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에서 선정한 혁신기업 2위에는 세일즈포스닷컴이 올랐다. 마크 베니오프는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CEO로 꾸준히 평가받고 있다. 기술성장과 기업행동주의를 목표로 그는 세일즈포스닷컴에 그의 모든 열정을 쏟아냈다. 오늘은 새로운 모델을 정립시키기 위해 연구중인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salesforce


세일즈포스(ㅊ의 공동창업자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51)는 빅 아일랜드의 해변가를 따라 넓게 자리한 자택에서 억만장자 마이클 델(Michael Dell), 왕년의 록스타 닐 영(Neil Young)과 어울려 지내며 일년에 몇 달을 하와이에서 보낸다. 그러니 8월 고위급 임원 400명과의 이벤트를 위해 바닷가 백사장과 화산절벽 가까이 자리한, 에어컨 시설이 되어있는 대 연회장에 이들을 불러들인 것도 그닥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예상했던 장소에서 예상치 못한 광경이 연출됐다. 푸른 야자수 무늬가 들어간 흰색 하와이언 티셔츠를 입고 머리에는 마우나케아섬의 야구모자를 쓴 채로, 6.5피트(198.12cm) 키의 거구인 베니오프가 공동창업자에게 독일어로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야(Ja, ‘네’라는 뜻), 야, 야,” 베니오프가 미소를 짓는다.


이로부터 두달 후(10월 4일~7일) 17만 명의 참석자와 함께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세일즈포스의 성대한 컨퍼런스인 드림포스(Dreamforce)에서, 베니오프는 향후 십년 동안 세일즈포스의 성장을 이끌어갈 동력이라 주장하는 제품을 공개할 것이다. 그 이름은 바로 세일즈포스 아인슈타인(Salesforce Einstein). 이제 왜 베니오프의 입에서 감상어린 독일어가 나왔는지, 그리고 과장스런 예측이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만약 이것이 차세대 성장동력이 아니라면, 과연 무엇이 될지 모르겠군요.” 전세계 4위 규모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의 CEO인 베니오프의 말이다.


전세계 4위 규모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CEO


포브스 기사를 통해 최초로 상세한 모습을 공개한 아인슈타인은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 왜 베니오프가 2년 전 35세의 젊고 유능한 인재인 스티브 로린과 로린이 개발한 이메일 및 달력 제품을 확보하는 데 3억9000만 달러를 투자했는지, 그리고 왜 이때로부터 몇 달 동안 세일즈포스가 적어도 대여섯 개의 인공지능 스타트업기업을 인수했는지 말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스탠포드 대학에서 인공지능을 전문으로 연구해 온 학자로, 이같은 인수전을 통해 세일즈포스의 일부가 된 메타마인드(MetaMind)의 CEO 리차드 소셔가 기업 역사상 최초의 순수연구실험실을 구축하려는 이유는 무엇이며, 세일즈포스를 17년 동안 경영해 온 베니오프가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아이마냥 자사 제품에 대해 여전히 흥분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말이다.


베니오프는 드림포스를 통해 매년 중요한 제품을 한두가지 발표한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다르다. 아인슈타인은 거의 모든 세일즈포스 제품에 인공지능을 결합시켜 가장 최근 노력하고 있는 부문인 협업과 상거래 외에 서비스, 마케팅 그리고 세일즈 업무에 예측적 제안과 통찰력있는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그렇기에 베니오프는 임원들에게 아인슈타인이 세일즈포스가 판매하게 될 단순히 또다른 ‘클라우드’ 제품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그보다 아인슈타인은 세일즈포스의 사업 전체를 아우르는 새로운 신경망으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는 경쟁사들을 깜짝 놀라게 해 줄 겁니다.”


세일즈포스가 인공지능(AI)에 거액의 투자에 나선 대규모 기술기업으로서 최초는 아니다. 구글의 최고경영자 선다 피차이는 ‘AI가 중심이 되는 세상(AI-first world)’에 대비해 구글을 포지셔닝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여년동안 인공지능과 비즈니스 데이터의 결합을 추진해오고 있다. 그러나 베니오프와 반대되는 쪽에 판돈을 건다면 위험할 지 모른다. 2011년부터 포브스는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의 순위를 매겨왔는데, 세일즈포스는 매년 상위 2위권에 드는 기염을 토했다. 세일즈포스는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라는 사업분야를 개척하며 다운로드를 받고 CD-ROM을 활용했던 시대에 종언을 고했다. 이에 덧붙여 베니오프는 소셜미디어, 마케팅 그리고 모바일 부문에서 성공적인 베팅에 나서며 9개의 서로 다른 제품군에서 시장선도업체로서의 지위를 확립했다. 각각의 제품군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기술분야 조사기업 가트너(Gartner)가 시장분석그래프에서 명명한 ‘매직 쿼드런츠(magic quadrants)’의 시장지위를 구축한 것이다. 오늘날 세일즈포스의 제품들은 수천개의 앱과 연동되어 전세계 수백만의 비즈니스 사용자들에게 도음을 주며 연간 8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세일즈포스의 지속적인 성장과 베니오프의 요란한 세일즈맨쉽의 조합덕분에 세일즈포스는 오랫동안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다. 현재 세일즈포스의 시가총액은 540억 달러로, 0~2%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순마진 성적을 상회한다.


거구에 말도 많은 베니오프는 이같은 성과에 대해 자랑하기를 좋아하지만, 한편으로는 세일즈포스가 오랜동안 자기체급보다 높은 상대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왔으며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어중간한 위치에 있다는 사실 역시 잘 알고 있다. 세일즈포스의 가치는 베니오프가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한 IBM이나 오라클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에 비하면 한층 더 초라해진다. 세일즈포스의 핵심사업인 소프트웨어 판매업의 시장점유율은 가장 근접한 경쟁상대인 마이크로소프트보다 4배 가까이 많은 45%에 이르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세일즈포스가 감당할 수 있는 세일즈 직원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이는 베니오프가 지속적인 혁신을 꾀하고 동시에 규모의 경제를 추구해야 함을 의미한다. 향후 5년 동안은 지난 5년 동안 해 온 것처럼 판매량을 4배씩 증가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균형을 잡기 위한 시도는 더욱 더 복잡해지고, 더 많은 판돈을 더욱 대담하게 걸어야 한다. “우리는 공중에서 운항 도중 747기의 엔진을 바꾸고 있는 셈입니다.” 베니오프의 말이다.


베니오프가 과연 이 비행기를 무사히 착륙시킬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면, 샌프란시스코의 스카이라인을 한 번 살펴보라. 곧 미시시피주 서부에서 가장 높은 빌딩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1000피트(약 300m) 높이의 빌딩이 세일즈포스의 새로운 본사가 될 것이며, 이 건물의 공사는 반 이상 진행되었다. 지난 6개월 동안, 세일즈포스는 링크드인을 인수하기 위해 공격적인 입찰에 나섰으며(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했다), 그리고는 디맨드웨어(Demandware)와 큅(Quip)을 인수하는 데 총 34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외에도 베니오프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위해 수백억 달러의 정치헌금을 모금하고, 남녀 차별없는 동일임금과 성소수자의 권리 옹호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데 세일즈포스를 전면에 세웠다. 130개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했으며, 아내 린과 함께 아동보건, 홈리스가족 그리고 교육에 수억 달러를 기부했다.


자산 40억 달러를 보유한 베니오프는 이를 ‘통합된 삶’이라 부른다. 베니오프의 친구인 코카콜라의 최고경영자 무타르 켄트(Muhtar Kent)는 이를 ‘긍정적인 불만족’이라 명명했다. 심리학자라면 이를 보고 ‘조증’이라는 진단을 내릴 것이다. 명칭이야 어쨌건간에, 베니오프와 몇 주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은 상대방을 기진맥진하게 만드는 동시에 흥미진진하면서도 유익한 경험임에 틀림없다. 오늘날의 젊은 창업가들에게, 매우 활동적인 세계관을 갖는 것은 점점 자랑스러워할만한 일이 되고 있다. 51세의 나이로 이들보다 더 나이가 들고 이미 많은 길을 걸어온 베니오프로서는 과연 이같은 스타일이 제대로된 거대 기술기업을 구축하는 데 유용할 것인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은퇴한 미식축구 라인맨에 버금가는 체구와 체형을 가진 사람의 식욕에 새삼스럽게 주목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베니오프가 식사를 즐기는 스타일은 그의 삶의 다른 모든 측면과 그리 다를 바가 없다. 베니오프는 매우 까다로운 식성의 소유자로, 게걸스럽게 먹는다. 예를 들어, 참치로 만든 크루도(crudo)가 눈에 띄었다면, 베니오프는 곱배기로 주문한다. 햄버거를 주문할 때면 감자튀김은 없는 대신 양파를 추가로 넣고 머스타드를 듬뿍 넘어야 한다.


까다로운 식성에 식을 줄 모르는 호기심


하지만 베니오프가 게걸스럽게 먹는 것은 음식 뿐만이 아니다. 만날볼만한 가치가 있는 현지 스타트업 기업이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자신이 관심을 가져야 할 신기술은 무엇이 있는지 물어보며 우리와의 대화에도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 이것이 전형적인 베니오프의 모습이다. 에어비앤비의 공동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와 같이 젊고 성공에 목마른 이들을 주변에 모으고, 트위터를 통해 이들 멘티를 찾아내 자금을 제공한다. 9달러짜리 소형컴퓨터 제작사인 넥스트씽(Next Thing Co.,)처럼 말이다.


베니오프는 이같은 접근법을 불교 선종의 교리를 바탕으로 한 ‘초심자의 마음’이라 부른다. (심지어 베니오프는 유대교 회당에 나가면서도 불교를 믿는 등 종교까지도 멀티태스킹을 한다.) 식을 줄 모르는 베니오프의 호기심은 1970년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족이 경영하던 백화점 사업을 위해 아버지가 재고를 관리하고 장부를 확인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불붙기 시작했다. 17세 되던 해, 베니오프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아타리(Atari) 비디오게임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판매하면서 로열티로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의 학비를 마련할 수 있을만큼의 수익을 올렸다. “여느 기업의 최고경영자라면 아마도 잊어버렸을,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해보고자 하는 강한 호기심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베니오프는 약간은 어린아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베니오프의 멘티이기도 한 옐프(Yelp)의 제레미 스토플먼의 말이다.


베니오프는 멘티와 멘토의 경험을 모두 갖고 있다. 대학 졸업후 오라클에 취직했을 때, 오라클의 창업자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은 베니오프를 자신의 아래에 두었다. 베니오프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오라클 사상 최연소 부사장직에 올랐고, 공학과 세일즈 사업을 연결하며 결국 오라클에서 가장 중요한 세일즈 그룹을 담당하게 되었다. “베니오프는 타고난 세일즈맨이지만, 저는 그보다 타고난 경영자로서의 자질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엘리슨의 말이다. “베니오프는 비전을 제시하는 데 뛰어났고, 세부사항은 다른 이들이 알아서 하도록 맡겼습니다.”


이같은 원대한 비전은 1999년 파커 해리스(Parker Harris)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당시 해리스는 두 친구와 함께 작은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었고, 오라클의 젊은 임원 베니오프로부터 회의에 참석해달라는 초대를 받았다. 베니오프는 역시 오라클의 전도유망한 인재였던 에반 골드버그(Evan Goldberg)가 ‘온디맨드 소프트웨어’라는 엘리슨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첫번째 단계를 진행하기 위해 엘리슨으로부터 수백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한 것을 지켜봤던 터였다. ‘온디맨드 소프트웨어’의 비전은 훗날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그리고 궁극적으로 간단하게 ‘클라우드’라 알려지게 된다. 골드버그는 재무와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다루고 있었고, 베니오프는 세일즈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사업을 추진하고 싶어했다.


전직장의 상사로부터 투자받은 200만 달러 남짓한 금액을 갖고, 베니오프와 해리스는 세일즈포스를 설립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이 둘은 오라클에서 베니오프의 전임자였던 토마스 시벨(Thomas Siebel)과 경쟁하게 됐는데, 시벨은 1990년 오라클을 떠나 이후 막강한 세일즈 자동화소프트웨어를 구축했다. 세일즈포스의 사업모델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고객 정보를 불러와 추적할 수 있는 웹 브라우저를 제공하되, 고객사에 물리적인 제품을 판매하지 않으면서 이같은 서비스를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컨퍼런스인 ‘드림포스’통해 다양한 커뮤니티 구축


세일즈포스의 성공가능성은 그다지 높아보이지 않았다. 시벨은 여전히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점한 경쟁자였고, 한동안 베니오프는 플랫폼 사업을 위한 또다른 아이디어에 몰두하기도 했다. 베니오프의 플랫폼 사업은 닷컴 붕괴기간 동안 문을 닫고 말았다. 새로운 투자자들이 투자에 나서기를 주저하면서, 한 때 세일즈포스가 망할 것처럼 보인 적도 있었다. 하지만 베니오프는 꾸준히 앞으로 나아갔다. 2003년 얼마 안 되는 1300명의 참석자로 시작해 오늘날 세일즈포스를 대표하는 컨퍼런스로 자리잡은 드림포스를 통해 초기 고객사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베니오프에게는 5만 피트(1만 5000m) 상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엄청나게 많은 일을 동시에 해내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해리스의 말이다.


2004년 세일즈포스의 주식이 상장될 무렵, 베니오프는 브랜드에 집착에 가까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세일즈포스가 내세우는 제 1의 슬로건인 ‘노 소프트웨어(No Software)’는 사실 100% 진실이라고 볼 수 없었음에도 세일즈포스를 시벨 및 여타 경쟁사와 차별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만다린오리엔탈에서, 베니오프는 인디애나폴리스와 런던에 자리한 고층빌딩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에 들어설 신축빌딩과 함께 브라이언트 파크를 내려다보는 고층빌딩에 곧 커다란 하늘색의 세일즈포스로고가 등장하게 될 것이라며 미드타운 지역을 가리켰다. 베니오프는 일본에서 광고판을 전면에 내세우도록 요구하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고 말한다. “그 (뉴욕의) 빌딩에 정말 좋은 자리를 얻었습니다.” 브랜드와 부동산에 대해 장황하게 떠들기를 좋아하는 다른 억만장자들처럼 베니오프가 말한다. “그 빌딩에 커다란 광고가 뜰 겁니다. 정말 멋질 겁니다. 빌딩 꼭대기에 환상적인 광고가 등장할 것이란 말이지요.”


베니오프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일즈포스에서 배우게 된 또 다른 원칙은 모든 것은 고객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대규모 파티와 드림포스의 시연행사를 위한 우스꽝스러운 의상도 포함된다. 오늘날 드림포스의 규모는 엄청나게 커져 2015년에는 모든 참석자를 접대하기 위해 크루즈선을 한 척 빌려야 했을 정도였다 (올해는 크루즈선을 U2의 콘서트가 대체한다). 베니오프의 선종 교리는 여기에도 적용된다: 베니오프가 습관처럼 진행하는 밤새도록 지속되는 고객과의 저녁행사는 고객 충성도를 강화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고객사로부터 세일즈포스에 대한 첩보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 세일즈포스에 대해 어떤 말이 들리나요?” 베니오프는 기자를 포함한 모든 이에게 이런 질문을 던질 것이다. 세일즈포스에게는 없는 무언가를 제공하는 경쟁사, 특히 소규모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가 들리면, 베니오프는 대화 도중에 말을 멈추고 해당기업의 이름을 오랫동안 M&A업무를 총괄해온 존 소모르자이(John Somorjai)에게 건넨다. “지금은 놀 때가 아닙니다.” 베니오프는 경쟁사 목록에 또 다른 이름을 추가하면서 조용히 말한다. “이건 현실적으로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끊임없이 정보 습득하고 멀티태스킹 여행 즐겨


끊임없는 정보의 습득은 베니오프 자신의 몸까지도 연장된다. 베니오프는 펠로톤(Peloton) 자전거와 페어링 해둔 핏빗(Fit Bit)없이는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 마이클 델은 유명인이 참가한 핏빗 대회에서 베니오프와 경쟁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델은 친구인 베니오프가 자신의 반려견과 공놀이를 하기 전 개의 몸에 핏빗장치를 부착한 것은 아닌가 의심했다고 한다. “베니오프는 의뭉스러운 구석이 있는 친구입니다.” 델의 말이다. 그리고 사람의 진을 빼는 데도 일가견이 있다. 한 번은 베니오프가 자신의 내장에 있는 박테리아의 종류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 이후 베니오프는 속독으로 30건의 연구논문을 읽고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의 암 연구자이자 작고한 스티브 잡스의 주치의였던 친구 데이비드 아구스(David Agus)에게 온갖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아침 이른 시각에 일어나보면, 밤새 10개의 문자가 와있더군요.” 아구스의 말이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 7월과 8월 하와이로 칩거하기 전, 베니오프는 매년 여름 세일즈포스의 해외사업지역 한 곳을 방문한다. 현지 사업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를 위해서다. 올해는 일본에서 2주를 머물렀다. 함께 오는 가족을 위해 전용 수영장이 갖춰진 그랜드 하얏트 호텔의 펜트하우스에 거주지를 마련했다. 그리고 기자는 도쿄 롯폰기 힐스 구역, 후미진 뒷방에서 스틱스(Styx)의 노래 중에서도 특히나 더 기이한 노래 ‘미스터 로보토(Mr.Roboto)’를 한층 더 기이하게 들리게 하는 카라오케 연주를 듣고 있었다. “내가 누구인지 궁금하지”라고 얼굴은 노래하는 데 온통 집중한 채 베니오프가 큰 소리로 노래부른다. “기계인가 아니면 마네킹인가?” 처음 부른 노래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베니오프는 이 노래를 다시 불렀다.


이 같은 멀티태스킹 여행은 베니오프에겐 ‘통합된 삶’을 ‘초심자의 마음’으로 지식을 추구하는 행위와 결합하는 것이다. 기자가 일본에서 베니오프와 함께 보낸 36시간의 짧은 시간 동안, 세일즈포스 최대의 일본 고객사를 맞이하는 행사부터 - 하와이언 밴드가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동안 캐논 마케팅 재팬, 후지츠(Fujitsu) 및 일본우정공사와 같은 일본 거대기업의 CEO들이 짙은 정장을 입고 등장하자, 세일즈포스의 직원들은 난초로 만든 하와이식 화환을 이들 임원에게 어색한 듯 걸어줬다 - 가라오케바에서 일본 록스타 요시키의 개인 와인 브랜드의 시음회에 이르기까지 베니오프는 온갖 일정을 소화했다.


2년 전, 베니오프는 HP 재팬을 이끌었고 소프트뱅크와 IBM 재팬에서 고위임원을 지낸 코이데 신이치를 영입해 일본 내 사업을 확장하고 현지 직원수를 2000명으로 두 배 증원했다. 베니오프는 신이치가 사업을 보다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자신이 그러는 것처럼 조직구조를 보다 간소화해 더 많은 임원이 자신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도록 하기를 바란다. “여기서 저는 단지 조언을 줄 수 있을 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효과가 없겠지요,” 고객과의 점심식사를 마치고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 근처 세일즈포스의 사무실에서 신이치를 만나기 위해 SUV를 타고 달려가는 길에 베니오프가 하는 말이다. “신이치는 우리보다 더 더 빠르게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업을 개시한 바로 그 해 일본에서도 사업을 시작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세일즈포스는 추정매출 4억 달러를 기록하며 여전히 4위에 그치고 있다. 세일즈포스가 4배의 성장을 구가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같은 시장이 7.5배는 더 성장해야 한다. 그러면 세일즈포스는 오라클, SAP, 그리고 일본 현지 시장을 주름잡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추월할 수 있을 것이다. 베니오프는 일본에서 출국할 때쯤이면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계획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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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드인 인수 실패하자 디맨드웨어와 큅 인수


이미 마련해 둔 몇 가지 계획에 위의 목표가 추가되고, 각각의 목표는 뒤로 갈수록 이전 목표보다 점점 대담해진다. 이제까지 베니오프가 계획했던 목표 중 가장 원대한 것은 올해 초 모두를 놀라게 하며 링크드인을 인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262억 달러의 금액에 링크드인을 인수하며 승리를 거두었다. 규제 기관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베니오프가 이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했을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고객사들은 베니오프의 실망감에 공감하지 않는다. 도쿄에서 마련된 오찬 자리에서, 캐논 마케팅 재팬의 무라세 하루오 회장은 오랜 친구인 베니오프에게 세일즈포스의 주식가치를 희석하고 베니오프의 가치와 상충하였을 링크드인의 인수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데 축하의 말을 건넸다. 그러나 베니오프는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었다. 베니오프는 링크드인을 위한 자신의 계획이 앞으로 링크드인에서 실행될 계획보다 훨씬 더 대담했을 것이라 대꾸한다.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겠지요. 그리고 아마도 제가 미쳤던 것일지 모릅니다.” 이후 렌트한 SUV안에서 자신의 전화기로 세일즈포스의 활용에 대한 무작위 고객사 영상자료를 훑어보면서 베니오프가 말한다. “저는 무언가 머리에 생각이 떠오르면, 이런 생각을 그냥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대신 디맨드웨어와 큅의 인수전이 뒤따랐다. 디맨드웨어는 소매업체를 위해 전자상거래를 관리하고 큅은 온라인으로 함께 문서작업을 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세일즈포스는 할 일이 많다. 3년이 지났지만, 25억 달러 규모의 이메일 마케터 이그잭트타겟(ExactTarget) 인수건을 거의 처리하지 못한 상태이며, 자사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전면개편한 새로운 플랫폼 라이트닝(Lightning)을 발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고객사를 라이트닝으로 이동(migration)시키는 작업이 마무리되려면 아직 한참 남았다. 세일즈포스는 핵심적인 고객관리사업에서 단연코 선도입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베니오프의 친구이자 적이기도 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는 곧 가용해질 링크드인의 방대한 데이터 및 기업용 소프트웨어 사업의 조직개편과 함께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세일즈포스간에 호각의 경쟁이 벌어질 지모릅니다.” 포레스터(Forrester)의 애널리스트 케이트 레겟(Kate Leggett)의 말이다.


베니오프는 10월 드림포스에서 대중에게 공개될 아인슈타인을 통해 반격에 나설 것이다. 베니오프가 드림포스행사에서 지겹도록 이야기할, 베니오프가 특히 좋아하는 사업인 트레일헤드(Trailhead) 프로젝트는 고객사에 교육을 제공하는 데 가르침과 가상뱃지를 활용해 고객사가 독자적인 비즈니스 앱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드림포스에 출연시킬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공개 테스트라 볼 수 있는,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최초의 트레일헤드 행사에서 베니오프는 대부분 흡족해했으나 다만 기조연설에 여성 참여자가 더 늘어나고 브랜딩에 세일즈포스가 선호하는 단어인 ‘고객’을 더 많이 포함시키를 원했다. “아마도 제가 관심을 받으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리를 질러야 하나 봅니다.” 후에 양파가 잔뜩 들어간 버거를 하나 더 먹으며 베니오프가 말한다.


오라클에서 보낸 초창기 시절에도 그랬지만, 베니오프는 권한위임과 신뢰를 바탕으로 성공을 추구한다. 하와이 사무실을 이끌고 가는 주요 테마는 하와이어로 가족을 뜻하는 오하나(ohana)이다. 오늘날 베니오프는 수천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파커 해리스, 제품담당 알렉스 데이언(Alex Dayon) 그리고 세일즈담당 케이스 블록(Keith Block)과 함께 마침내 자신의 도움이 가장 절실한 이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줄 경영진을 확보하게 됐다.


하지만 현재 베니오프의 오하나에는 허술한 점이 존재한다. 베니오프는 마케팅 클라우드 부서의 최고담당자를 계속 바꾸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아인슈타인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는 특출난 인재인 로린이 갑자기 다른 벤처자본기업으로 이직하겠다고 선언했다. 출시를 두 달 남겨둔 상황에서 이는 분명 상서로운 징조라 볼 수 없다. 그러나 인적자원을 축적하고 스타트업기업을 인수해온 베니오프의 노력은 종종 결실을 맺곤 한다. 스탠포드 출신의 전문가 소셔와 AI 분야의 후보인재들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


사회공헌 활동에 활발히 참여하는 베니오프 부부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가 됨으로써 장점이자 단점이라 볼 수 있는 것은 흥하든 망하든 시도할 수 있는, 혹은 적어도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점이다. 스스로 만든 무언가를 무너뜨리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훨씬 더 쉽기 떄문이다. 여기에 끊임없이 행동에 나서야 하고 사회복지 중심의 자유주의를 주창하는 베니오프의 기질을 조합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지난 1년 동안 베니오프는 상장기업인 세일즈포스를 이용해 딱히 세일즈포스나 전체산업과 관련이 없는 정책에 영향을 행사하려하는, 거의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시도에 나섰다. “저는 기업이 해야 할 일이 세계를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일이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베니오프의 말이다.


예를 들어 작년 베니오프는 현재 도널드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인디애나주 주지사 마이크 펜스에게 만약 지역 공화당원들이 사실상 게이에 대한 차별을 승인하는 ‘종교적 자유’ 법안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인디애나주의 세일즈포스 사업을 축소할 것이라 위협했다. 이들 대부분은 법안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베니오프는 사회공헌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의 주택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베니오프 부부는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공급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속했으며, 베니오프가 보여주는 행보가 늘 그렇듯 여기서 그치지 않고 친구들로부터 더 많은 기금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하이테크 거지입니다”). 베니오프는 모든 최고경영자들이 그와 함께 개인적으로 중학교를 선정해 지원하는 데 동참하기를 바란다. 또한 베니오프 부부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캠퍼스와 샌프란시스코 아동병원에 2억5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 두 기관 모두 현재 이들 부부의 이름을 달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아웃사이더 정치인의 대세가 헐리우드 배우(로널드 레이건,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에서 기술기업 최고경영자(칼리 피오리나, 멕 휘트먼)으로 옮겨갔지만, 베니오프는 이러한 유행에 편승하지 않겠노라 굳게 다짐한다. “제가 정치인이 된다면 저보다 더욱 무능한 정치인이 있을 지 상상도 할 수 없군요.” 베니오프의 말이다.


게다가 지금의 영향력있는 위치에서 내려올 까닭이 있을까? 세일즈포스의 질주가 계속되는 한, 베니오프의 플랫폼 역시 함께 발맞춰 성장할 것이다. 베니오프는 이미 CEO 멘토라는 타이틀을 이용해, 세일즈포스 직원의 시간, 기술 및 자원의 1%를 비영리·자선 목적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1-1-1 계획을 홍보하고 있으며, 여러가지 버전이 아틀라시안(Atlassian), 트윌리오 및 옐프에 등장하고 있다 (베니오프는 우버에도 계속 작업을 하고 있노라 말한다). “저는 유니콘기업 리스트를 갖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을 하나씩 체크하고 있지요.” 세일즈포스의 사회공헌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수잔 디비앙카의 말이다.


이같은 온갖 활동을 하면서도, 베니오프에게는 또다른 활동을 할 시간이 있나보다. 하루는 밤 늦게 베니오프가 인재를 물색하는데 즐겨 사용하는 트위터로 내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왔다. “기자님, 주무시고 계실까요?” 내가 포켓몬 고 열풍을 다룬 기사의 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대답하자, 베니오프는 곧 세일즈포스원(SalesforceOne)이라 이름붙인 게임에서 자신이 조종하는 플레이어의 스크린샷을 보내왔다.


이 대화로 물꼬가 트였다. “늦은 밤 트위터를 할 때 조심하세요.” 베니오프가 경고했다. 그로부터 몇 주 동안 베니오프는 오바마 대통령 및 가수 스티비 원더 등의 친구와 찍은 사진을 한밤중에 보내곤 했다.


“과연 베니오프가 잠을 자기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베니오프 친구이자 유니레버 최고경영자인 폴 폴먼의 말이다. 한 번은 베니오프가 기자에게 자신이 5년 전 등장했던 포브스지 표지를 보냈다. 사진 속 베니오프는 깨끗하게 면도한 채 천진난만한 아이와도 같은 표정이다. “제가 얼마나 나이가 들었는지 잊지 마세요.” 베니오프의 말은 진담 반 농담 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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