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재정수지가 2008년 이후 계속 적자다. 덜 들어오고, 더 나가니 당연하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저성장·저출산·고령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어서다. 저성장으로 세수 확보 전망은 어둡다. 세금 낼 사람은 줄어드는데 복지 혜택을 받아야 할 사람은 더 늘어난다.
나라살림을 꾸려가려면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치의 속성상 표심을 잃기 쉬운 증세를 과감하게 시도하긴 어렵다. 담뱃값에 이어 주민세·자동차세도 올리려는 정부가 증세는 아니라고 우기는 배경이다. 이러니 ‘꼼수 증세’라는 비난이쏟아진다. 이 참에 정부가 국민에게 증세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사회적 합의를 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리지갑인 직장인으로서는 세금을 더 내는 것이 달가울 리가 없다. 하지만 세금은 사회적 복지를 확대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합리적 분담이 필요하다.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표를 위해 입을 닫는 것이 올바른 정치인지 살펴봐야 한다. 대신 소득과 무관하게 내는 간접세 뿐만 아니라 소득세를 포함한 직접세의 비중을 올릴 수 있게, 소득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제도를 구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코노미스트 1254호에서는 빗장 열린 증세 시대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