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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2015년 주목할 만한 IT업계 트렌드는?

2015년은 초기 인터넷 브라우저 넷스케이프가 기업공개를 단행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맞아 올해 주목할 만한 IT업계 트렌드 8가지를 선정했다.


1. 누구나 '~업계의 우버'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업체는 우버다. 우버는 개인 이동수단을 바꿔놓으면서 전 세계에서 관심과 경계를 한 몸에 받는다. 기업가치는 410억 달러(약 45조1000억원)에 달한다.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우버의 후광을 조금이라도 입으려 한다. '헤어스타일의 우버', '화초 업계의 우버', '잔디 관리 업계의 우버'와 같은 식이다.


우버택시


문제는 우버의 궁극적 목적이 세상 만물의 우버가 되려는 데 있다. 도서판매 업체에서 만물상으로 발전한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우버 역시 택시에서 시작해 헤어디자인, 화초, 잔디 관리, 광대 등 '우버화'가 될 법한 모든 분야를 집어삼킬 심산이다. 이 분야에서 어떤 기업이 과거 드럭스토어닷컴이나 펫츠닷컴처럼 스러져갈지 지켜보자.


2. 이젠 모두가 소프트웨어 회사

TV·제약·금융 등 과거 하드웨어 중심으로 이뤄지던 업계를 이젠 소프트웨어가 대체하거나 혁신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소프트웨어 업체라고 선언하는 회사가 많아졌다. 심지어 걸스카웃조차 무릎을 꿇었다. 방문 판매를 원칙으로 하던 쿠키 판매를 온라인으로도 허용했으니 말이다. 2015년 이후로 소프트웨어는 여러 산업 분야를 가차없이 휩쓸 것이다.


3. 생각의 속도로 움직이는 사업

이 문구는 빌 게이츠가 1999년 저술한 책 <빌게이츠@생각의 속도>에서 나왔다. 최근엔 이 문구가 업계를 막론하고 자주 입으로 오르내린다. '생각의 속도로 움직이는 사업'이란 고도로 조직된 네트워크와 초고속 의사결정을 결합한 모델이다. 


하지만 그다지 좋은 생각 같진 않다.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중국난방인지 생각해 볼 때, 그 모든 생각을 즉시 실행하는 기업은 자기 생각을 즉각 트위터에 올렸다가 구설수에 오르는 유명 인사 꼴을 면치 못할 것이다. 대신 '명상의 속도로 움직이는 사업'은 어떨까?


4. 더욱 커지는 휴대전화

구글의 넥서스6는 휴대전화지만 무전기만큼이나 크다. 휴대전화 크기는 좀 더 빠른 속도로 거대해지고 있다. "평균 화면 크기가 3인치(약 7.6cm)에서 4인치로 늘어나는 데 5년이 걸렸다. 앞으로 5인치가 되기까지는 2년이면 충분하다"고 휴대전화 7000종을 분석한 알렉스 베레도는 말했다.


구글 넥서스 6


젊은 세대는 과거 노트북으로 하던 일의 대부분을 휴대전화로 한다. 그러니 긴급 상황에서 통화하기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라면 큰 화면을 원할 만도 하다. 오래 지속될 트렌드는 아니다. 몇몇 젊은 천재가 셔츠 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고 다니는 모습이 다시 멋져 보이게 만들 새 기술을 내놓는다면 우리는 다시 손바닥 만한 휴대전화로 되돌아갈 것이다.


5. 케이블TV 시대의 종언

지난해 HBO와 CBS는 스트리밍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올해엔 다른 방송사도 뒤따를 것이다. 케이블 방송 업체들은 높은 수신료보다 낮은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다. 역사상 다른 어느 업계에서도 볼 수 없었던 수준이다.


6. 시가총액 첫 1조 달러 기업의 탄생

애플의 시가총액은 7000억 달러였다. 1조 달러까지 아직 3000억 달러가 남았다. 애플이 아마존과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을 합친 만큼 성장해야 도달 가능한 액수다. 만약 주가가 계속 상승하고 애플 CEO 팀 쿡이 사업을 망치지 않는다면 머지 않아 고지에 오를 듯 하다. 


7. 변함없는 비트코인의 잠재력

2014년엔 비트코인 투자가 시궁창에 돈을 쏟아붇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1월 940달러였던 비트코인 가치가 12월에 330달러까지 추락했다. 투자 수단으로서는 명이 다했을지 모르지만 거의 모든 벤처투자자들은 최근 금융 분야 스타트업이 가장 촉망 받는 투자처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비트코인


비트코인을 가능케 한 기술의 잠재력이 가장 큰 이유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크게 떨어졌지만 이와 관련된 기술의 잠재력은 은행과 신용카드 업계를 뒤바꿔놓을 정도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은행과 신용카드 업계는 머지 않아 케이블 방송 업체처럼 신기술의 풍파에 휩쓸리게 될지도 모른다.


8. 낚시성 기사의 종말

제멋대로 순위를 정해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는 낚시성 기사가 사라진다고? 그럴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