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가 10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수주하면서 중국을 따돌리고 월간 수주량 1위를 탈환했어요. 선가(船價) 역시 조선업계 호황기였던 2009년과 유사한 수준까지 상승하는 등 조선업 호황에 본격 진입한 분위기예요. 다만 수주 산업인 조선업 특성상 올해 수주 실적이 실제 수익에 반영되려면 최소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돼, 올해까진 뚜렷한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에요.

 
한국조선해양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사진 한국조선해양]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른 한국 조선업계는 10월 한 달간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13만CGT(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 가운데 112만CGT(52%)를 수주해 중국(81만CGT‧38%)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복귀했다. 다만 10월까지 국가별 누계 수주량은 중국 1993만CGT(756척‧49%), 한국 1579만CGT(373척‧39%), 일본 371만CGT(174척‧9%) 순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조선업 시황은 완전히 회복된 분위기다. 10월 전 세계 조선업계의 누계 수주량은 4099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1563만CGT)보다 162% 급증했다. 이는 2013년(4698만CGT) 이후 최대치다.  
 
선종별로 따지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무역 물동량 증가 기대 등으로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0월까지 1만2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1109만CGT(186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123만CGT‧16척)보다 무려 804% 급증했다.  
 
이 외에도 같은 기간 벌크선 발주량은 213%, 대형 LNG(액화천연가스)선(14만m³ 이상)은 99%, A-맥스급 유조선은 66%, 초대형 유조선(VLCC)은 58%씩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 기간 S-맥스급 유조선 발주량은 5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0월 수주 잔량은 9월 말보다 28만CGT 증가한 8903만CGT를 기록했다. 국가별 수주 잔량은 중국(3633만CGT‧41%), 한국(2882만CGT‧32%), 일본(944만CGT‧11%) 순으로 나타났다.  
 
선가 추이 역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0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달보다 3포인트 상승한 152.28포인트를 기록했다. 올해 1월(127.11포인트)보다 20% 오른 수준으로, 신조선가 지수가 150포인트를 넘은 것은 조선 호황기였던 2009년 6월 이후 12년 만이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1월 기준 선박 건조 비용을 100으로 정하고, 매달 가격을 비교해 매기는 수치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선가가 올랐다는 뜻이다.  
 
선종별 선가 추이를 보면, VLCC 1억800만 달러, S-맥스 유조선 7450만 달러, A-맥스 유조선 5900만 달러, 컨테이너선(2만2000~2만4000TEU) 1억8350만 달러, LNG선(17만4000m³) 2억300만 달러를 기록해 모든 선종 선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본격 수익 실현 쉽지 않을 듯  

 
올해 전 세계 발주량과 선가 추이 등을 보면, 조선업 시황이 완벽히 살아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수주 산업인 조선업 특성상 올해 수주가 실제 매출에 반영되려면 최소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내년 상반기까진 본격적인 수익 실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한국조선해양은 영업이익 1417억원을 달성, 지난 2분기 약 9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으나, 삼성중공업은 3분기에도 11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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