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서 '국민애교왕'으로 등극한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 혜리.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통해 '국민딸'로 등극하며 포브스코리아 선정 2016 파워셀레브리티에 선정되기도 했다.
방송계 말로 요즘 대세다. 인기를 언제 실감하나?
예전에는 10대나 20대 팬들이 알아봐 주셨는데 이제는 어머님들이 지나가다가 ‘덕선아~’ 부르시더라고요.(웃음)
드라마 끝나자마자 밀린 광고만 수십개라던데.
정말 눈코 뜰새 없이 바빠요. 생각지도 못하게 큰 사랑을 받아서 기쁘기는 한데 막상 끝나니까 시원섭섭한 기분이에요. 어안이 벙벙하기도 하고...
덕선이와 혜리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인가?
대본을 읽는데, 감독님이 ‘네가 나온 <진짜사나이>를 한번 보고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전 무의식적으로 그냥 한 행동들인데, 감독님은 그 모습을 다시 연구하래요. 그게 덕선이라고요. 저도 모르는 저를 많이 보신 것 같아요. 그래서 덕선이를 제스처나 걸음걸이나 표정으로 많이 녹여내려고 했어요. 예를 들어 덕선이가 구부정한 자세로 눈치를 보거나, 혼나기 직전 겁먹은 표정 같은 거 있잖아요. 덕선이의 약간 바보 같은 표정이 바로 평소의 제 모습에서 끄집어낸 거래요. 하하.
보라와 덕선이의 생일이 비슷해서 보라의 생일만 차려주는 장면에서 덕선이가 ‘나하테는 왜 계란 후라이 안 해줘’라면서 울부짖잖아요. 그 장면이 인상적이라는 분들이 많더라.
제가 웃음도 많고 눈물도 많은 편인데요. 연기할 때 진짜로 울면 안된다고는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진짜 울었어요. 가족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나더라고요.
가족이 원동력이라고 말한 것을 어디서 들은 듯 하다.
제가 연예인으로 데뷔한 이유 중 하나가 가족이기도 했거든요. 어렸을 때 경기도 광주 시골마을서 살다가 중학교 때 서울에 왔어요. 손바닥만한 집에서 7년 정도 살았어요. 시골 살 때는 우리 집이 못 산다고 느껴진 적이 없었는데, 서울에 오니까 격차가 느껴지더라고요. 우리 가족 이사시켜 주고 싶어서 공부를 진짜 열심히 했어요.
혜리와 덕선은 이 부분에서 닮았다. 드라마 대사 중 “우리는 언제 반 지하에서 벗어나냐?”는 막내의 투정에 아버지가 난처해하자 둘째 덕선은 “걱정 마, 아빠!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아파트 사줄게”라고 말한다. 현실의 혜리는 꿈을 이뤘다. 20대 연예인 100억 부자 명단에 오른 혜리는 “최근 아버지 차를 바꿔드리고 집도 이사했다”고 말했다.
100억 부자, 실감하나?
아니요, 100억이라는 숫자가 맞는지 모르겠는데, 그 수치는 ‘그만큼 열심히 했다’라는 성적표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얼마를 벌었다는 게 중요하다기보단 앞으로 더 노력하라는 과제로 느껴져요.
나이에 비해 참 성숙한 것 같다. 그래도 뭘 사고 싶었던 건 있지 않나?
돈 욕심이 많은 건 아니에요. 저한테 쓰는 걸 아까워하는 편이죠. 쇼핑도 잘 안 하고 옷을 사거나 가방 같은 걸 사는 것도 안 좋아하는 편이에요. 저는 일하면서 스트레스 푸는 타입인 거 같아요. 바쁜 생활에 적응이 돼서 일할 때가 가장 즐거워요.(최근 혜리는 본인 명의로 사랑의 열매 측에 5천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중에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좋은 작품은 시청자와 같이 만들어 나간다고 생각했어요. 공감하고 이야기하며 함께 호흡하는 거죠. 앞으로도 그런 작품을 하고 싶어요. 또 시청자와 캐릭터에 잘 공감할 수 있는, 공감 능력이 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성격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는 것’이란다. 감추려고 노력을 해도 어느 순간 오롯이 발현된다는 것. 철없지만 씩씩하고 굳센 덕선은 1988년에만 존재하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드라마를 위해 ‘창조된’ 덕선이 아닌 과거로 돌아간 혜리의 ‘응답’처럼 느껴졌다. 공감 능력이 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녀의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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