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사업으로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넷마블(Netmarble) 설립자, 방준혁.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사업에 뛰어든 남다른 기질을 가진 기업가 방준혁을 만나봤다. 




  넷마블을 창업하기까지

한국 게임산업의 최고 부호들은 명문대에서 컴퓨터과학이나 소프트웨어공학을 전공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나 방 의장은 예외다. 그는 대학에 가지 않았다. 서울 중심가에서 벗어난 가리봉동에서 가난하게 자랐고, 고등학교 2학년 때 중퇴했다. 시험 성적을 잘 받기 위해 무조건 암기만 하는 한국의 경직된 교육제도에 환멸을 느꼈다고 한다. “관심 있는 분야에 관해 깊숙이 배우고 싶어서 그랬다”고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영화에 관심이 있었던 그는 1990년대 말에 온라인 영화콘텐트 서비스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는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가 아직 초기단계에 있었고, 접속 속도가 느렸다. 그는 2년 만에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 “성공하진 못했지만, 콘텐트가 좋아야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방 의장은 게임산업으로 눈을 돌렸다. 당시에는 정부 주도로 인터넷 인프라의 대대적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면서 온라인 게임이 꽃을 피우기 시작할 때였다. 1997~98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시작되면서 비틀거리던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가 IT 산업에 지원을 집중할 때였다. 투자자로부터 8만8000달러를 모집하고 직원 8명을 고용한 그는 2000년 넷마블을 창업했다. 여성과 10대 청소년을 주요 대상으로 한 캐주얼 게임업체였다.



  잠시 회사를 떠나다

넷마블의 성공으로 많은 대기업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CJ그룹이다. 2004년 방 의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만남을 가졌고, 합병에 합의했다. 합병으로 넷마블의 사명은 CJ 인터넷으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사업을 확장할 좋은 기회임을 깨달았다”고 방 의장은 말했다. “직원들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정말 그랬다. “건물이 멋진 걸로 유명한 CJ 신사옥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이름도 CJ 인터넷으로 바꾸니까 우리 직원들이 갑자기 결혼하기 시작했다.”


방 의장은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슈팅게임 넥슨의 서든어택을 서비스하는 계약 체결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제 막 싹을 틔운 모바일 시장에 들어간다는 중요한 결정도 내렸다. 그러나 거침 없는 질주에는 대가가 있었다. 2006년 방 의장은 건강이 악화돼 모든 권한을 CJ에 일임하고 회사를 떠났다. “거의 쉬지 않고 일했다…. 너무 지쳤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는 게임산업을 떠나 5년간의 공백을 가졌다. 그저 수동적 투자자로 주식 거래를 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았다. 방 의장은 휴식 기간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말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게임회사를 세우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에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멀리서 찾을 필요는 없었다. “휴식 3년 차에 접어들면서 게임사업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CJ에서 회사가 심각한 상황에 처했으니 와서 도와줄 수 있겠냐는 부탁이 왔다.”


넷마블 자체 평가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CJ 인터넷이 개발하거나 퍼블리싱한 32개 게임 중 대부분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었다.” 게임산업 경험이 없는 CEO가 사업을 총괄했고, 회사는 새로운 트렌드를 재빨리 받아들이지 못했다. 회사 수입의 3분의 1을 차지하던 넥슨의 서든어택 서비스권도 빼앗겼다.



  스마트폰 게임시장 공략, 화려한 복귀

회사로 돌아온 방 의장은 이미 포화된 PC 게임시장을 떠나 스마트폰 게임시장으로 공략 대상을 바꾸었다. 한국에서 스마트폰 배급이 빠르게 확대되는 걸 본 그는 “스마트폰으로 새로운 문화가 시작되겠다. 단순한 전화기 이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퓨리서치 조사를 보면 현재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무려 88%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


2014년 중국 최대의 인터넷 기업 텐센트에서는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콘텐트 확대를 위해 5억 달러를 내고 지분 28%를 가져갔다. (현재 보유율이 25%가 조금 넘는 텐센트는 3번째 대주주로 있다. CJ 자회사 CJ E&M의 지분이 31%, 라이벌 엔씨소프트의 지분이 10%다.) 수입의 거의 대부분을 앱에서 얻고 있는 상황에서 방 의장은 “마음 속에 온통 모바일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는 중이다. 게임 카테고리가 전세계 수입 및 다운로드 기준 1위를 차지하는 앱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의 성숙률이 어느 때보다 빨라지고 있다. 신규 게임이 성장 포화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은 지난해 60% 감소했다. 1년 전만 해도 평균 50주였던 시간이 17주를 갓 넘기는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앱 애니는 보고했다. 3년 전만 해도 이 기간은 10배가 길었다. “게임 출시 이후 신규 다운로드 수가 뜸해지기 시작할 때까지 이제는 4개월 정도가 걸린다. 성공을 하려면 개발 사이클을 빨리 돌리고 지속적인 혁신을 해야 한다”고 앱 애니는 설명했다. “대형 퍼블리싱 업체들이 새로운 게임을 배급하자마자 히트 작품을 내놓는 새로운 퍼블리싱 업체가 끊임없이 나오면서 시장 파편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방 의장은 상장을 통해 극복하려 한다. “시장의 메이저 업체로 성장하고자 한다…. 글로벌 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서 새로운 게임 개발을 확보하겠다”고 그는 말했다. “아시아에서의 성공을 넘어 미국에서 승부를 보겠다. 미국에서 성공한다면 서구시장 전체에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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