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전쟁이 시작되나? 떨어지는 기름값을 보면서 서민들은 다행이라고 한숨을 쉬지만, 실제 국제 경제 및 우리나라 경제에 저유가 행진이 미치는 파장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저유가 행진의 원인과 파장, 이유는 무엇일까?
국제 유가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는 지난 6월에 비해 무려 25% 가량 떨어진 상태다. 2010년 11월 이후 4년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먼삭스는 2015년 1분기 브랜트유 가격을 85달러로, WTI유가는 75달러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2015년 2분기에는 브렌트유 가격이 80달러, WTI유가는 70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는 과거 사례를 볼 때 중동지역이나 유전이 있는 지역에서 분쟁이나 전쟁이 벌어지면 상승세를 보였다. 그런데 올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는 물론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국제유가는 매우 이례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것은 무엇보다 석유 수급의 불균형 때문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기 때문이다. IEA는 지난 10월 14일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원유 수요 증가율이 5년 만의 최저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EA는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와 신흥국들의 성장동력 약화를 원유 수요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원유 수요 증가를 주도해온 신흥국들의 성장세가 예년만 못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하루 원유 소비량 1100만 배럴로 신흥국 전체 소비량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8%대에서 7%대로 하향세를 보인다. 인도를 비롯한 다른 신흥국들의 경제성장률도 낮아지고 있다. 게다가 한동안 고공행진한 유가 부담에 석유 대체에너지 수요가 급증했고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도 석유 수요를 제한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새 자동차의 연료 소비량이 10년 전에 비해 25% 줄었다는 분석도 있다. 선진국의 자동차 수요가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 세계 에너지 역학관계는 셰일오일을 앞세운 미국의 원유 생산량 증가 때문에 변화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현재 세계 원유의 40%를 중동국가 중심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공급하는데, 미국의 생산 확대는 OPEC의 영향력 축소를 의미한다.
OPEC은 1960년 9월 산유국인 이라크·이란·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베네수엘라가 바그다드에서 모여 창설한 국제기구이다. 당시 산유국은 국제유가를 조정해 상호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 기구를 만들었다. 때문에 OPEC은 일종의 석유 생산자 카르텔이라고 볼 수 있다.
OPEC 회원국들은 현재 중동 6개국(사우디·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 연합·카타르·이란·이라크), 아프리카 4개국(나이지리아·리비아·알제리·앙골라),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 12개국이다. OPEC은 국제유가를 통제하기 위해 회원국들의 생산량에 쿼터를 부여하고 있다. OPEC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3천만 배럴이다. OPEC은 지금까지 국제유가를 좌지우지해왔다. 그런데 미국의 셰일오일이 등장한 이후 OPEC은 과거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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