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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 증축이 대세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수직 증축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 준공된 지 15년이 넘은 아파트를 대상으로 최대 3개 층까지 새로 올리는 사업이다.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수직 증축 리모델링 사업, 제대로 알아보자!

 

리모델링 사업은 사업 기간이 재건축보다 짧고 사업성도 나쁘지 않다. 일부 단지는 리모델링 사업을 통한 수익률이 재건축 못지 않아 투자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준공 후 15년 이상의 노후주택이 많은 서울 강남권, 경기 분당·평촌신도시 등지가 수직증축 기대감이 가장 크며, 서울 송파와 용산에서도 리모델링 단지의 시공사 선정이 이어지고 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지난 2013년 주택법 개정을 통해 지난해 4월 말부터 시행됐다. 준공된 지 15년이 넘은 아파트가 대상이며, 최대 3개 층까지 새로 올릴 수 있다. 가구 수 증가 범위가 15% 이내여서 15층 이상일 경우 기존 층수에서 최고 3개 층까지, 14층 이하일 경우 2개 층 이내로 높일 수 있다. 구조 도면이 없는 단지는 수직증축이 불가능하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 리모델링 사업 잰걸음에 몰리는 투자자들

 

수직증축을 통해 늘어난 가구는 일반분양으로 팔아 증축 비용으로 댈 수 있다. 지은 지 15년이 넘은 아파트가 사업 대상이기 때문에 재건축 연한(30년)보다 사업 가능 시기가 빠르다. 공사기간도 재건축보다 짧아 상대적으로 빠른 기간에 아파트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리모델링 시장에 활기가 도는 이유로 수익성 개선을 꼽는다. 주택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후 일반분양이 가능해져 리모델링 조합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분양 수익으로 리모델링 공사비를 줄일 수 있게 돼 사업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사업이 잰걸음을 하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추가 분담금이 얼마나 들지, 수익성은 괜찮은지 등이 최대 관심사다. 현재 시세에 추가 분담금을 합친 총 비용을 예상 시세와 비교하면 수익성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총 비용이 예상 시세보다 낮을수록 투자가치는 올라가는 셈이다.

 

▒ 수직 증축 리모델링 사업 수익성은?

 

중앙일보조인스랜드가 리모델링 업계의 도움을 받아 조합원 수익성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경기도 안양 평촌 목련3단지는 가구당 평균 1억3000만원 정도 부담금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됐다. 이 단지는 1992년 준공된 아파트로 41~56㎡ 902가구다. 조합원의 집은 41㎡(98가구)가 51㎡로, 50㎡(294가구)는 62㎡로, 56㎡(510가구)는 70㎡로 커진다.

 

가구 수가 1037가구로 늘어나는 만큼 135가구(51~70㎡ )를 일반분양할 수 있다. 법에서 허용하는 범위인 기존 전용면적의 40%(85㎡ 이하 주택)가 아닌 23%까지 면적을 늘리는 방식이 적용됐다. 시공사인 쌍용건설 관계자는 “나머지 17% 정도를 일반분양분으로 돌렸다”며 “주택 면적을 늘리는 동시에 조합원 분담금은 20% 이상 줄어든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사업 투자

 

리모델링 공사비는 3.3㎡당 400만원대를 기준으로 했다. 주변 시세를 감안한 일반분양 분양가를 3.3㎡당 1800만원으로 가정하면 41㎡를 51㎡로 넓히는 데 1억700만원, 50㎡형이 62㎡로 옮기는 데는 1억3900만원의 분담금이 각각 들어간다. 56㎡ 거주자가 70㎡로 가게 되면 평균 분담금은 1억4400만원 정도다. 분양가가 이보다 올라가면 분담금은 그만큼 더 줄어든다.

 

그렇다면 투자 수익성은 괜찮을까. 현재 41㎡ 평균 시세가 2억5000만원이다. 50㎡는 3억2500만원 선. 41㎡를 사들여 51㎡로 입주하는 데 총 3억6000만원 정도가 필요한 셈이다. 현재 시세에 분담금을 더한 것이다. 리모델링 후 51㎡의 시세는 3.3㎡당 1800만원을 기준으로 삼으면 3억9000만원 정도가 된다. 예상 수익이 3000만원 정도인 셈이다.

 

▒ 일반분양 분양가 따라 손익 좌우

 

1992년 준공된 서울 송파동 성지아파트(59~80㎡ 298가구)는 리모델링하면 일반분양 44가구(103㎡)가 나온다. 기존 조합원 물량은 59㎡를 80㎡로, 80㎡를 103㎡로 각각 늘릴 수 있다. 리모델링 예상 분담금은 가구당 평균 1억5000만원 선이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431만원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송파 성지아파트 59㎡ 소유자가 80㎡로 가는데 들여야 하는 분담금은 1억3000만원 정도다. 80㎡를 103㎡로 넓히는 데는 1억7000만원의 분담금이 들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현재 59㎡의 시세는 4억1000만원이다. 59㎡를 산 뒤 80㎡에 입주하는 데 총 5억4000만원 정도를 내야 하는 셈인데, 80㎡의 미래 시세는 6억원대가 예상된다. 주변 시세를 고려한 결과다. 이렇게 되면 예상 수익이 주택형에 따라 1억~1억6000만원인 것이다.

 

결국 수익성 확보는 리모델링 이후 '새 아파트'라는 프리미엄으로 분양가를 얼마나 끌어 올리는가에 달려있다. 일반분양 분양가가 낮으면 수익성이 떨어지므로 차익을 낼 수 있는 단지가 많지 않아,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손익 계산을 면밀히 따져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