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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라이프' 이어 '명당'으로 돌아온 조승우

스크린·브라운관·무대를 종횡무진하는 배우 조승우가 '라이프'에 이어 '명당'으로 돌아왔습니다.


조승우는 인터뷰에서 “점점 고갈돼 가는 소재, 현실적인 환경, 관객들의 높은 수준을 모두 만족시키기란 정말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하나라도 더 신선한 걸 찾고 싶다”고 말했는데요. 조승우가 말하는 영화 캐릭터와 배우 인생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조승우

 

"친구여, 나 사는 동안 언제나 생을 직시해 왔소! (…) 세상이 미쳐 돌아갈 때 누굴 미치광이라고 부를 수 있겠소. 꿈을 포기하고 이성적으로 사는 것이야말로 미친 짓이지요. 쓰레기 더미에서 보물을 찾는 것이 미쳐 보입니까?”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원작 소설 [돈키호테]를 쓴 세르반테스가 극중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세르반테스는 교회에 세금을 추징하려고 압류 딱지를 붙였다가 신성모독으로 기소당해 감옥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다른 죄수들에게 ‘위선자’라고 조롱받은 세르반테스는 자신이 쓴 소설 속 돈키호테의 삶을 통해 스스로를 변론한다. 위 대사는 “사람은 인생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하는 거야”라고 외친 한 죄수에게 세르반테스가 건넨 답이다.

 

조승우는 2007년부터 이 뮤지컬에서 세르반테스 역(役)을 세 번이나 맡았다. 그런데 원래 대사는 ‘나 사는 동안’이 아니라 ‘나 50년 사는 동안’이었다. 초연(初演) 당시 스물일곱 살이었던 조승우는 “관객들에게 어른인 척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며 말을 이어갔다.

 

“결국 ‘나 사는 동안’으로 대사를 바꿨죠. 2013년, 2015년에도 이 공연을 했는데, 그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달라요. 연륜이 쌓여 가는 것이 느껴졌죠. 정말 50세에 가까워지는 10년 뒤에는 느끼는 게 또 다를 거 같아요. 비록 주름이 생기고 늙어 가지만 이런 고귀한 감정을 찾아가는 게 연기를 하는 보람이고 쏠쏠한 재미라고 생각해요.”

 

조승우가 10여 년 전의 일화를 꺼내든 이유는 무엇일까. ‘조승우의 멜로를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이 많다. 혹시 일부러 피하는 건가’는 질문에 그는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면서 답했다.

 

“예전만큼 순수하지 못한 것 같아요. 순수하게 느끼고 넘어갈 수 있었던 부분들이 이제는 낯간지럽게 다가올 때가 있거든요. 제 스스로 틀을 만들고 갇혀 버리는 거예요. 예를 들어 2003년 작품 [클래식]은 정말 신파였거든요. 그런데 당시에는 낯간지럽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어요. 사랑의 가치만 확실하게 전달된다면 신파이건, 무엇이건 간에 형식은 상관없는 거죠.”

 

조승우는 연기에서 정형화된 틀을 깨려고 부단히 노력해 왔다. JTBC 드라마 [라이프]에서는 대학병원 사장으로서 이윤 추구와 생명윤리 사이에서 고민하며 성장하는 ‘구승효’ 역할을 맡았다. 최종회 시청률이 5.5%에 달할 만큼 큰 인기를 얻은 [라이프]는 9월 12일 막을 내렸다. 마침 종영 하루 전날에는 9월 19일 개봉하는 영화 [명당]의 언론시사회가 있었다. 11월부터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무대에도 오른다.

 

‘1인 3역’을 소화하고 있는 조승우는 다소 피곤한 기색을 내비쳤다. ‘쉬는 날엔 무엇을 하면서 보내느냐’는 질문에 그는 “전형적인 집돌이”라면서 “강아지 산책시키고 야구 보고, 또 강아지 산책시키고 집에 와서 잔다”며 빙그레 웃었다. 9월 14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명당] 개봉을 앞둔 배우 조승우를 만났다.

 

데뷔작 '춘향뎐'으로 칸 영화제 진출 영광

 

조승우가 ‘상국대학병원 총괄사장’으로 열연한 JTBC 드라마

 

조승우는 2000년 개봉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에서 주인공 ‘이몽룡’으로 데뷔했다. 당시 그는 1000대 1의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으로 캐스팅됐지만, 지원서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까만 폴라 티셔츠에 아저씨 같은 양복바지, 게다가 세상만사가 다 귀찮다는 듯한 인상을 짓고 있었다.

 

임권택 감독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원서를 보고 ‘이거 영화를 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이놈 완전 똥배짱이네’라고 생각했다”며 “나중에 깡패로 만들면 괜찮을 녀석”이라고 회상했다. 이에 대해 조승우는 “변변한 독사진이 없어 고등학교 사진수업 시간에 친구가 찍어준 사진을 붙여 보낸 것”이라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스무 살 앳된 조승우가 나오는 [춘향뎐]은 2000년 5월 열린 제53회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본선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한국 배우로서도 최초였다. 신인 배우에게는 과분하리만큼 큰 영광이었지만, 정작 조승우 본인은 “크게 데이면서 찍어 내려간” 영화라고 기억한다. “여러 번 도망치고 싶었어요. 당시 제가 이렇게 잠꼬대를 했다고 해요. ‘난 그냥 평범한 대학생이고 싶어, 학교 다니고 싶어’. 잘 때도 불안에 시달린 거죠.”

 

그가 느꼈던 불안은 기우(杞憂)에 그쳤다. 2003년 곽재용 감독의 영화 [클래식]에서 절절한 멜로 연기를 선보이며 다시 한 번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조승우는 “사람을 대하는 자세, 가식적이지 않고 순수하게 사람을 대하는 마음을 알려준 작품”이라며 그때를 떠올렸다. 이듬해 임권택 감독과 다시 한 번 합을 맞춘 영화 [하류인생]으로 칸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니스 영화제에 진출했다. 이 밖에도 [타짜] [퍼펙트 게임] [내부자들] 등 숱한 작품이 그의 필모그래피를 장식한다.

 

영화배우라는 직업만으로는 조승우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춘향뎐]을 마친 조승우가 향한 곳은 충무로도, 대학교도 아닌 소극장이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각오로 김민기 연출가의 극단 ‘학전’에 들어가 뮤지컬 [의형제] [지하철 1호선]에서 연기했다. 이 시절 관람객들 사이에서 그는 김윤석·설경구·장현성·황정민과 함께 ‘학전 독수리 5형제’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뮤지컬 무대를 주름잡은 배우인 만큼 출연한 드리마와 영화의 OST 작업에도 참여해 왔다. 그런데 그는 뜻밖에 “개인적으로는 노래하는 걸 싫어한다”는 말을 했다. “노래하는 걸 즐기지 않아요. 뮤지컬 무대에서 하는 노래는 노래라기보다는 대사의 연장선이라 생각하거든요. 쇼 프로 같은 데서 멍석 깔아주고 노래하라고 하면 정말 힘들어요. 어릴 적에 외갓집이나 어디서 노래를 시키면 그 자리에서 울기도 했다니까요.”(웃음)

 

그런데 2015년에는 정작 자신이 출연하지도 않은 영화 [사도]의 OST 작업에 참여했다. “[사도]의 방준석 음악감독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이 노래를 부를 사람이 마땅히 떠오르질 않는데 정말 생뚱맞지만 너한테 연락을 했다’고 해요.

 

 ‘왜 나지?’(웃음) 생각했지만 다음날 조조로 영화를 보고 연락드린다고 했어요. [사도]를 보고 정말 많이 울다가, 송강호 형(영조 역)이 손을 넣어 뒤주에서 죽어가는 유아인(사도세자 역)의 얼굴을 쓰다듬는 장면을 보고 ‘이거구나. 이걸 노래로 만들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날 세 시간 만에 뚝딱 녹음했어요. 가사 뒷부분도 ‘내 손을 잡아주오’에서 ‘내 얼굴 한번 만져주오’로 바꿨어요. 영화 장면이 생각나서요.”

 

조승우는 [관상] [궁합]에 이은 ‘역학 3부작’의 마지막 영화 [명당](감독 박희곤)에서 천재 지관(地官)인 ‘박재상’ 역을 맡았다.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장동 김씨 ‘김좌근’(백윤식)과 몰락한 왕족 ‘흥선’(지성)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조승우와 [퍼펙트 게임]에 이어 두 번째로 작업을 같이 한 박희곤 감독은 9월 12일 언론시사회에서 “[관상]은 정해진 운명에 대한 이야기라면, [명당]은 그것을 택하느냐 택하지 않느냐 하는 운명을 본인이 선택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운명은 사람이 만든다’ 메시지 담은 '명당'

 

조승우는 영화 [명당]에서 ‘장동 김씨’ 가문에 복수심에 불타는 천재 지관으로 등장한다.

 

안동 김씨를 연상케 하는 ‘장동 김씨’와 ‘흥선’이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영화는 실제 인물과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해 만든 사극이다.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지관의 조언을 받아 두 명의 왕이 나오는 묏자리로 선친인 남연군의 묘를 옮겼다는 것이다. 현재 남연군 묘가 있는 충남 예산군 덕산면에는 이장할 때 쓴 것으로 알려진 상여가 보존돼 있다. 필사의 노력이 통했던 걸까. 이장 후 이하응의 아들 이명복과 손자 이척이 왕위에 올랐다. ‘나라를 잃은 왕’ 고종과 ‘나라 없는 왕’ 순종이다. 천하의 명당도 쇠하는 국운(國運)을 막을 순 없었던 셈이다.

 

조승우는 극중 박재상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올바르게 말했을 뿐인데 그로 인해 가족을 잃고 복수의 칼날을 가는 인물이지만, 세도가가 나라를 흔드는 걸 보고 흥선을 만나면서 ‘내가 가진 이 능력을 어떻게 써야 하나’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상의 개인적인 복수는 ‘세도정치 척결’이라는 대의명분에 휩쓸려 극 중간에 이르러서는 흐릿해지기도 한다. 영화 구성의 문제였던 걸까. 조승우는 “이제껏 해온 캐릭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뒷전에 있는 느낌은 있다”면서도 “장동 김씨 세력과 흥선 사이에서 축을 잡아주는 역할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박재상에게 주어진 역할은 캐릭터 스스로에게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고도 했다.

 

조승우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두 집단 간 피 말리는 전쟁을 보면서, 박재상은 삶의 방향성을 깨달아 간다”고 덧붙였다. 중간자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박재상을 정면 앵글로 잡는 등 영화적인 장치가 마련돼 있다는 것도 조승우가 소개한 감상 포인트다.

 

조승우는 “[명당]은 단순히 어떤 땅이 풍수적으로 ‘명당’인지를 알아가는 영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땅을 소재로 한 영화지만 땅이라는 걸 빼도 전혀 상관없는 작품인 것 같아요. ‘명당’이라는 제목 때문에 땅에 대한 주제로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작품이 주는 메시지는 ‘인간이 가지지 말아야 할 욕망들’ ‘가지지 말아야 하는 생각들’이라고 생각해요.”


“캐릭터보다 상대 배우와 앙상블이 더 중요”

 

 

드라마와 영화, 뮤지컬 무대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 중인 조승우. 그럼에도 실패하는 법이 없는 그다. 이쯤 되면 작품 선택 기준이 궁금해질 수밖에. ‘러브콜 0순위로 통하는데, 많은 제안 속에서도 선택 기준이 있다면 무엇이냐’라고 물으니, 민망한 표정을 지으며 손사래를 친다. 그러면서도 “갈수록 더 어려워지는 부분”이라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요즘 들어 작품에 들어갈 때면 뭘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어요. 좋은 작품이라면 그것이 작은 영화든, 분량이 얼마인들, 어떤 캐릭터든 상관없는데도… 그저 새로운 걸 하고 싶다는 욕심 때문인 것 같아요. 우연을 가장한 필연, 이미 답이 나와 있는 진부한 이야기는 가급적 피하고 싶어요. 점점 고갈돼 가는 소재, 현실적인 환경, 관객들의 높은 수준을 모두 만족시키기란 정말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하나라도 더 신선한 걸 찾고 싶어요.”

 

그러고 보니 [명당]과 비슷한 작품이 있었다. 2012년 이병훈 PD가 연출한 MBC 사극 [마의(馬醫)]다. 조선 후기 때 말을 치료하는 마의로 시작해 어의까지 올랐던 실존 인물 ‘백광현’의 이야기를 다룬 사극이다. 조승우는 연기 인생 처음으로 TV 드라마에 출연해 곧바로 MBC 연기대상의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기도 했다. 극중 백광현이 한복을 차려입고 저잣거리를 거니는 장면이 [명당]의 한 신과 겹쳐졌다. 조승우는 “배우 입장에서 굉장히 뜨끔한 이야기”라며 말을 이어갔다.

 

“이를테면 [라이프]를 하고 있는데 ‘전작 [비밀의 숲]이랑 너무 비슷한 거 아니야?’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배우로서는 실격이죠. 연기라는 게 한 사람의 인생을 창조해내는 거잖아요. 매번 연기마다 새로운 걸 만들어내야죠.”

 

고민이 깊어지는 그에게도 변하지 않는 기준은 있다. 동료 출연진이다. ‘[명당]에서 지관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 어떤 포인트에 중점을 뒀느냐’는 질문에 그는 “할 말이 없어요. 워낙 상대 배우들이 좋아서 합을 맞추는 데만 신경 썼다”면서 “상대 배우와의 앙상블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작품 고를 때 대본이랑 출연진 명단만 본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을 선택하면서 가장 눈여겨본 이름은 무엇일까. 그는 타고난 장사꾼이자 극중 박재상의 둘도 없는 친구 ‘구용식’ 역을 맡은 배우 유재명을 꼽았다. 신 스틸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유재명은 언론시사회에서 “제가 맡은 구용식이란 인물은 단순히 재상의 조력자에 머무는 게 아니라 ‘그것이 무엇인데 이렇게까지 하나, 산 사람이 살아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신념을 보여주는 인물이었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조승우는 “유재명 형과 [비밀의 숲] [라이프] [명당] 세 작품을 함께해서 이젠 같이 촬영을 안 하면 허전하다”며 “정신적 지주처럼 푸근함이 있고 제 이야기를 다 들어 주시고 리액션해 주신다”며 두터운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딴청 안 피우고 19년간 했으니 뿌듯하죠”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 지킬과 하이드 역을 맡은 조승우

 

[명당]이 막을 내릴 즈음인 11월께부터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공연이 시작된다. 2004년 첫 공연 이후 지킬과 하이드 역할을 맡은 것이 네 번째다. 같은 역할을 반복해서 맡는 것이 배우에게는 어떤 느낌일까?

 

“무대는 작품이 그리 많지 않지만 날 필요로 해요. [지킬 앤 하이드]를 계속 재공연하는 이유는, 누군가 글을 올린 걸 봤는데 10년 동안 못 보셨다는 거예요. 난 많이 했다 생각했는데. ‘내가 이걸 또 하면 지겨워하지 않을까? 이걸 또 하면 내가 후배들의 길을 막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어요.

 

‘내 거야, 못 내려놔’ 그런 마음이 아닌데, 언제든 내줄 준비가 됐는데 10년을 기다렸다는 분의 이야기를 듣고 ‘아차’ 싶었죠. 무대는 한정적이고 객석도 제한적이죠. ‘티켓 전쟁이란 게 누군가에겐 희열을 주지만 누군가에겐 상실감을 줄 수 있구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기간 내에 그분이 꼭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추석 극장가에서는 한국 영화의 각축전이 벌어질 태세다. 조승우의 [명당]뿐만 아니라 손예진의 [협상], 그리고 조인성의 [안시성]이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2003년 영화 [클래식]에서 함께 연기했던 세 주연배우가 이번엔 경쟁자로 만난 셈이다. 조승우는 “나만 빼곤 다 그대로예요”라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저는 그때 완전히 신인이었거든요. 영화판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을까, 누가 나를 써줄까 그런 불안감이 큰 시기였죠. 15년이 지나서 같은 시기에 개봉을 하는 건데, 감회가 새롭고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 우리가 정말 딴청 부리지 않고 열심히 해왔구나. 너무 좋아요. 언젠가 셋이 모여서 경쟁작이 아니라 같은 작품에서 또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더 짓궂은 질문을 했다. 세 개 영화 중에 [명당]을 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승우는 19년차 배우다운 관록으로 막힘 없이 이야기했다. “우선 추석에 한국 영화가 세 개씩 개봉할 수 있다는 게 축복인 것 같아요.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많은 관객이 한국 영화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거죠. ‘우리가 일등 할 거야’ 그런 건 전혀 없어요. 보고 싶은 작품 마음껏 보시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 문상덕 월간중앙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