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연기를 내뿜는 매연은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고 많이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 매연을 보기 어려워질 지도 모른다고 하는데요. 주변 환경이 조금 더 깨끗해 질지도 모르는 전기차와 수소차의 등장! 자세한 내용은 함께 알아볼게요.
앞으로는 시커먼 매연을 내뿜는 자동차가 기억 속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벌써부터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 속에는 충전중인 전기차와 ‘물’로 달리는 수소차가 들어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워즈오토의 ‘세계 10대 엔진’ 수상 명단에 전기차나 수소차의 파워트레인이 포함되는 것도 더 이상 이상하지 않은 시대다.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은 어느 때보다 친환경차 이슈로 뜨거웠다. 미세먼지의 습격이 거세지면서 정부는 ‘탈 디젤, 친 전기’ 정책을 앞세웠고 업체들은 이에 발맞춰 보다 경쟁력 있는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자동차 업계의 올해 내수판매는 부진했지만 친환경차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에서는 165만3167대의 자동차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8% 성장한 수치다. 반면 친환경차는 같은 기간 11만1205대가 팔려 지난해보다 27.2%나 늘었다. 11월 친환경차 판매 실적은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11.3%에 달했다. 올 상반기 기준 친환경차는 전체 등록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에서 1.7%로 늘어났다.
전년 대비 전기차 판매 증가율 133%
친환경차의 판매를 이끈 건 하이브리드자동차(HEV)다.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8만1858대가 팔렸다. 기름을 연료로 쓰는 고효율 내연기관 자동차지만 전기모터가 힘을 보태는 만큼 배출가스가 크게 줄어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꼽힌다. 일반적으로는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를 의미한다. 그동안 디젤차가 강점으로 내세운 ‘높은 연료효율성’과 가솔린차의 ‘정숙성’이 더해지며 어느 때보다 큰 인기를 누렸다. 전기자동차(EV)도 2만8149대나 팔렸다. 지난해보다 133.3% 늘어난 수치다. 11월에는 3770대가 팔린 만큼 정부의 당초 보급목표를 웃도는 3만대 판매가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나 아파트 주차장 등 곳곳에 전기차 충전소가 들어섰고 주행가능거리 400km 수준의 신차 출시가 이어진 게 사람들의 관심을 끈 배경으로 꼽힌다.
오로지 전기로만 달리는 순수전기차와 기름을 써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하이브리드차의 장점을 섞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의 올 판매는 594대에 머물렀다. 기존 방식 내연기관의 대안으로 꼽혔었다. 하지만 그만큼 차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어서 보조금 혜택 없이는 더 이상의 판매 증대가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올 초 개최된 2018 평창올림픽을 통해 사람들 곁으로 한걸음 더 다가간 수소연료전지차(FCEV·수소전기차)는 문재인 대통령의 관심 속에 604대가 도로 위를 누비는 중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890.2%나 판매가 늘었지만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은 보급의 걸림돌로 꼽힌다.
전기차는 친환경차의 대표 주자다. 제조 과정에서의 각종 오염물질이 발생하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최소한 도로 위에서 내뿜는 배출가스는 ‘제로’다. 세계 각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기차를 더 많이 보급하려는 배경이다. 미세먼지와 온실가스가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가운데 전기차는 매우 훌륭한 대안이다. 올해 정부도 전기차 중심의 정책을 펼쳤다. 환경부가 최근 발표한 전기자동차 보급 추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6일 정부 관계부처 합동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 이후인 10월부터 올 9월까지 1년 간 보급대수는 2만6375대다. 강력한 정책이 2011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의 누적 보급대수인 2만593대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우는 데 일조한 셈이다.
올해 전기차 국고보조금은 환경 개선 효과에 따라 849만원부터 1200만원까지였다. 여기에 지자체마다 440만원에서 1100만원까지 추가로 지원해 지역에 따라 최대 2000만원 이상을 지원받을 수도 있다. 게다가 내년부터 대당 지원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줄어들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른바 ‘막차’를 타자는 움직임이 컸다는 평이다. 정부 정책 외에도 제품 자체의 성능이 크게 개선된 점도 이 같은 인기에 한몫했다. 수년 전 200km를 간신히 넘었던 주행가능거리가 이제는 400km를 웃돌고 회생제동에너지를 잘 활용하면 500km 이상 주행도 어렵지 않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다. 충전시설도 크게 늘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설치된 공공 급속충전기 755대를 포함해 연말까지 1866대의 공공 급속충전기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친환경차의 성패는 정부 보조금에 따라 좌우된다. 업계와 소비자 모두가 정부 정책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자동차 업계의 예상처럼 정부의 내년 친환경차 보조금은 변동이 있다. 전기차 관련 총 지원 예산 규모는 늘었지만 대당 보조금은 줄었다. 특히 수소차 관련 예산에 점차 힘을 싣는 분위기다. 전기차는 올해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4만2000대, 수소전기차는 4000대가 보급 목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보조금이 줄었더라도 이제는 규모의 경제로 업체들의 가격 인하 여지가 있다”면서 “인프라 확충과 맞물리며 결과적으로는 내년 친환경차 보급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단순히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넘어 2020년까지 공공기관 차를 친환경차로 전환할 방침이다. 나아가 2022년까지 전기차 43만대, 수소전기차 6만5000대를 보급하기로 했다. 또 전기이륜차 5만대 등 친환경차를 54만5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업체들은 신차 출시와 물량 확보에 집중하려는 분위기다. 기아차는 신형 쏘울EV를 내년 상반기에 내놓을 예정이며 한국GM은 쉐보레 볼트EV의 수입 물량을 두 배가량으로 늘린다. 업체들은 올 초 계약을 시작하자마자 올해 판매 분이 모두 동이 난 만큼 물량 확보가 관건이다. 전기차 문화도 키워가야 한다. 일반적으로 충전시설이 주차장 내에 있는 만큼 서로를 배려할 ‘에티켓’이 중요해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전기차 충전시설에 내연기관차가 주차돼 눈총을 받았지만 이제는 전기차도 충전이 끝나면 다른 차에게 양보해야 한다”면서 “특히 내년부터는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갖춰진 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수소차 보급에도 관심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의 보급과 함께 수소충전소를 확충하기 위해 지자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자체 도움 없이는 인프라 확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론 정부가 내년 35대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약 2000대의 수소전기버스를 보급하려는 목표를 세운 만큼 내년 수소차 충전시설의 기반을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수소차 보급과 인프라 확충에 810억원의 내년도 예산을 편성했다. 2030년까지 국내에서 연 50만대 규모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는 목표도 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 등에 총 7조6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