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글로벌 경제 전망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불확실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한 미국은 금리인상을 준비 중이고, 유로존은 여전한 부채부담에 시름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 반대로 양적완화 연장을 통해 엔화약세를 부추기고, 중국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성장둔화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각국의 엇갈리는 행보에 투자환경은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반이 탄탄한 지역을 중심으로 분산투자에 나선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자산을 배분한다면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 미국 경기가 회복되며, 금리인상 준비 중!
경기 회복세가 완연한 미국은 이제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고용과 물가 여건을 감안할 경우 내년 2분기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경제회복은 환영할 일이지만 마냥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수 있고, 원자재 시장도 불안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나와있는 2015년 경기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인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전문가들은 2015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연 3~4%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낮은 휘발유 가격과 고용시장의 개선 등으로 내수시장도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낮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유지하면서 견고한 경제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면서 주식시장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증시 낙관론자인 제레미 시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2014년 11월 18일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015년 말에 2만 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2015년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미국이 가장 안전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산업재와 유틸리티, 소재, 통신 등이 매력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일혁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미국 기업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 완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내수소비 증가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면서 “내년도 기업이익전망은 연 10% 이상의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 중국은 계속 7% 성장을 할 전망이다
2015년 중국경제는 연간 7.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고정투자 부진과 공급과잉이 지속된다는 점은 부담으로 남아있다. 중국정부는 규제와 통화를 완화하는 등 경기 연착륙 을 유도하고 있는데, 부동산시장이 언제 바닥을 치느냐가 경기 저점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글로벌 금융 시장으로 변신하려는 청사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위안화의 국제화나 금융 시장 개방 모두 이러한 행보의 일환이다. 실물경제에서도 중국은 성장 둔화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의 중산층 성장과 소비 패턴의 변화라는 중장기 트렌드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투자측면에서는 무엇보다 후강퉁 시행이 호재로 평가된다. 시장 개방이 확대되면서 외국인 투자 비중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후강퉁은 또 홍콩의 역외 위안화 중심지 역할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2015년 중국 시장 투자의 키워드는 ‘금융개혁’과 ‘내수성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서비스와 내수소비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하나대투증권 김경환 연구위원은 “중국 투자는 성장률보다 시장을 봐야하고, 시장보다는 개별기업을 봐야한다”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중산층의 내수소비가 몰리는 기업위주로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유로존 경기부양책은 별 효과가 없는 중
유로존은 여전히 부채부담에 시달리며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 정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2014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2%에서 0.8%로 0.4%p 하향조정한데 이어 2015년 전망치도 1,7%에서 1,1%로 0.6%p 낮춰 잡았다. 그러면서 “1.7% 성장률 목표는 2016년에나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경기회복은 아직 멀었고, 경기둔화가 장기화 될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이에 따라 ECB가 대규모 자산매입 등 추가 부양책 시행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다만 ECB의 경기부양은 미국식 양적완화가 아니라 민간채권 매입 규모를 확대하는 방식이 될 것을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로존 투자는 비중을 축소하라는 조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김일혁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기업이익 전망치가 반등하기 전까지는 중장기 관점에서 유로존의 주식 비중 확대가 부담스럽다”면서 “독일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적극적인 정책을 펼 가능성도 낮다”고 진단했다.
▒ 일본 “꺼져가는 성장엔진”으로 경제 부정적 전망
일본은 자산매입을 연장하며 엔화 약세를 부추기는 등 식어가는 성장 엔진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고령화와 제조업의 공동화라는 고질적인 장애물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 내부에서는 이미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2014~2016년의 일본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하향조정했는데, 2014년의 경우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 것으로 봤다.
노무라는 경기부진으로 인한 설비투자 규모의 감축을 반영, 2014년의 실질GDP가 전기에 비해 0.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0.2% 성장 전망에서 마이너스 성장으로 바뀐 것이다. 또 2015년 실질성장률은 1.6%로, 당초 예상치보다 0.45% 포인트 낮췄다.
2014년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반영해 이같이 예상 성장률을 조정했다고 노무라증권은 밝혔다. 노무라증권은 보고서에서 “일본경제가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경기후퇴 국면에 진입한데다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경제성장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