 한정된 업종이 들어서는 특징이 있다. 단지 규모 대비 지나치게 점포 수가 많으면 업종 중복 또는 희소가치가 떨어진다. 때문에 상가 활성화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상가에는 생활 필수업종인 슈퍼·미용실·세탁소·중개부동산·제과점·치킨점 등이 입점한다. 하지만 인근에 대형마트가 있으면 영업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유사 시설이 있는지도 확인해봐야 한다. 또한 낙찰가율보다 주변 임대 수익률 파악을 우선으로 하고 일반적으로 상가의 낙찰가는 내정가(Reserved Price) 대비 120~130% 미만이면 무난하다.
투자 경험이 적다면 잘 알고 있는 지역 가운데 새롭게 길이 뚫리는 역세권이나 대학가 주변 소형 오피스텔 신규분양을 노려볼 만하다. 실투자금 1억~2억원대의 소액투자가 가능한 상품으로 지속적인 1~2인 가구의 증가로 인기가 이어진다. 부동산은 잘 알고 있는 지역일수록 투자 리스크가 적다.
소형 오피스텔 신규분양 노려보라
동탄2신도시 KTX·GTX 역세권에 분양 중인 라스플로레스는 몰세권(대형마트, 영화관 등을 모두 갖춘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면 인근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 상가다. 라스플로레스의 투시도.
전반적으로 수익률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역세권 내에서 풀퍼니시드(Full-furnished) 등을 채택한 상품을 잘 고른다면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실거주자나 투자자는 배후수요가 풍부해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업무시설이 다양하게 조성된 곳이나 역세권 입지를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다만 가격상승에 따른 환금성(換金性)은 떨어질 수 있다.
오피스텔은 기본적으로 업무용에 속하는데 만일 주거용으로 사용한다면 주택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오피스텔 외에 거주용 주택이 따로 있는 경우에는 ‘1가구 2주’ 이상 보유자에 해당되므로 양도세 중과(重課)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된다.
지식산업센터는 실투자금 1억~2억원선에 투자가 가능하다. 70%대의 담보대출이 가능해 저금리를 활용한 안정적인 수익형 상품군으로 분류된다. 대표적으로 서울의 성동구·송파구·금천구·구로구·영등포구·강서구가 있다. 경기 안양시 등이 관심지역이고, 2017년에는 광명KTX역 인근 지식산업센터가 주목된다.
분양형 호텔은 1억~2억원대의 투자상품이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 추세로 관광지뿐만 아니라 산업단지 인근, 대기업 밀집지역까지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과잉공급의 우려로 볼거리, 먹거리, 상설 이벤트 등 테마가 연결되는 상품이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호텔전문 경영회사’의 위탁운영 여부와 함께 수익률 보장기간, 객실 구분등기 등을 확인해야 한다. 지분등기는 가급적이면 피해야 한다.
부동산 건설 분야는 내수경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정부가 규제 완화대책을 연내(年內)에 내놓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가능하다. 분양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꽃망울을 터뜨리는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