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어떤 한의원에 처음 갔는데 얼굴만 보고도 구체적인 진단을 내놓는 한의사들이 있다. 신기하게 느껴지겠지만 한의학에서 진단은 얼굴의 생김과 낯빛을 보고 시작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사람은 부모의 원기와 하늘의 천기를 받아 태어나며, 내부 장기인 오장육부의 크기에 따라 얼굴의 모양과 형태가 다르고, 골격의 구조에 따라 근본 성향이 정해진다. 이렇게 타고난 성향이 자라면서 특정한 병으로 발전하므로 한의학에서는 관상으로 병을 진단해서 후천적인 질환치료에 응용한다.
얼굴의 생김새로 진단하는 일이 반드시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 원칙 정도는 존재한다. 이를 활용하면 사람을 업무에 배치하거나 본인의 적성을 찾을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선 얼굴형에 따른 성향을 살펴보도록 하자.
1. 둥근형의 얼굴
얼굴이 둥근형은 체형이 통통하고 살이 단단한 편이며, 양의 기운이 발달되어 활동적이고 성경이 원만하다. 매사에 부지런하고 적극적이지만 인내심이 부족할 수 있다. 또한 너무 열심히 일하다 보면 몸이 쉽게 상할 수 있어 늘 체력관리에 힘써야 한다.
2. 사각형의 얼굴
얼굴이 크고 각진 사각형은 골격이 크고 체력이 좋은 편으로 성격이 강직하는 책임감이 강하지만 변화를 싫어하고 고지식한 면이 있다. 강한 음의 속성으로 순환기질환, 근육 결림, 소화불량이 자주 생기므로 운동을 꾸준히 하고 체중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3. 역삼각형의 얼굴
이마가 넓고 턱이 갸름한 역삼각형 얼굴은 머리가 좋은 편이나 입이 짧다. 그래서 체구가 작고 체력도 약하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이상적인 성향이 강해서 비현실적인 면이 많으며, 마음이 늘 불안할 수 있다. 따라서 꾸준한 건강관리로 천기와 지기의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4. 계란형의 얼굴
얼굴이 길고 볼이 통통해서 미인상으로 불리는 얼굴형이다. 계란형은 키가 크고 팔다리, 허리가 가늘고 길어 몸이 냉하고 위장이 약하며 예민한 편이다. 원활하지 않은 혈액순환 탓에 잘 부으니 몸을 늘 따뜻하게 하고, 소식을 해 위에 무리를 주지 말아야 한다.
얼굴형 외에 사람의 인상과 미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는 이목구비다. 그 중에서도 눈과 코의 크기와 모양이 중요하다. 눈과 코의 모양으로 사람의 성격을 가늠할 수도 있다.
1. 눈
눈은 감정표현의 대표기관으로, 한의학에서 '간의 꽃'이라 불린다. 그래서 눈이 크면 간에 병이 잘 생길 수 있다고 한다.
크고 쌍꺼풀도 큰 눈은 겁이 많고 다혈질이며 화가 많으나 뒤끝은 없다. 긴 눈썹에 작고 둥글며 맑은 눈은 감성이 풍부하고 예민하다. 또한 상황파악이 빠르고 영리하다. 가늘고 긴 눈은 이성적이고 냉철하며 감정절제 능력이 좋아 상대를 편안하게 해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차갑고 냉정하기도 하다.
2. 코
얼굴의 중심에 위치한 코는 폐와 관련이 있어 코가 크다면 비염과 호흡기질환이 생기기 쉽다.
코는 관상학에서 복의 기운을 담고 있다. 남자의 경우 크기가 크고 콧구멍이 아래로 감춰지면 재복이 있고 납자답다고 했고, 여자는 콧대가 너무 높지 않고 끝이 오똑한 코를 좋게 봤다. 코가 휘었거나 튀어나왔다면 허리가 안 좋고 기가 잘 울체하여 기울증에 걸릴 염려가 있다.
관상이 인생 모두를 결정하고 모든 질병을 예측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타고난 성격과 성향 정도로만 이해하고, 본인과 타인을 이해하는데 참고한다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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