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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영화 신세계가 현실로? 3세대 조폭의 비즈니스 변천사!

뒷골목에서 상인들의 돈을 뜯어내던 조폭은 이제 옛말이다. 대신 이제는 탈세·횡령·주가조작 등의 범죄가 새롭게 등장했다. 조폭 전문 수사관들은 그 돈이 100조원대를 넘을 것으로 짐작한다.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다.


기업형 조폭 세계를 그린 영화 <신세계>는 번듯한 대기업의 허울을 갖춘 폭력조직 '골드문' 그룹의 기업 운영권을 둘러싼 이권 다툼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는 말끔한 슈트 정장을 차려입고 외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지만, 잔인한 칼부림은 마다하지 않는 조폭들이 등장한다.  


▒ 영화 <신세계>가 현실로? 3세대 조폭!


이렇게 지능화된 조폭은 국내에서 3세대 조폭으로 분류된다. 룸살롱·오락실 등의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자릿세를 뜯어내는 1세대 '갈취형'과 부동산 재개발·재건축 현장에 개입하는 2세대 '혼합형'에 이어 3세대 조폭은 '합법 위장 기업형'이라고 볼 수 있다. 



신세계 조폭



이들 3세대 조폭은 상장회사를 인수한 뒤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주가조작으로 수백억 원대의 이득을 챙기는 것이 이들의 주된 수법이다. 이 과정에서 폭력이나 협박을 일삼는 것은 물론이다.


조폭들이 기업탈취·주가조작 등 금융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다. 조폭은 돈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금융시장 활성화, 부동산 폭등, 벤처투자 열풍 등으로 기업 인수합병, 주가조작 등에서 큰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면서 지방 조폭들도 수도권으로 많이 올라오게 되었다.


▒ 고전적 사업에서도 변화가 보인다



폭력 조직



이와 같은 '신세계 조폭'이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조폭들은 대부분 성매매·도박장·사채금융·마약과 같은 고전적 사업에서 수입의 대부분을 얻고 있다. 하지만 고전적인 사업에서도 그 운영 형태에서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과거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던 수법 대신 이제는 조폭이 업소를 직접 경영하거나 지분을 넣는다.


과거처럼 조직 간 '전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없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조직 간 싸우면서 전국구급 조직들이 와해되고 과거 전국구 패밀리가 공권력에 의해 강제 해체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제 수사기관의 감시를 따돌리기 위해 직접 나서지 않고 '바지사장'을 내세우거나 지분을 넣는다.


▒ 지능화된 조폭, 그들에 대한 수사는?



조폭 비즈니스



불법사행산업, 사채도 조폭들이 선호하는 사업이다. 사채도 조폭이 사채업자의 청부로 채권 회수를 대신해주는 게 주업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직접 사채업자로 나서는 추세다. 요즘 기업형 조폭은 법정 이율을 지키면서 합법적으로 장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칼부림을 하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성공한 기업가로 행세하는 진화한 조폭들. 하지만 결국 도박이나 폭력 등으로 그들의 본질이 드러나고 만다. 조폭들이 지능화된 만큼, 그들을 수사하는 시스템 역시 진화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