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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bes Korea

두 젊은 셰프의 대체육 개발기!

식물성 대체육을 개발하는 디보션푸드(Devotion Foods)가 2021년 ‘포브스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로 선정됐어요. 셰프 출신인 박형수 CEO와 이용민 CTO가 개발한 대체육은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 함유량이 높으며 원하는 영양소를 더하고 뺄 수 있어 식품 대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어요.

 

디보션푸드의 이용민 CTO(왼쪽)와 박형수 CEO.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대체육 시장은 2017년 4조8600억원 규모에서 2025년 8조6800억원 규모로 두 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소고기 1㎏을 생산하려면 사료 7㎏, 물 10만 리터가 들고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13㎏이 배출된다.

 

디보션푸드는 기존 육류 소비로 인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에게 더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려는 두 젊은 셰프가 의기투합해 탄생했다. 디보션푸드의 식품공학, 조리과학, 영양학, 약학 전공 연구진은 1년 6개월간의 연구개발(R&D) 끝에 100% 천연 재료로 만든 식물성 대체육을 개발했다.

이용민 CTO는 “해외에서는 대체육이 하나의 식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면서 “두유가 처음 나왔을 때 우유를 못 먹는 사람들이 두유를 선택했듯이 대체육도 다양한 고기 제품군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29) CEO와 이용민(29) CTO는 기존에 개발된 대체육에 GMO(유전자변형 농수산물)와 식품 첨가물이 다량으로 포함된 것을 보고 문제의식을 가졌다.

 

대체육은 일반적으로 콩단백질에 글루텐을 더해 고기의 식감을 구현한 제품이 많은데, 글루텐은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오히려 대체육이 고기보다 칼로리가 높은 경우도 있어, 디보션푸드는 일반 소고기 대비 제품 칼로리를 절반 이하로 낮췄다.

 

습식 가열이 많은 한국의 음식 문화에 맞게 액체를 넣어 가열해도 제품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식물성 원료와 공법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또 글루텐과 GMO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콜레스테롤 0%인 지방도 자체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소고기 100g에는 콜레스테롤 80mg이 함유되어 있다.

디보션푸드는 아직 법인 설립 3년 차에 임직원이 6명뿐인 스타트업이지만 누적 투자금 51억여원을 유치하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 대체육 시장 진출을 도모하는 국내외 식품 대기업들이 디보션푸드의 제품력을 알아보고 공장을 세팅하기도 전에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B2B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도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박형수 CEO는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유통망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업해 시장을 개척해나갈 예정”이라며 “처음엔 B2C 시장만 생각하다가 B2B 시장의 니즈가 크다는 걸 알게 되어 소시지, 떡갈비, 만두, 핫바, 피자 토핑 등 다양한 B2B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디보션푸드는 충청북도 음성에 있는 공장에서 오는 7월부터 제품을 생산해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해외시장은 2년 안에 준비를 마치고 진출할 계획이다. 대체육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안전성에 대한 글로벌 스탠더드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대체육 시장의 리더 격인 ‘임파서블푸드’의 제품 안전성을 최종 승인했다.

박형수 CEO는 식물성 대체육이 향후 닭가슴살을 대체할 수 있는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의 꿈은 대체육 시장이 좀 더 대중화되면, 고객이 디보션푸드 앱에서 원하는 영양소들을 선택해 ‘맞춤형 제품’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더 좋은 식물성 대체육을 개발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는 두 사람은 시간이 날 때마다 돼지고기, 닭고기, 참치, 계란까지 대체할 수 있는지 실험하고 있다고. 이용민 CTO는 “제품 개발이 힘들 때도 많지만 성공했을 때의 희열이 커서 일하는 게 재미있다”면서 “노력해나가는 과정에서 배우는 게 많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미국 시카고에서 룸메이트로 만나 분자요리 기술을 공부하며 창업의 꿈을 키웠다. 태권 소년이었던 박형수 대표는 도 대표로 활약하다가 부상을 입고 미래를 고민하다 우연히 TV에서 영국의 유명 셰프인 제이미 올리버가 영국의 급식 문제를 개혁하는 모습을 접했다. 요리로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데 감명을 받고 요리사의 길을 걷게 된 그는 분자요리로 유명한 호주의 유명 셰프를 찾아가 무급으로 1년간 일하며 기술을 배웠다.

많은 대체육 제품 사이에서 소비자들이 디보션푸드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사람은 대체육 기술을 스마트폰에 비유했다. 박형수 CEO는 “같은 스마트폰이라도 삼성 갤럭시와 중국 브랜드 간에 기술력 차이가 있는 것처럼, 디보션푸드의 대체육 기술도 맛, 영양소, 식감 등 모든 면에서 타 브랜드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기자 kim.minsu2@joins.com

사진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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