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 화폐발행잔액 중 5만원권 비중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수 기준으로도 시중 유통지폐 3장 중 1장이 5만원권이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5만원권의 발행잔액은 80조3642억원으로 전체 화폐발행잔액 101조3685억원의 79.3%를 차지했다. 화폐발행잔액은 한국은행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에서 환수된 돈을 제외하고 시중에 남은 금액을 말한다. 2009년 6월 처음 나온 5만원권은 매년 평균 10조원 규모로 시중에 풀렸다. 5만원권은 전체 화폐발행잔액 비중뿐만 아니라 장수 기준으로도 가장 많았다. 5만원권은 전체 지폐 49억8100만장 가운데 16억700만장(32.3%)으로 1만원권(15억6300만장)을 추월했다.
5만원권은 가계나 기업의 수요가 늘면서 발행잔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부조금이나 용돈 등으로 5만원권이 자주 사용되고 상점에서 고가품을 살 때도 5만원권을 건네는 경우도 많아졌다. 5만원권은 가계나 기업의 비상금으로도 선호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3월 발표한 ‘2015년도 경제주체별 화폐 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계에서는 거래용으로 보유하는 현금의 경우 5만원권(46.9%)과 1만원권(45.1%)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특히 예비용 현금으로 5만원권(80.7%)이 압도적이었다. 기업에서도 보유 현금을 확대한다면 거래용이든 예비용이든 90% 이상을 5만원권으로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5만원권이 비리·은닉 등 불법 자금으로 사용되는 등 지하경제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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