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획득하며 한국 양궁 신화를 이어갔어요.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의 눈부신 성과는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에요. 그리고 그 뒤에는 비인기 종목인 양궁을 1985년부터 37년간 체계적으로 후원해온 현대차그룹의 지원이 있었어요.

 

 도쿄 올림픽 양궁 경기장을 찾아 응원에 나선 정의선 회장.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부터 올해 양궁협회장에 재선임된 정의선 회장까지 현대차그룹은 37년간 한국 양궁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우수 인재 발굴, 첨단 장비 개발, 양궁 인구의 저변 확대에 기여해왔다. 이번 도쿄 올림픽의 성과는 정 명예회장이 양궁 발전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정의선 회장이 양궁의 스포츠 과학화와 도쿄 올림픽만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선수단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이번 대회에서 그룹의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한 인공지능(AI), 비전 인식, 3D프린팅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훈련 장비와 훈련 기법에 적용했다. 이미 최강의 양궁 실력을 갖췄지만 이를 더 완벽하게 펼칠 수 있도록 현대차그룹의 R&D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최상 품질의 화살을 선별하는 장비인 고정밀 슈팅머신,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점수 자동기록 장치,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해 긴장도를 측정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 훈련 영상 분석을 위한 자동편집 장비인 딥러닝 비전 인공지능 코치를 개발해 선수들의 훈련에 적용했다. 이와 함께 3D 프린터로 선수 손에 최적화해 제작한 ‘맞춤형 그립’을 대표선수단에 제공하기도 했다.


전폭 지원으로 세계 최강 한국 양궁 일궈


정의선 회장은 도쿄 올림픽에 대한양궁협회장으로서 참석해,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를 관전하며 사기를 북돋았다. 특히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 방역 상황을 철저히 점검했다. 정 회장은 올림픽 전에 이뤄진 미국 출장을 마치자마자 양궁 응원을 위해 급하게 일본을 찾았으며, 여자 단체전은 물론 남자 단체전까지 금메달 획득의 순간을 함께하며 주요 경기마다 열띤 응원으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제한적인 상황 속에서도 이번 도쿄 올림픽을 위해 양궁 훈련장 등 인프라부터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까지 세심하게 지원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미 지난 2019년 정 회장은 도쿄 올림픽 양궁 테스트 이벤트 대회 현장을 찾은 바 있다. 대표선수 응원 목적도 있었지만, 도쿄 올림픽 양궁 경기장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Yumenoshima Park Archery)과 선수촌 시설을 둘러보기 위해서였디. 당시 양궁협회 관계자들과 시설을 꼼꼼하게 살핀 정 회장은 한국으로 돌아와 진천선수촌에 도쿄 올림픽 양궁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세우고, 도쿄 올림픽에서 예상되는 음향, 방송 환경 등을 적용한 모의 대회를 개최하도록 했다.

 

2020년 1월에는 대표선수들이 도쿄 올림픽과 동일한 기후 조건에서 연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7월 말 도쿄와 유사한 기후인 미얀마 양곤에서 기후 적응을 위한 전지훈련도 실시했다. 미세한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양궁은 실전 적응력 향상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국제 대회 경험을 할 수 없고, 이전처럼 경기장 소음 및 관중 적응 훈련도 불가능해지자, 정 회장은 양궁 대표단이 경기장 환경과 방송 중계 상황에 최대한 적응할 수 있도록 실제와 같은 경기를 하도록 배려했다.

올해 들어선 5월과 6월 네 차례에 걸쳐 스포츠 전문 방송사 중계를 활용해 실제 경기처럼 미디어 실전 훈련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올림픽 무대에서 겪을 수 있는 중압감을 이겨내고 심리적 안정을 얻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선수들이 인터뷰에 대한 부담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문 강사를 초빙, 미디어 트레이닝까지 실시했다.

도쿄 올림픽 중 대기 시간에는 편안히 쉴 수 있도록 휴게 장소에 별도로 선수별 릴렉스 체어를 마련했으며 마스크, 미니소독제, 세척제 등으로 구성된 방역키트를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등 방역을 위한 준비에도 만전을 기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초 미얀마 양곤 전지훈련장을 방문해 선수들의 기후 적응 훈련을 직접 살펴봤으며, 지난 4월 부산에서 열린 국가대표 1차 평가전을 직접 관전하며 국가대표 최종 선발 과정도 지켜봤다.

지난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 회장은 올해 1월 열린 양궁협회장 선거에서 만장일치로 13대 양궁협회장으로 재선출되는 등 양궁인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지속적인 지원으로 양궁협회 재정 안정화는 물론 양궁의 스포츠 과학화를 통한 경기력 향상, 우수선수 육성 시스템 체계화, 양궁 저변 확대 등을 펼치며 대한민국 양궁이 세계 최정상에 오르게 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정 회장은 이미 지난 2008년 양궁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한국 양궁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양궁협회는 3기 13년에 걸친 중장기적 양궁 발전 플랜을 세워 시행하고 있다. 양궁 꿈나무의 체계적인 육성, 양궁 대중화 사업을 통한 저변 확대, 지도자·심판 자질 향상, 양궁 스포츠 외교력 강화 등 많은 성과를 거둬 경기력뿐 아니라 행정 및 외교력 등 한국 양궁의 내실 있는 발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특히 양궁협회가 원칙을 지키는 투명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협회로 자리매김하도록 했다. 양궁협회에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갑작스런 선수 발탁이 전혀 없다. 국가대표는 철저하게 경쟁을 거쳐 선발된다. 명성이나 이전 성적보다는 현재의 실적으로만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 코칭스태프마저 공채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발하고 있다.

유소년부터 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선수 육성 체계도 구축했다. 특별지원으로 일선 초등학교 양궁 장비와 중학교 장비 일부를 무상 지원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이로써 유소년대표(초)-청소년대표(중)-후보선수(고)-대표상비군-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춰졌다.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국가대표, 상비군, 지도자, 심판 대상으로 무료 영어교육까지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양궁의 인연은 정몽구 명예회장 때부터 시작됐다. 198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이었던 정 명예회장은 LA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의 금빛 드라마를 지켜본 뒤 양궁 육성을 결심하고,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현대정공에 여자 양궁단을 창단하고 이어 현대제철에 남자 양궁단을 창단했다.

 

양궁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보여준 정 명예회장은 체육단체 최초로 스포츠 과학화를 추진했다. 스포츠 과학 기자재 도입 및 연구개발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높이는 등 세계화를 향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기틀을 마련했다.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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