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만이 살 길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업에서 찾자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많은 청년이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정부도 각종 지원책을 마련해 이들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무엇이 문제일까.
창업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집단은 유대인이다. 이들의 창업 생태계에서 성공의 실마리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그들만의 창업네트워크를 분석한다.
▦ 실리콘 밸리를 주도하는 유대인
세계의 창업 허브인 실리콘밸리에서는 세상을 바꾸는 기업들이 수없이 탄생했다. 페이팔·구글·페이스북도 실리콘밸리 태생이다. 또한, 유대인이 창업한 회사다. 왜 창업 생태계의 주인공 대부분이 유대인일까? 그들의 공통적 특징은 뭘까? 그들의 장단점은? 새로운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가꾸어 나가야 할 우리에게 절실한 질문이다.
▦ 유대인의 단결력
미국 인구의 2% 밖에 안 되는 유대인들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실리콘밸리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창의력 덕분이다. 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있다. 바로 그들이 지켜온 관습, 유대인 커뮤니티의 수칙으로부터 기인한 단결력이다.
역사적으로 유대인 사회는 툭하면 박해를 받았다.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는 서로 도우며 단결해야 했다. 이런 원칙이 오늘날 실리콘밸리에서도 그대로 작용하고 있다. 그들은 서로를 철저히 도와 상권을 장악하고 무역을 발전시켰다. 밀어주고 당겨주는 그들의 단결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유대인들의 협력시스템 두가지는 다음과 같다.
- 3번의 기회, 무이자 대출협회
그들은 중세부터 창업자들을 위한 ‘무이자대출협회’를 운영해 오고 있다. 중요한 것은 망해도 3번까지는 밀어준다는 점이다. 확률적으로 창업자들이 일반적으로 성공하는 횟수는 평균 2.6회째다. 두 번의 실패를 겪어보아야 다음 번 3번째 창업에서 성공한다는 얘기다. 한 번 망하면 곧 신용불량자가 되는 한국 창업자에게는 꿈도 꾸기 어려운 일이다.
- 인맥
배고픈 사람에게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낚는 법을 알려주라는 탈무드 구절이 있다. 유대인들은 창업가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인맥을 붙여주고 지식을 나누어 준다. 이스라엘 창업회사들이 나스닥에 상장한 숫자가 전 유럽 국가들의 창업회사들이 나스닥에 상장한 수보다 더 많다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리콘밸리 유대인들은 같은 동족이라면 일단 물불 가리지 않고 지원한다. 우선 유대계 창업가를 해당 콘퍼런스에 참석시켜 필요한 인맥을 연결시켜 준다. 여기에는 당연히 엔젤 투자가들과 벤처캐피털리스트들도 포함된다.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네트워크도 소개한다. 물론 나중에는 M&A와 상장 전문가도 연결시켜 준다.
▦ 창업 마피아의 계보
유대인의 창업 이야기에서 늘 등장하는 단어가 ‘페이팔 마피아’다. 혁신적인 e메일 결제서비스 ‘페이팔’은 창업 초기 유대인 케빈 하츠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그 뒤 빠르게 성장해 2년 만에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같은 해 이를 눈여겨본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가 페이팔을 15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베이 역시 줄곧 유대인들이 경영해왔다. 페이팔을 함께 만든 유대인들, 엘론 머스크, 피터 틸과 맥스 레브친을 포함한 주요 인사들은 페이팔을 판 뒤에도 끊임없이 다시 창업하고, 서로 돕고 투자했다.
끈끈한 결속력은 마치 마피아를 닮았다. 그래서 이들을 ‘페이팔 마피아’라 부른다. 하지만 유대인들의 창업 네트워크는 페이팔을 넘어 훨씬 더 광범위하다. 그래서 ‘창업마피아’라 할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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