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의 발전이 굉장해요! ‘고무 느낌’이 난다고 하는 콩고기는 이제 옛말이지요. 씹으면 육즙과 피 맛까지 구현했다고 해요. 색다른 미식 즐거움에 비건 식당 찾는 50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맛도 향도 진짜 고기인데 고기가 아닌 이 음식. 이제는 대체육이 대세예요.
800도 넘는 불길에 버터가 끓는다. 육즙과 뒤섞인 버터기름이 소시지 속살까지 스며든다. 고기 향이 퍼지자 손님들이 주방을 힐끔힐끔 돌아본다.
창업한 지 1년을 맞는 레스토랑 ‘천년식향’은 미식가 사이에서 맛집으로 통한다. 사인을 남기지 않고 매장을 찾는 유명인도 여럿이다. 그런데 이곳 소시지에는 고기가 없다. 버터에도 유지방이 없다. 모두 콩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우유도, 고기도 없이 어떻게 맛을 낼까. 특히 소시지 같은 대체 육류는 난도가 꽤 높다. 콩을 으깬 덩어리로 고기의 씹히는 맛까지 구현해내야 한다. 과거 학교 급식으로 나왔던 콩고기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안백린 셰프는 미국의 대체 육류업체 ‘비욘드미트(Beyond Meat)’에서 만든 제품을 쓴다. 이 업체는 코코넛오일 등을 써 실제 고기의 마블링까지 구현했다. 2019년 국내 출시 한 달 만에 팩 1만 개가 팔렸을 만큼 인기가 높다.
그런데 이런 대체 육류를 오는 8월부터는 국내 업체도 만든다. 셰프 출신인 박형수 ‘디보션푸드’ 대표는 충북 음성에 하루 생산량 3t 규모 생산라인을 세웠다. 박 대표는 고기의 질감뿐만 아니라 육즙까지 구현했다고 말한다. ‘식물성 피(혈액)’를 통해서다. 시식단 500명에게 맛을 인정받았다.
고기를 흉내 내는 것이 이들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 박 대표는 “육식 너머 맛의 세계로 안내하는 시작점일 뿐”이라고 말한다. 안 셰프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안 셰프는 “맛있는 채식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게 내 역할”이라며 “낯선 식물성 재료로 익숙한 맛을 내는 게 그 방법”이라고 말했다.
사진 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글 문상덕 이코노미스트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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