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재활용 폐기물 수입 중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중국에 폐기물을 수출하는 국가들은 대응책을 찾으려고 노력중인데요. 미국, 호주, 영국, 우리나라가 대표적 수출국입니다.

중국은 왜 폐기물 수입 중지 결정을 내렸을까요? 그리고 이런 결정에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재활용센터

 

2016년 왕구량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는 중국에서 상영이 금지됐다. 중국 당국으로서는 비참한 상황 속에서도 국가주석을 지낸 마오쩌둥 찬양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나 최악의 보육 환경 속 아이들을 통해 부조리한 중국 실상이 드러나는 것이 못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메시지는 전 세계의 쓰레기 하치장을 자처하는 중국의 현실을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는 데 있다.

 

중국 당국은 영화 상영을 금지했지만, [플라스틱 차이나]는 2016년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 각종 국제영화제를 휩쓸고 중국 내에서도 온라인으로 인기를 끌면서 비난 여론이 비등했다. 중국 정부는 결국 수십조 원에 달하는 수입원을 포기하는 특단의 대책을 발표한다.

 

지난해 7월 중국 환경보호부는 “올 연말부터 폐플라스틱, 분류되지 않은 폐지, 폐금속, 폐방직 원료 등 고체 폐기물 24종의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쉽지 않은 조치였다. 그동안 중국은 전 세계 쓰레기의 56%를 수입해 왔다.

 

1980년대 이후 자원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외국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고체 폐기물을 수입해 산업화에 활용하도록 장려한 결과였다. 수입한 음료수 캔을 분해해 섬유나 금속으로 재가공했고 수입한 폐지는 다시 포장재로 생산했다. 2016년 중국이 수입한 전체 폐기물 규모는 180억 달러(약 19조5000억원)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폐기물 수입 중단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수입되는 폐기물 중 상당량이 매우 더럽고 유해한 폐기물과 원자재로, 사용 가능한 고체 폐기물과 섞여 있어 환경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중국의 최대 고체 폐기물 수출국인 미국은 난감해 했다.

 

미국 폐기금속회수공업협회(ISRI)는 “15만5000명가량의 노동자가 중국에 수출하는 폐기물 관련 업종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임금은 7만6000달러로 미 정부에 납부하는 세금만 30억 달러가 넘는다”고 우려를 표했다. 2016년 미국의 대(對) 중국 수출 폐금속 규모는 56억 달러(약 6조3000억원)였다.

폐지 수집 노인 수입 줄고 기업 이익은 늘어

 

 

플라스틱차이나

 

중국이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매년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65%(19만6279t)를 중국에 보냈던 한국도 영향권에 들었다. 우리나라 전체 폐지의 46.8%를 소화하고 있던 중국으로의 수출이 대폭 줄어들면서 공급 과잉에 따른 국내 폐지 가격은 폭락하는 상황이다.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고물상이 중간가공 업체에 넘기는 폐신문지 평균 가격은 수도권 기준으로 올 1월 1㎏당 148.1원에서 7월 97원으로 하락했다. 지난 1월 1㎏당 136.4원이던 폐골판지는 7월에 62.8원으로 50% 이상 폭락했다. 폐지 수집 노인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같은 무게의 폐지를 수집해도 지금은 절반 가격밖에 받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사이익을 얻는 곳도 있다. 제지 업계다. 폐지에서 생산되는 종이는 상대적으로 질은 떨어져도 산업용지로 쓰기에는 적합하다. 택배 등에 쓰이는 포장지나 골판지도 폐지로 생산된다. 폐지 가격이 낮아지면서 비용 부담은 줄어든 반면 제품 판매는 늘고 있어 제지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상태다. 올해 초 1만3550원이던 한솔제지의 주가는 현재 2만원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중국이 폐지 수입을 중단하면서 산업용지 원재료인 고지(폐지) 가격이 낮아져 생산비용이 줄었다”며 “나아가 폐지 부족에 따른 중국 업체의 산업용지 단가가 올라 상대적으로 우리의 수출 환경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도 긍정적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한솔제지가 올해 2분기 좋은 실적을 거뒀다”며 목표 주가를 2만6000원에서 2만8800원으로 상향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825억원, 425억원으로 집계됐다”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시장기대치)를 35% 이상 웃도는 호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9.7%, 113.5% 증가한 1조9275억원, 1442억원으로 추정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역설적인 상황도 펼쳐지고 있다. 폐지 수입을 금지한 중국에서 골판지 수입이 늘고 있는 것이다. 골판지의 원재료인 폐지 수입이 제한되면서 중국 내 골판지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우리나라 골판지 수출량은 4만2000t으로 2010년 3월 이후 최대 물량을 기록했다. 국내 골판지 수출의 중국 비중도 지난해 18.6%에서 올 상반기 32.1%, 6월에는 53%까지 급등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골판지 원지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이 원지 수입을 늘리고 있다”며 “우리 업체의 수출이 늘어나면 국내 골판지 원지 수급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골판지업계 관계자는 “골판지 원재료인 폐지 가격이 하락해 영업이익률은 급증하는데 수출량마저 증가하면서 유사 이래 최대 호황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특히 매출액 비중 대부분을 골판지 상자(51.45%)와 골판지 원지(48.55%)가 차지하는 신대양제지의 경우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세 배 가까이 올랐고, 상승 여력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석유화학 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중국 내 폐플라스틱 수입에 제동이 걸려 재활용된 제품의 수요가 일반 제품의 수요로 전환되면서 폐플라스틱 수입량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폴리에틸렌(PE)과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등 화학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폐플라스틱 수입량 735만t 중 PE가 253만t, PET가 253만t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중국의 PE 수요가 2600만t이고, 폐PE의 수입 규모는 전체의 10%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절반만 치환돼도 중국의 수요는 5%가량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쓰레기 대란에 이어 플라스틱컵 혼란 가중

 

 

김은경 환경부장관

 

기업은 호시절을 누리는 데 비해 정작 우리나라 국민은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란 곤욕을 치렀다. 지난 4월 재활용 쓰레기 수거 업체들이 더러운 폐비닐이나 색이 들어간 스티로폼 등을 수거해 가지 않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가 폐플라스틱 등을 수거하지 않겠다고 한 직접적인 이유는 중국 정부가 폐자재 수입을 전면 중단하면서 재활용품 시세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전처럼 재활용하기 어려운 쓰레기까지 가져갔다간 분류하는 데 비용이 더 든다는 이유에서였다.

 

국민 불편이 가중되자 환경부와 지자체는 부랴부랴 수거 업체들과 접촉해 사태를 마무리지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었다. 환경부가 뭇매를 맞은 이유는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손 놓고 있었다는 점이다. 대통령도 이 점을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월 10일 “중국이 재활용 폐기물 수입 중단을 예고한 게 작년 7월이고 실제로 수입을 금지한 것은 올해 1월인 만큼 상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 관계 부처가 미리 대처하지 못했다”며 “중앙정부의 대응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정색했다.

 

환경부는 5월 10일 ‘재활용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4년 안에 비닐봉투와 일회용 컵 사용량을 30% 이상 줄이고,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50% 감축 및 70% 재활용을 목표로 단계별 대책을 추진한다는 게 골자다.

 

이 가운데 8월부터 시행된 커피전문점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 자제 지침은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내용이었다. 일대 혼란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충분한 설명과 홍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사안이 진행되자 커피전문점과 손님들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한 커피전문점 점주는 “일회용 컵 사용 제한으로 매장 내에서 컵을 사용하는데 추가로 설거지하는 인력의 충원이나 장비(세척기) 구매 등 추가 운영 비용이 증가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일회용 컵 대체품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일회용품 규제 강화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 취임 이후 시작됐고 이미 일회용컵 보증금제, 업체와의 자율협약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확인했다. 그래서 “쓰레기 대란 이후 ‘환경부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 규제의 속도와 강도가 높아지면서 스텝이 꼬이게 된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홍 소장은 플라스틱컵 규제만 부각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플라스틱컵 대신 사용하는 일회용 종이컵은 비닐로 코팅돼 있어 재활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재질로 만드는 영화관 팝콘통에 대한 규제는 없다. 홍 소장은 “일회용품을 대체하자는 것인지, 플라스틱은 안 되고 종이는 된다는 것인지 불명확해 규제 현장에서 혼란이 생긴다”면서 “일회용품 사용 규제의 근본 정책 목표와도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쓰레기 대란 원인 폐기물 대책은 요원

 

 

자원순환팀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박상우 충남도립대 교수(저탄소자원순환연구소장)는 “5·10 대책이 구체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활용하고 있고 제품의 전 생애주기 단계에 대해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지금까지 폐기물 관리 정책 측면에서 접근한 차원을 넘어선 것”이라고 후한 점수를 줬다.

 

다만 박 교수는 “EU의 순환경제정책이나 유엔의 지속가능 발전 목표 이행을 위한 일환으로 마련되지 않아 일부 보완이 요구되는 사항도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박상우 교수에 따르면 환경부는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서 ‘해양 쓰레기에 대한 G20행동계획’과 2018년 1월 16일 EU가 발표한 ‘플라스틱 전략’에 대한 대응을 올해 1월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일부 관계자들은 “환경부가 재활용 쓰레기 대책에 대해 아무것도 준비 안 한 것은 아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에 맞게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유효하다. 쓰레기 대란을 촉발시켰던 재활용 쓰레기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빠졌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5·10 대책을 발표하면서 재활용 쓰레기 수거 구조에는 손대지 않았다.

 

다만 민간업체가 수거를 거부하려면 3개월 전에 지자체에 신고하도록 보완책을 내놓는 수준에 그쳤다. 이장근 한국폐자원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은 “쓰레기 대란은 단순히 수거 문제로만 볼 수 없다”며 “수거와 선별, 소각, 매립, 에너지 재활용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일회용품 배출 자체를 줄이는 문제뿐만 아니라 이미 발생된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중국 수출이 막히면서 생활용·산업용 폐기물이 계속 쌓이고 있다”면서 “매립장·소각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데 규제만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대표적 사례가 SRF 열병합발전소다. SRF(Solid Refuse Fuel, 고형 폐기물 연료)는 가연성 생활쓰레기 중 다이옥신이 발생할 우려가 높은 PVC나 폐고무류 등을 제외한 쓰레기를 압축·고형화한 수분율 10% 이하의 고형 연료를 뜻한다.

 

매립·소각되는 생활쓰레기를 ‘신재생 연료’로 재사용한다는 취지로 정부가 추진했던 ‘쓰레기 자원화’ 정책이지만 현재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대도시 내 SRF 사용제한’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으로 인구 밀집지역인 서울·부산·인천·대구·광주·대전·울산 등 전국 7대 주요 도시를 비롯해 경기도 13개 시 단위를 ‘고형연료 사용제한’ 지역으로 지정했다.

 

현재 SRF나 에너지 재활용 업체가 300곳이 넘지만 규제로 인해 무용지물인 상태다. 이 이사장은 “SRF를 만들어도 쓰지 못하니 폐기물로 전락해 돈을 주며 처리하는 실정”이라고 혀를 찼다. 그는 “환경 정책은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장기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하는데도 지금 환경부의 모습은 탁상행정, 전시행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허인회 월간중앙 기자 heo.inhoe@jooa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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