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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전년 2배 규모의 중간배당을 받는 방법

전년의 2배 수준인 1조원 규모의 중간배당금,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배당을 많이 받을 수 있을까? 대부분 기업이 중간배당을 주는 이유는 주주를 달래기 위함이다. 중간배당 받을 수 있는 기업을 소개한다.


▤현대자동차 &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는 사상 처음으로 지난 8월 말 2710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사진은 지난 4월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15 서울모터쇼 현대자동차 부스에서 관계자들이 둘러보고 있는 모습. / 사진:뉴시스


현대자동차는 지난 8월 말 주주에게 2710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출범 이후 첫 중간배당이자, 올해 중간배당을 실시한 기업 중 가장 많은 금액이었다. 현대차의 이번 결정은 주주 달래기의 일환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한국전력 부지를 10조원에 인수했다. 회사 잉여자금의 상당량을 부지 매입에 쓰자, 이에 실망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대차 주식을 팔아 주가가 급락했다. 그러자 주주 친화정책을 펼칠 것을 약속했다. 현대차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배당성향을 단기적으로 15%,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평균인 25~3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현대차의 배당성향은 8.52% 수준이었다. 이에 보통주와 우선주 투자자에게 주당 1000원의 중간배당을 지급했다.


삼성전자도 주당 500원씩 지급하던 중간배당 금액을 1000원으로 늘렸다. 올해 지급한 중간배당 금액은 1293억원이다. 모바일 부문의 실적 둔화가 이어져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주 친화정책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막으려는 뜻에서다. 삼성전자의 배당수익률은 2012년 1.0%, 2013년 1.1%, 2014년 1.3%로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노아람 KBD 대우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기업의 사내 유보금에 과세하는 기업소득환류세가 올해부터 효력을 발휘하고, 기업들의 대내외 환경이 불안해지면서 기업들이 주주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연기금, 배당 확대 요구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장사 37곳이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현금 배당 금액은 1조600억원이다. 이번 배당 금액은 지난해 4596억원의 2배 수준이다. 올해에는 현대차와 우리은행이 첫 중간배당을 실시한 데 이어 기업들이 배당 금액이 늘렸다. 올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에쓰오일(150원→1100원), 하나투어(600원→700원), 금비(300원→500원) 등이 중간 배당을 늘렸다.


KDB대우증권은 올해 기업들의 평균 배당성향은 13%, 배당수익률은 1.3%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9.2%, 배당수익률은 1.1%였다. 기업들이 배당을 늘린 측면도 있지만 정부는 물론 연기금과 같은 장기 투자자들도 기업들의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세제개편을 통해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에 대해 배당금에 대한 세율을 인하(14%→9%)하는 배당소득 증대세제 정책을 내놓았다. 국내에서 가장 큰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은 지난 4월 위탁 운용사 6곳을 선정해 국민연금과 한국거래소가 공동개발한 NPS-KRS배당 지수를 벤치마크 삼아 배당주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한 기업에 합리적인 배당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기업은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명단을 공개할 방침이다.



이에 배당을 늘리겠다는 발표하는 기업도 늘었다. 두산은 올 연말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500원 높인 주당 4500원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만도도 지난해(2000원) 대비 2.4배로 늘린 주당 4800원의 연말 배당을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때문에 연말 배당금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944곳이 현금 배당을 실시했고 총 배당금은 15조4236억원이다. 노아람 KBD대우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고배당을 실시해온 기업들과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배당 금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예상을 종합해보면 올해 배당수익률이 늘어날 기업으로는 SK텔레콤·기업은행·KB금융·신한금융지주·휴캠스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은행주가 눈에 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은행 자율성·책임성 제고 방안 발표에 따라 자본력이 양호한 일부 은행들이 올해 배당성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은행주들의 올해 기대 배당수익률이 3.3%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중 신한금융·기업은행은 수익이 안정적인데다 전통적으로 배당을 많이 해온 만큼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올해 예상 현금 배당수익률은 2.71%로 최근 3년간 평균 배당수익률(1.77%)을 웃돌고, 기업은행도 3.57%로 최근 3년 평균치(3.05%)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3년 동안 배당수익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기업도 주목할 만하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인 기업 중 최근 3년 동안 배당수익률이 꾸 준히 오 른 기업은 삼성전자·기아차·KT&G·두산중공업 등이다. 특히 KT&G는 전통적으로 고배당 성향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실적 안정성이 큰 종목으로 꼽힌다. KT&G의 배당수익률(보통주 기준)은 2012년 3.96%, 2013년 4.3%, 2014년 4.47%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배당 수익률은 3.17%로 2012년(1.66%)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KT&G는 담배 수요가 다시 회복되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3분기 KT&G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1조1600억원, 영업이익은 0.5% 증가한 34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배당금이 늘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통상 연말이 되면 배당금을 받기 위한 틈새 투자처로 꼽혔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투자자들에게 이젠 장기 투자처가 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5개 배당주 펀드에는 올 들어 9월 9일까지 2조7755억원의 돈이 들어왔다. 배당주 펀드 전체 운용 규모는 9조원을 넘는다. 최근 1개월간 들어온 자금만 3591억원이다. 에프앤가이드 이승현 연구원은 “국내외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배당주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주 펀드에 2조원 넘게 몰려


펀드 수익률은 국내외 펀드 보다 선방하고 있다. 배당주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3.34%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13%다. 개별 펀드 수익률 가운데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증권이 16.8%로 수익률이 가장 높다. 그 다음으로 KB액티브배당 증권(14.4%), 트러스톤장기고배당증권(13.5%)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배당투자로는 최소 3년 이상 장기로 투자해야 기대 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투자는 단순히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배당을 꾸준히 하면서 배당 확대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