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올바른 역할이란? 농업과 기업의 상생협력 동반성장 성공사례의 기업이 있다. 파리바게뜨의 모그룹인 SPC 그룹이다. 경북 영천의 미니 사화 재배 농가와의 협업 뿐 아니라 제과용으로 많이 소비하는 과일을 비롯해 우유 등 농가의 판로 확보를 지원한다.
천덕꾸러기 취급받던 영주 미니사과 직거래해 히트시킨 사연은 유명하다. 경북 영천의 농가들이 미니사과를 재배하기 시작한 건 2007년 부터지만, 인기를 끈 건 그로부터 5년이 지나서였다. 미니사과는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불량사과로 취급 받으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런데 파리바게뜨의 모그룹인 SPC그룹은 2012년 영천시와 협약을 맺고 미니사과를 올린 케이크 ‘가을엔 사과 요거트 케이크’를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미니사과 케이크는 일반 케이크보다 4배 높은 매출을 올렸다.
SPC그룹은 영천 미니사과 케이크 판매 수익금 일부로 농가에서 사용하는 미니사과 포장상자 1만4천여 개를 새로 제작해 농가에 무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개당 1천원 하는 사과박스 제작비용이 부담스러웠던 농가들이 한시름 덜게 된 것은 물론이다.
영천 미니사과 재배농가와 SPC그룹의 협업은 지난 2월 농업과 기업의 상생협력 동반성장 성공사례로 농림축산식품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도 올랐다.
최근에는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와 MOU를 맺어 축산농가가 생산하는 국산 우유 사용량을 2020년까지 100% 확대하기로 했다. 축산농가의 수익증대에 기여하는 동시에 양질의 국산우유를 활용한 건강한 베이커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우유 재고량이 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농가들은 SPC의 이런 방침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SPC그룹은 나아가 우유 관련 제품의 판매 수익금 일부를 ‘저소득층 아동 우유 보내기 사업’을 통해 사회에도 환원할 계획이다.
이 밖에 지난 1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행복한 동반성장 협약’을 맺고 2018년까지 1조원 규모의 우리 농축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또 의성 마늘, 산청 딸기, 진주 토마토, 익산 찹쌀 등 12개 품목 전국 14개 지역 농가와 직거래 업무 협약을 맺는 등 우리 농산물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SPC그룹의 이런 사업들은 ‘공유가치경영(CSV·Creating Shared Value)’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만하다. 공유가치경영이란 기부나 후원을 넘어 기업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이윤을 함께 창출하는 활동을 말한다.
2008년 마이클 포터 하 버드대 교수와 전략·평가·리서치전문 비영리 컨설팅회사인 FSG의 공동창업자 마크 크레이머가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확장해 빈곤, 건강, 환경 등 사회적으로 풀어야 하는 영역에서 가치와 이윤 창출의 기회를 동시에 찾는 모델이다. 앞으로 기업들의 지속가능 경영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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