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룡은 엑스레이(X-ray), 인공 지능(AI) 등의 기술로 배터리 외관과 내부의 이물을 검사하는 장비와 솔루션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에요. 매출은 2017년 49억 원에서 2020년 114억 원으로 껑충 뛰어 3년 만에 두 배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어요. 이 기업을 이끄는 이가 바로 유광룡 대표예요.

 

 

신룡은 전기차나 반도체 장비 등의 외관이나 내부의 이물질을 검사하는 장비를 만드는 기업이다. 예를 들어 육안으로 검증하기 힘든 전기차 배터리 내부를 X레이(X-Ray), CT로 촬영한 영상을 통해 배터리 전기판의 휘어짐이나 이물질 등을 검출해 배터리 발화 등 위험 요소를 제거한다.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이 합쳐진 개별 셀 수십 개를 쌓아 올린 다음 꼭대기 층에 분리막과 음극으로 구성된 개별 셀을 붙여 하나의 배터리를 완성하는 ‘라미&스택(Lamination&Stacking)’ 제조 공정을 검사하는 장비도 만들고 있다. 현재 2차전지 검사장치 및 검사방법, 적외선 조명을 이용한 검사장치, 운송물 안착 검사장치 및 검사방법을 포함해 기술특허 8개를 보유하고 있다.

신룡은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자동차 배터리 검사장비, X레이, CT 등을 양산하며 고속 성장했다. 설립 5년 만인 2018년 64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 해에는 매출 114억원을 달성했다.

신룡의 모태는 유광룡 대표가 2013년 창업한 배터리 검사장비 업체 유비전(UVision)이다. 모바일 등 소형 배터리의 외형 치수 검사장비를 주로 취급했다. 유광룡 대표는 “2016년경 2차전지가 미래산업으로 각광받으면서 중대형 배터리 수주가 느는 것을 목격했다”며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봤고, 중대형 배터리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사명도 ‘신룡’으로 바꿨다.


험지에 고민 없이 뛰어들다


실질적인 사업 성공의 기반이 된 것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인연이었다. 2014년 LG에너지솔루션 중국 공장에서 소형 배터리용 외형 치수 검사기 납품을 수주했고, 이를 계기로 LG에너지솔루션 1차 협력사로 등록됐다. 2020년 기준 매출 약 39%가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창출됐다.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등 안정적인 고객사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밤새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격무로 인해 인력이 빠지면 다시 개발 기간이 길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유 대표 자신이 한미반도체, 세메스 등 기업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한 터라 개발 인력 공백을 메울 수는 있었지만, 영업 면에서는 계속 어려움을 겪었다.

 

유저 의뢰를 받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형식이 아니라, 각 회사가 필요로 하는 제품을 먼저 발굴해 만들어주겠다고 제안하는 방식을 취하다 보니 수요처를 찾는 일이 힘들었다. 몇 년간 제안서를 내고 거절당하기를 반복했다. 그래도 실력만으로 궤도에 올라보겠다며 도전한 일이라 이전 직장에는 3년간 전화 한 번 한 적이 없다고 유 대표는 말했다.

어려운 상황마다 특유의 추진력이 발휘됐다. “저는 결정을 빨리해요. 우선 도전한 뒤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실패하면서도 행복할 수 있잖아요. 해봐야 부족한 줄 아는 거고요. 또 끈을 놓지 않는 한 성공도 실패도 아닌 겁니다. 노력해도 안 됐던 것들이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는 되더군요.”

2017년 파우치형 배터리 AI 검사장비를 최초 개발할 때도 그 같은 철학이 작용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표면이 주머니 형태로 돼 있어 검사가 어렵다. 검사자의 정성적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표준화된 검사기준도 없다. 이에 AI를 학습시켜 인간이 판단하던 영역을 대신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유 대표 생각이었다.

 

유사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업체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워낙 개발이 까다롭다 보니 제대로 손댄 기업이 없었다. ‘남들이 안 하는 것을 우리가 해보자’며 유 대표는 개발을 결정했다.


매출 1조 기업을 꿈꾸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개발 기간이 1년을 넘어가며 자금 및 인력 부족에 시달렸다. 인력이 빠지고 충원되는 과정에서 심적 부담이 컸다고 그는 털어놨다. 그러나 1년 반가량 연구에 매진한 끝에 결국 파우치형 배터리 AI 검사장비 개발에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시기적 문제로 발주 기업이 제품을 양산하지는 못했으나 개발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축적됐다.

그 결과 신룡은 매년 한국을 포함해 중국, 폴란드, 미국 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 다양한 비전 검사기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파우치형 배터리 리드 검사 비전 시스템, 자동차 팩형 배터리 조립상태 검사 비전, 배터리 조립상태 검사 비전 등이 그것이다.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유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외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매출 10%를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것은 물론, X레이 및 AI 관련 소프트웨어 인력을 늘리고 있다.

“지금 당장 일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일이 많아질 것에 대비해 사람을 뽑고 있습니다. 수주 물량이 매달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밀려들어 오기도 하기 때문에 인력을 미리 확보해놓아야 해요.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어도 언제 상황이 풀릴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고 있습니다.”

난관을 딛고 회사를 지금 모습으로 일으킨 것에 대해 유 대표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공정한 기준에 따라 기술력과 사업성을 평가받고 싶다고 했다. IPO를 시도하게 된 것은 그런 까닭이다. 신룡은 2022년 상장을 목표로 외부 감사를 준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장비 제조 역량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점이 무기가 될 거라고 유 대표는 전했다.

최근에는 사업 다각화도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식품 관련 박람회 출전을 앞두고 있다. 주요 장비인 CT·엑스레이 기반 내부 영상 검사장비 TRV 시리즈를 활용, 포장 완료된 식품 및 의약품 내부의 이물질 및 충전, 파손, 결손 등 불량을 검사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해외 진출도 구체화하고 있다. 유 대표는 2차전지 관련 기업이 크게 늘고 있는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중국 내 영업 인력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신룡은 현재 폴란드에도 법인을 두고 있다. 주재원 10여 명이 폴란드 법인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여러 요인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하반기에는 수요처가 늘지 않을까 기대하며 미리 대비하고 있습니다.”

목표를 향한 그의 시선은 높은 곳에 있다.

“최종적으로 매출 1조원짜리 기업을 만들겠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그러려면 범용적인 제품을 만들어야겠죠. 특정 기업의 오더 베이스로 개발하면 그 회사에만 팔 수 있고, 비밀 엄수 등 까다로운 문제들이 있죠. 저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우리 회사만의 독자제품으로 우뚝 서고 싶습니다.”

 

정하은 인턴기자 jung.haeun@joongang.co.kr

사진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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