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웹소설 업계는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요. 하지만 웹소설 작가들은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고 말해요. 구글 수수료 논란에 앞서 현재 웹소설을 서비스하고 있는 플랫폼들의 수수료가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이에요. 향후 웹소설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는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에요.

 

카카오페이지 이미지 [자료 카카오페이지]

 

최근 급성장한 웹소설 시장 지난해 기준 6000억원 규모 추정

웹소설은 말 그대로 웹상에서 연재되는 소설을 의미한다. 지난 2013년 네이버가 웹소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용어가 상용화·대중화되기 시작했다. 과거 1990년대 PC통신문학, 2000년대 유행한 인터넷소설 등이 그 전신이라고 할 수 있다.

웹소설 시장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 대중화와 함께 최근 몇 년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100억원 수준이던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기준 약 4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약 6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한 것으로 웹소설 업계는 추정한다.

웹소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1년에 수억원을 버는 작가들도 등장했다. 웹소설이 ‘돈이 된다’는 소문이 나자, 작가를 꿈꾸는 지망생도 크게 늘었다.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가 추산하는 웹소설 작가 지망생은 약 20만명에 달한다.

웹소설은 특별한 형식이 없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낮은 편에 속한다. 당장 관련 플랫폼에 글을 올리면 아마추어 작가가 될 수 있다.

물론 웹소설을 통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것은 또 다른 얘기다. 프로 작가로 데뷔하기 위해서는 매일 최소 5500자 정도를 꾸준히 써야만 한다. 하루라도 소설을 올리지 않으면 독자들의 관심을 유지하기 어렵다.

웹소설 업계 관계자는 “여러 플랫폼을 통해 하루에도 수천 편의 신규 웹소설이 올라오지만, 이 중 유료화에 성공하는 경우는 극소수”라며 “진입 장벽이 거의 없지만, 그만큼 경쟁률이 높아 유료화하기도 어려운 곳이다”고 설명했다.


“작가보다 플랫폼이 더 많이 가져가”


문제는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시장에서 살아남아도 과도한 플랫폼 수수료로 인해 작가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기존 게임에만 적용되던 인앱결제를 웹툰·웹소설·음악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인앱결제는 사용자가 모바일 앱을 이용하면서 유료 서비스를 결제할 때 앱 자체 시스템이 아닌 구글플레이 시스템을 통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앱 개발사들에 인앱결제 결제액의 15~30%를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웹소설산업협회를 비롯해 여러 협회는 콘텐트 산업 보호를 위해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막는 ‘구글 갑질 방지 금지법’의 조속한 통과를 국회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웹소설 작가들은 구글 수수료 논란에 앞서, 국내 웹소설 플랫폼들의 수수료가 너무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웹소설 플랫폼들의 평균 수수료 요율은 30% 정도다. 전체 매출의 30%를 플랫폼들이 가져가는 것이다. 문제는 보통 해당 플랫폼들과 콘텐트 프로바이더(CP)를 끼고 계약을 맺기에 작가들이 실제로 가져가는 수입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가령 웹소설 1편을 판매할 경우 발생한 매출 100원에서 플랫폼사에 30원을 수수료로 제공하고 70원을 정산받게 된다. 여기서 작가와 CP는 보통 7대3으로 수익을 분배한다. 결국 최종적으로 작가에게 떨어지는 수익은 49원 정도다.

문제는 일부 플랫폼들이 일정 조건에 따라 수수료 요율을 30% 이상 가져가면서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페이지는 ‘기다리면 무료’ 프로모션을 통해 작가에게 수수료 요율을 최대 45%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전체 매출에서 작가가 가져가는 비율은 38.5%까지 떨어진다. 여기에 향후 구글 수수료 30%가 적용될 경우 작가 수익은 20%대로 급감한다.

카카오페이지는 기다리면 무료 도입과 관련해 보통 작가들에게 미니멈 개런티(MG)라고 불리는 선인세를 준다. 하지만 MG 역시 작가 개인에게 주는 개인 MG와 CP에게 주는 브랜드 MG 등으로 나뉘며 특히 브랜드 MG의 경우 작가들에게 실질적으로 들어오는 혜택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작가들이 기다리면 무료 프로모션을 거부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해당 프로모션을 통해 카카오페이지 모바일 앱 메인 화면에 걸리는 배너 여부에 따라 매출 성적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다리면 무료와 아닌 작품은 10배 이상 수익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며 “기다리면 무료를 거절할 경우 배너 자체를 안 걸어주기에 작가로서는 사실상 거부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기다리면 무료는 카카오페이지 독자 모델로 만화책이나 소설 한 권을 여러 편으로 나눠 이용자가 한 편을 본 뒤 일정 시간을 기다리면 다음 편을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바로 다음 편을 보려면 요금을 내야 한다.

카카오페이지는 기다리면 무료 도입 이후 이용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매출과 가입자 모두 크게 증가했다. 특히 이용자들이 무료 콘텐트를 위해 매일 카카오페이지를 방문하게 되면서 고객 충성도 역시 높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페이지의 2019년 매출액은 2570억원으로 지난 2013년 카카오페이지 플랫폼을 처음 선보였던 당시 매출인 21억원과 비교해 122배 이상 성장했다.

리디북스도 배너 프로모션인 ‘오늘, 리디의 발견’ 등을 조건으로 수수료를 최대 50%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웹소설 작가들은 지난 3월 웹소설 플랫폼들의 과도한 수수료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공정거래위원회 등에 개인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수수료는 시장에서 결정할 문제로,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수수료 개선 필요…”작가 수익 보전에도 신경 써야”

 

웹소설 작가들은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과거에는 ‘독점’ 작품이 많지 않아, 한 작품만 성공해도 여러 플랫폼을 통해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독점을 통해 특정 플랫폼에 귀속되는 경우가 많아 예전과 같은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수수료가 주는 무게감이 달라진 것이다.

웹소설 작가 진문(필명)은 “카카오페이지 등이 국내 웹소설 시장을 키운 것은 분명 맞다. 하지만 플랫폼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작가들이 좋은 작품을 선보였기 때문”이라며 “플랫폼들은 최근 몇 년 새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이제는 작가들의 수익 보전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웹소설 작가들은 작품 실패에 대한 리스크 등을 비교했을 때 플랫폼보다 작가가 느끼는 부담이 훨씬 크다고 말한다. 아울러 지금과 같은 높은 수수료 체계에서는 실력 있는 신규 작가들이 웹소설 시장에 도전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진문 작가는 “작가는 한 작품이 실패하면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1년 가까이 굶게 된다. 반면 플랫폼은 작품 배너를 교체하면 그만”이라며 “작품에 대한 리스크를 작가가 대부분 부담하는 상황에서 지금의 수수료 요율은 너무 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처럼 작가에게 떨어지는 수익이 적으면, 신규 작가들의 유입이 줄어들고 이는 결국 시장이 축소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창작자가 만든 1차 저작물에 대해서는 플랫폼, 에이전시 수수료를 제하더라도 최종적으로 50% 이상의 수익을 보장받는 ‘창작자 보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수익 배분에 대해서는 작가별, 작품별로 모두 계약이 다르기에 수익배분율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카카오페이지는 작품을 단순 유통하는 플랫폼사가 아니라 IP기업으로서 수년에 걸쳐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CP사와 창작자들의 IP개발에 투자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페이지는 전 세계 최초로 '기다리면 무료'를 개발해 무료였던 웹툰·웹소설 시장을 유료화로 이끌었다”며 “기다무를 통한 유료화, CP 및 창작자에 대한 꾸준한 투자, 글로벌 진출 지원 등을 통해 이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정책을 지속 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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