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어둡다는 이야기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꾸준히 되새김질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어두운 시장 속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오피스텔의 투자 경우 임대수익률로 수익을 노리고 있다면 강남 보다는 강북에 주목해보자.
서울 광진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45)씨는 은행에 넣어 두었던 여윳돈으로 오피스텔 투자를 고려 중이다. 사실상 제로 금리가 이어지면서 은행에 돈을 맡길 이유가 사라져서다. 김씨는 “오피스텔 공급이 늘면서 임대수익률이 연 5%대로 떨어졌다고 하는데 연 5%가 어디냐”며 “신규 분양과 기존 매물, 도심과 도심 외곽 중에서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요즘 오피스텔 투자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올 들어 투자 열기가 식는가 싶더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다시 달아오른 것. 부동산정보회사인 부동산 114가 국토교통부의 오피스텔 실거래가를 취합한 결과 지난해 오피스텔 거래금액은 총 5조2104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분양에 나선 단지 중 계약이 끝난 단지의 분양가 총액은 5조6552억원으로 조사됐다. 매매시장과 분양시장에 유입된 금액은 전체 10조8656억원에 이른다. 사상 최고치다.
2014년 이전의 미분양 계약까지 고려하면 지난해 유입된 자금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전년보다 약 1조원이 늘어난 2조4194억원이 유입돼 전체 거래가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43%에서 지난해 46%로 늘었다. 이어 부산(3681억원), 인천(1996억원), 경기(1509억원), 제주(359억원), 대구(354억원) 순으로 전년 대비 거래가 총액이 늘었다.
▒ 저금리 영향으로 다시 관심 커져
여전히 오피스텔 투자 열기가 뜨거운 건 무엇보다 저금리 영향이다. 기준금리가 바닥권에 머물면서 예금금리 역시 바닥권인데 반해 여전히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연평균 5%에 이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끌던 2010년 말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연평균 5.67%였다. 그러나 2월엔 임대수익률이 연평균 5.18%로 떨어졌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50%에서 1.50%로 더 많이 하락했다. 오피스텔 임대수익률과 기준금리 차이가 2010년 말엔 3.17% 포인트였으나 최근엔 3.68%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이다. 신한금융투자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했지만 한국은행이 당분간 금리를 올릴 수 없는 상황이므로 오피스텔 투자 열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전히 시중 예금금리의 몇 배에 임대수익률이 매력이다. 서울은 물론 인천을 제외한 수도권 임대수익률도 2월 기준 연평균 5.54%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물론 숫자만 보고 투자해서는 곤란하다. 지역·상품별로 투자 성적이 천차만별인 만큼 보다 꼼꼼한 비교 분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예컨대 서울에선 대체로 땅값이 비싼 강남권이나 용산 등지보다 강북권 임대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강남권은 업무시설이 밀집해 있어 임대수요가 풍부하지만 그만큼 매매·분양가가 비싸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서초동 강남역리가스퀘어 36㎡(이하 전용면적)는 현재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로 120만원까지 받을 수 있지만 매매가가 3억2000만원에 이른다. 매매가를 고려하면 임대수익률은 연 4.6%(이하 세전 기준) 수준에 그친다. 이와 달리 경기도 고양시 백석동에선 36㎡ 오피스텔 임대료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5만원 선이다. 하지만 매매가가 1억2000만원이어서 임대수익률은 연 6%대를 유지하고 있다. 임대주택관리회사인 라이프테크 박승국 대표는 “오피스텔 임차인은 대개 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이어서 임대료 한계가 뚜렷하다”며 “임대수익률로만 따진다면 땅값이 싸 매매 가격이 저렴한 강북이나 수도권 외곽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강북이나 수도권이 모든 면에서 유리한 건 아니다. 도심 외곽은 상대적으로 임대수요가 적어 공실(빈 방) 위험이 높고, 시세 차익도 기대하기 힘들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투자 대비 임대수익에 비중을 둔다면 가격이 싼 도심 외곽이, 시세차익 등 보유가치에 비중을 둔다면 강남 등 도심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 오피스텔이냐, 기존 오피스텔이냐도 고려해야 한다. 분양가가 기존 오피스텔 매매가격보다 싸다면 고민할 게 없지만 요즘 나오는 오피스텔은 대개 분양가가 시세보다 비싼 편이다. 예컨대 D사가 강남역에서 분양 중인 한 오피스텔 24㎡는 분양가는 2억6000만~2억7000만원 선으로 주변 시세보다 3000만원가량 비싸다. 분양가가 비싸다면 당연히 기존 매물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기존의 오피스텔을 사면 매매가격의 4.6%를 취득세로 내야 하고, 중개수수료(매매가의 0.9%)도 물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임대료다. 아무래도 새 오피스텔은 주변의 기존 오피스텔보다 월세가 10만~20만원가량 높게 형성된다.
▒ 오피스텔 크기에 따라 수익률도 달라
기존 오피스텔은 특히 이미 입주한 만큼 공실 파악이 쉽고, 임차인이 있는 상태에서 거래하므로 투자 위험이 작은 편이다. 신규 분양 단지는 입주 때까지 2년여 간 분양가를 나눠내므로 목돈 부담이 적고, 새 오피스텔이어서 임차인 구하기도 쉬운 편이다. 부동산상담서비스회사인 인사이트그룹 이기태 대표는 “신규 분양이나 기존 매물이나 임대수익률 측면에선 큰 차이가 없다”며 “투자금은 얼마인지, 당장 임대수익이 필요한지 등 투자 상황을 고려해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크기도 주요하게 고려해야 할 기준이다. 요즘 오피스텔 시장에선 초소형의 원룸뿐 아니라 투룸·쓰리룸의 소형도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과거엔 원룸이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엔 투룸·쓰리룸이 분양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그런데 이 초소형과 소형은 크기뿐 아니라 성격이 달라 투자 때 유의해야 한다. 임대수익률은 원룸인 초소형이 유리한 편이다. 보증금보다는 월세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임대 안정성에선 단기 임대가 많은 원룸보다 투룸·쓰리룸이 높은 편이다. 가락동 A공인 관계자는 “원룸보다 주거 만족도가 높고 가족 단위인 만큼 임대차 기간(2년)을 꽉 채우는 예가 많다”고 말했다. 그만큼 공실 부담이 적다는 얘기다. 이남수 팀장은 “원룸은 대학가나 업무시설 밀집 지역이, 투룸·쓰리룸은 신도시 등 주거 쾌적성을 갖춘 곳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