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경제 분야가 바로 부동산일 거예요. 집값의 상승과 하락은 국민들의 경제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지요. 서울과 수도권 집값의 전반적인 하락세 속, 내 집 마련의 최적기는 언제일까요?

 

 

"이제는 이사 다니기도 힘들고 몇 년 후면 아이들 초등학교 입학도 해야 해서 경기도에 작은 새 아파트를 사려고 한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이 불투명해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서울 마포에 사는 결혼 6년차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내 집 마련’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전세 만기가 돌아오는 오는 6월, 집을 비우기 전에 매매할 아파트를 알아봐야 하지만 급하게 샀다가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기로 접어들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그렇다고 전세 계약을 연장하자니 이번 하락장을 놓치지는 않을까 하는 조바심도 드는 게 사실이다.

최근 부동산(주택) 시장이 희뿌연 안갯속에 가렸다. 집을 사려는 이도, 팔려는 이도 없어 시세 가늠조차 안 되는 상황이다. 시장 자체가 꽁꽁 얼어붙었다. 서울의 공인중개업자들은 “투자는 물론 실거주 문의도 없고 매도자 역시 당장 낮은 가격에 내놓기 꺼려하고 있어 매수·매도 모두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지난해 ‘9·13 대책’을 발표한 이후 이른바 ‘거래절벽’이 장기화되는 분위기이다.

9·13 대책은 ▷종합부동산세 강화 ▷다주택자 규제 강화 ▷임대사업자 규제 강화 등으로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수도권 공공택지 신규 공급으로 서민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부동산 공시가격 인상을 통한 조세정의 구현 등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종합대책이다. 여기에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을 지정해 주택담보대출도 옥좼다.

9·13 대책 이후 정부의 전방위 규제에 서울·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의 주택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매수 우위시장이지만 실거주자들도 선뜻 아파트를 매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집값은 무주택자가 생각하는 수준만큼 ‘뚝뚝’ 떨어지진 않았고 대출 규제는 더 강화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주택 실거주자 입장에서 ‘내 집 마련’의 적기는 언제일까.


부동산 주택시장은 ‘춘래불사춘’

 

모든 부동산 지표가 거꾸러졌다. 매매가격, 거래량, 향후 시세 전망 등 어느 것 하나 나아진 것이 없다. 그래프는 지난해 9월 정점을 찍고 9·13 대책 이후 가파르게 우하향 하는 모양새다.

한국감정원의 ‘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은 0.12% 하락했다. 그러나 하락 폭은 줄었다. 수도권은 전달 -0.15%에서 -0.13%로, 서울은 -0.20%에서 -0.19%로 하락폭이 축소됐다.

수도권은 방학 이사 수요, 개발 호재(교통·정비사업 등) 등으로 일부 상승한 지역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내리막길이다. 정책 규제, 신규 공급 증가, 그간 피로감 등에 따른 매수 대기자들의 추가 하락 기대 및 관망세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의 경우 단기 급등세를 보였던 강남(-0.82%), 서초(-0.56%) 등 강남 지역은 매수심리 위축으로 급매물만 간헐적으로 거래되고 동작구(-0.16)는 흑석동·상도동이 신규 아파트 입주 영향으로 하락하는 등 금천구(0.00%)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하락했다. 광진구(-0.02%)는 2016년 3월 이후 35개월 만에 하락으로 전환했다.

거래량은 뚝 끊겼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는 1563건으로 집계됐다. 2006년 거래량 조사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저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도 채 안 된다. 2월 강남구의 매매 신고건수는 70건으로 지난해 2월(767건)의 9.1%에 그쳤다. 서초구 역시 2월 거래량이 47건으로 지난해 2월(534건)의 8.8%, 송파구는 77건으로 지난해 2월(878건)의 8.7%에 머물렀다. 비강남권에서는 강서구 52건, 성동구 36건, 용산구 27건 등으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급격히 줄었다.

경기도 역시 주택 거래량이 5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2월 경기도 부동산 거래량은 6025건으로 지난해 2월 1만3205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2013년 7월의 5763건 거래 이후 5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2월과 비교해 과천(-94.0%), 성남(-92.2%), 광명(-89.0%), 의왕(-79.3%), 하남(-78.7%), 용인(-76.5%), 안양(-75.4%), 구리(-67.9%) 순으로 거래량이 많이 줄었다.

거래량이 급감한 지역은 대부분 수도권 내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과천·광명·하남과 성남시 분당구는 투기과열지구, 구리와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기흥구는 조정 대상지역이다. 규제지역이 되면서 대출받기 어렵고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조합원 분양권 전매 제한 등 거래 문턱이 높아져 매매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매가격 전망도 밝지 않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서울 지역의 ‘매매가격 전망 지수’는 74.7로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 치웠다.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의 향후 3개월 이내 집값 전망을 수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상승, 미만이면 하락 의견이 많다는 의미다.

서울의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지난해 7~9월 3개월간 급상승해 133으로 최고점을 찍었고 9·13 대책 이후인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97.2 ▷83.9 ▷78.1 ▷76.1 ▷74.7로 5개월 연속 하락했다.

더욱이 오는 4월, 정부의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 발표로 시장이 더욱 움츠러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토지와 단독주택에 이어 고가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오르면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더욱 커지기 때문에 ‘급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해 주택시장은 매매·전세 모두 하향 안정화가 예상된다”며 “양도소득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인상, 대출금리 상승, 주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 등으로 투자자들이 시장으로 들어올 유인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동안 많이 오른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은 약보합, 지방의 상승주인 대구·광주·대전은 강보합, 이 외 지방·지역은 하락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대로 대세 하락? 반등 시그널은 있다!

수요가 억눌렸을 뿐 사라진 것은 아니다. 매수·매도자 모두 눈치보기를 하고 있어 ‘거래절벽’에 따른 관망세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실수요자들이 시세 하락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일부 급매물 몇 건이 간간이 거래되면서 전체 시장가격을 끌어내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울 동부권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재건축 아파트 급급매만 팔리고 있다. 실거주 매물인 9억원 이하에서는 급매물이 거의 없다”며 “약세장에서 거래량이 늘려면 매수자들이 ‘지금이 바닥이다’라는 심리가 작용해야 하는데 아직은 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는 전용 92㎡가 지난해 10월 17억5500만원에 거래됐지만 2월에는 15억6000만원에 팔렸다. 또 다른 재건축 단지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도 지난해 9월 역대 최고가 수준인 19억1000만원에 거래된 103㎡가 올 초 17억원에 거래됐다.

급급매의 경우 ‘증여거래’로 의심되기도 한다. 아파트 소유자들이 지금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기대하고 ‘싸게 파느니 물려주려는’ 심리에 따른 거래양상이다. 물론 증여를 통해 보유세를 절감하려는 목적도 있다. 이 때문에 강남 3구의 경우 급격한 거래감소에 따른 증여거래가 시장가를 대변하기 때문에 매매가격 대표성에 대한 의문이 발생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월평균 200여 건 정도에 그쳤던 강남 3구의 증여거래는 최근 400여 건 수준으로 급증했다. 일반거래 급감으로 1월 주택 매매거래 중 증여 거래 비율은 무려 67%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거래절벽 상황에서 증여거래가 가져오는 자연스러운 가격 약세가 시장가를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수요층이 주로 밀집한 9억원 이하의 주택시장은 되레 오른 곳도 나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마포구 연남동 코오롱하늘채는 59㎡가 지난해 10~12월 사이 6억9000만원에 팔렸지만 올해 들어 7억500만원에 거래됐다. 84㎡ 역시 지난해 말 8억2000만원에서 올해 8억3600만원으로 올랐다. 성동구 옥수동 옥수삼성은 집값이 오르던 지난해 10월 84㎡가 7억9000만원에 거래된 후 올 초 9억5000만원까지 급등했다.

주택 매매가격의 선행지표가 되기도 하는 전세가격도 상승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3월 첫 주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0.09% 오르면서 상승 전환했다. 강남권 전셋값 하락의 ‘진앙지’로 알려졌던 약 1만 가구의 헬리오시티의 면적 84㎡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6억3384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 6억965만원 대비 2000만원가량 올랐다.

투자자의 매매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9·13 대책 이후 흐름은 서울보다 수도권 중심의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수원과 부천을 중심으로 거래가 증가했다. 분양권 시장은 서울의 매매-전세가격 차이(갭)가 커지면서 투자매력이 줄어든 부분을 경기권이 채워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금액이 작으면서도 입주나 분양, 개발이슈 등 호재성 이벤트가 집중된 지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경기권의 3월 첫 주 아파트 가격은 구리(0.09%), 부천(0.06%), 수원 권선구(0.06%), 하남(0.03%), 강북구(0.03%), 수원 팔달구(0.03%), 계양구(0.02%)가 전주 대비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4월 말 아파트 공시가격 발표를 주목하라

올해 상반기 부동산(주택) 시장은 서울·수도권 등 전체적으로 약보합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다. 박합수 KB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단기 급등에 따른 관망세,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부동산 정책 기조의 유지, 전세입자인 실수요자와 투자자 등의 매수수요도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다봤다. 그는 “전반적으로 서울은 영향 요인의 혼조 속에 보합세, 인천과 경기도도 보합세, 5대 광역시와 지방은 지역별 편차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약보합세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의 부동산 지표와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요약해 보면 실거주자라면 4월 이후 급매물을 노려볼 만하다. 4월 말 공동주택(아파트) 공시가격 발표가 나고 6월 1일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 전에 급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미 시장은 공시지가 인상이 선(先)반영됐고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고 싶어도 ‘양도세 중과’로 퇴로가 막혀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급매물이 늘어나겠지만 대량으로 물량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발표되면 보유세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할 수 있어 매도 결정을 하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이때를 매수 타이밍으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권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입주물량이 많아 조정기가 길어질 수 있다”며 “매수 타이밍을 좀 더 길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거주 매수 목적이라면 서울 또는 직장과 인접한 경기권 내에서도 ▷인구 증가 ▷소득 증가 ▷인프라(기반시설) 확충 ▷대규모 개발 계획 등을 따져 언제든 구매할 준비가 됐을 때 사도된다는 의견도 있다. 선호하는 특정 지역을 골라 꾸준히 호가나 실거래가를 점검하며 시세흐름을 읽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나 신안산선 통과지역, 지하철 급행구간과 신분당선 연장선 등 신설 역세권, 3기 신도시 등을 유망한 투자 겸 실거주 목적으로 유심히 봐야 할 지역이다.

이상우 연구원은 “현재 주택시장은 팔지도 사지도 않는다. 장이 가만히 있는 상태다. 매도든 매수든 누군가 트리거(trigger)를 만들어야 하는데 매수세로 바뀌면 곧바로 반등할 수 있기 때문에 급매물을 살 수 있는 기회마저 놓쳐버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실거주의 매수 타이밍은 언제나 오늘”이라고 조언했다.

아파트 급매물 외에도 입주권이 나오는 다세대주택이나 신규 분양도 무주택자들에게는 좋은 기회다. 임채우 전문위원은 “굳이 아파트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며 “향후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재개발이 진행 중인 다세대주택을 매입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신규 청약시장도 무주택자에게는 좋은 기회다. 분양가 통제로 분양가가 저렴하고 신축 아파트 선호도 증가로 투자 메리트도 높기 때문에 신규 분양 아파트를 적극 노려볼 만하다는 게 임 전문위원의 견해다. 그는 “또한 청약제도 개편으로 추첨제 물량 중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적으로 배정하는 것도 무주택자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강신우 이데일리 기자 yeswhy@edaily.co.kr

 

월간중앙 더 보기

국내 최대 황금 제련소에 가다!

마일리지 소멸? 걱정 NO, 맘 편하게 항공권 예매하는 방법

전 한국경제학회장이 말하는 장기불황 한국경제의 앞날은?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