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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코로나 시대엔 캠핑장보다는 ‘이것’!

캠핑 좋아하시나요?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가 엄격해진 요즘 캠핑족들의 발걸음은 이제 캠핑장으로 향하지 않아요. 이제는 차에서 잠을 자며 여행하는 ‘차박(車泊)’이 인기를 끈다고 해요. 이를 증명하듯 캠핑용 자동차 등록 대수가 지난해보다 3.5배 늘어났다고 해요. 하지만 국립공원이나 국유림, 방파제 인근에서 야영을 하면 불법이니 현행법을 잘 살펴봐야 해요.

 

이선영씨와 아들이 인천 영종도 마시안 해변에서 낙조를 바라보고 있다. 이씨의 차량(랜드로버 뉴디스커버리)은 2·3열 시트를 180도로 접을 수 있다.

 

차에서 잠을 자며 여행하는 ‘차박(車泊)’이 최근 인기를 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면서 여행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그 덕에 코로나19 불경기에도 캠핑 관련 업계는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 시대의 맞춤 여행법, 차박을 사진에 담았다.

이선영(36)씨는 요즘 아들과 단둘이 차박을 떠나는 재미에 빠졌다. 이번 목적지는 ‘차박 성지’로 유명한 인천 영종도 마시안 해변이다. 적당한 장소를 물색해 차를 세운 이씨가 짐을 내린 뒤 시트를 접는다. 이씨는 “시트를 접어 평평하게 만들면 침대로 쓰기에 손색없다”고 말했다. 차박 입문 6개월 차인 이씨는 바다나 강을 주로 찾는다. 비교적 일교차가 적어서다. 말을 이어가던 이씨가 백사장으로 뛰어가는 아들을 보며 싱긋이 웃었다.

다만 아무 데서나 차박을 하면 불법이다. 국립공원과 국유림, 방파제 인근에서 차를 세우고 야영하는 것도 안된다. 허가된 캠핑장이 아닌 노지에서 차박을 할 때 불을 피우는 것도 법에 어긋난다. 차박을 떠나기 전 관련 법규를 꼼꼼히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경기 포천시 외곽으로 차박을 온 김준우(39)씨가 SUV 차량 지붕에 달린 텐트를 펼친다. 버튼을 누르고 기둥 몇 개를 고정하자 작은 숙소가 완성됐다. 어둠이 내리는 초저녁, 소나무 숲속에 스며든 김씨의 차는 외딴섬에 홀로 여행 온 듯 이내 어둠에 파묻혀 숲과 하나가 됐다. 빨간 랜턴 불빛이 등대처럼 빛을 밝혔다. 공용 캠핑장에 비하면 화장실 이용 등 불편한 점도 있지만, 김씨는 개의치 않는다. 김씨는 “오롯이 혼자일 때 여유를 느낀다”고 말했다.


캠핑 업계는 나 홀로 호황 중

 

루프톱 텐트 설치를 마친 김준우씨(왼쪽)가 의자에 앉아 쉬고 있다.

 

경기 일산시의 자동차 튜닝 업체 ‘사륜차고’는 차박용 차량을 전문으로 한다. 튜닝 작업에는 보통 3~4주가 걸린다. 비용은 옵션에 따라 200만~1000만원까지 다양하다. 시트를 180도로 눕힐 수 있게 하는 ‘풀 플렛(Full-flat)’ 작업은 기본. 전기 사용을 위한 보조배터리 및 인버터(전력변환 장치), 겨울철에 꼭 필요한 무시동 히터도 필수 장치로 꼽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까지 등록된 캠핑용 자동차 수가 지난해 대비 3.5배(4209대) 늘었다고 밝혔다. 이렇게 인기가 오르는 데는 지난 2월 캠핑용 자동차 튜닝 규제가 완화된 것도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사륜차고의 신준식 대표는 “문의가 작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며 “지금 접수를 해도 한 달 이상 대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 충주시의 차박 성지(聖地) ‘수주팔봉’에 모인 캠퍼들. 넓은 강변을 에워싼 차들이 차박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차박은 큰 짐 없이 심플하게 여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진·글 전민규 기자 jun.mi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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