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의 수장 두 명이 있어요. 바로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과 우아·딜리버리히어로 아시아의 김봉진 회장이에요. 다만 두 수장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죠. 현 상황에서 상생을 꿈꾸는 이재용 회장에 대한 여론은 점점 좋아지고 있고, 수수료 개편안을 꺼냈다가 대중의 뭇매를 맞은 김봉진 회장의 여론은 점점 악화일로예요.
UP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실적 선방·코로나 지원에 긍정 여론 확산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긍정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했다고 4월 7일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은 직전 분기 대비 8.15% 감소했지만, 지난해 1분기보다는 4.98%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 분기 대비 10.61% 줄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2.73% 늘었다. 당초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실적을 거둬 선방했다는 평가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이 6조948억원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 부회장 긍정 평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치인 시절 이른바 ‘삼성 저격수’로 통했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삼성 스스로 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로 긍정 여론이 늘고 있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4월 6일 ‘마스크 생산 숨은 조력자 자상한 기업, 스마트 공장 빛을 발하다’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삼성전자가 중소기업의 마스크 생산 향상을 지원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원으로 마스크 제작업체 4개사의 일일 생산량은 기존 92만개에서 139만개로 51% 급증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무보수로 묵묵히 경영 현안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사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국정 농단 사건 이후 경영에 복귀한 2018년부터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 여론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DOWN | 김봉진 우아·딜리버리히어로(DH)아시아 회장
독점 공룡의 수수료 개편에 ‘배신감’ 거센 비판
김봉진 우아·딜리버리히어로(DH)아시아 회장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배민)이 4월 1일부터 수수료를 개편한 것을 두고 소상공인부터 정치인까지 거센 비판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민은 “배민을 이용하는 전국 음식점 가운데 52%가 수수료 인하 혜택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배달의민족이 아닌 배신의민족”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흘러나올 정도로 여론은 싸늘하다.
이에 배민은 4월 10일 “수수료 개편을 백지화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DH와 우아한형제들의 기업 결함 심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는 심사 과정에서 수수료 개편을 집중 조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사의 인수·합병에도 적잖은 시련이 예고되고 있다.
배달 앱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 DH는 지난해 12월 배민 인수를 전격 발표했다. 양사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DH는 국내 배달 앱 시장의 99%를 차지하는 사실상 독과점 기업으로 거듭난다. 일각에서는 김봉진 회장이 기획재정부 혁신성장 옴부즈만을 맡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마저 제기된다. 배민이 소상공인의 고혈을 짜는 수수료 개편을 단행했는데, 김 회장이 ‘국내 스타트업 대표’격인 옴부즈만을 수행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의 ‘혁신성장 옴부즈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혁신성장 옴부즈만은 혁신성장을 위한 기업의 건의사항을 검토하고 제도 개선 등의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자리다. 옴부즈만은 지원단을 설치·운영할 수 있고, 필요 시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유관 기관의 장에게 협조 요청도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배민 관계자는 “조만간 수수료 개편에 대한 개선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김봉진 회장과 관련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김봉진 회장이 4월 10일 “요금 체계 변경을 백지화화겠다”고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 김 회장에 대한 비판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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