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페라리·람보르기니·포르쉐·마세라티·메르세데스 AMG는 자동차 매니아들의 마음을 들었다놨다 해왔다. 올해 역시 시선을 사로잡는 최신 슈퍼카들이 자동차 매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자동차 매니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시선을 빼앗은 수퍼카 5대를 만나보자.
소리만 들어도 고개가 돌아가는 자동차가 있다. 묵직한 엔진 소리와 화려한 색상, 비행기를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이 눈에 들어 온다. 수퍼카들은 이미 한국 거리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연비나 트렁크 크기 같은 실용성은 이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브랜드 고유의 개성과 성능을 극대화한 자동차가 살아남는 시장이다.
수퍼카 시장은 해마다 꾸준히 성장 중이다. 지난해 경기 불황 뉴스가 경제면을 장식했음에도 수퍼카 브랜드는 글로벌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람보르기니는 지난해 3457대를 팔았다.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이다. 포르쉐 판매도 지난해 6% 성장했다. 23만7778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유럽에서만 7만8975대를 팔았고, 중국에서 6만5246대 그리고 미국에서 5만4280대를 판매했다. 롤스로이스도 지난해 크게 웃었다. 4011대를 판매했는데, 113년 롤스로이스 역사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최고 판매 연도는 2014년으로 모두 406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한국에선 수입차 성장세가 주춤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15년 24만3900대를 기록한 수입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7.6% 줄어든 22만5279대를 기록했다. 연비 파동에 법인차 과세 개정안, 경기에 영향을 받은 고소득 전문직이 몸을 사렸다. 하지만 수퍼카 시장은 전혀 달랐다. 수퍼카 브랜드는 약진을 계속했다. 포르쉐는 지난 한 해 동안 한국 시장에서 3187대를 판매했다. 2010년 705대에서 네 배 가까운 성장이다. 페라리는 95대에서 122대로 28.4%, 람보르기니는 4대에서 20대로 늘어났다. 롤스로이스 연간 판매량도 2010년 18대에서 지난해 53대로 늘었다. 수입차 시장이 쪼그라드는 와중에서도 수퍼카 시장은 오히려 성장한 셈이다.
수퍼카는 자동차 분야에선 대체제가 없는 수퍼리치의 애호품이다. 연간 비용 처리 한도를 800만원 이하로 제한하는 법인차 과세 개정안은 수입차 업체에 큰 타격을 입혔다. 하지만 이마저도 수퍼카 소비자에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곳엔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 소비계층이 있다. 여기에 모터스포츠의 대중화에 속도가 붙었고,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부자들이 계속 늘고 있다. 한국 수퍼카 시장의 성장을 보며 수퍼카 브랜드들도 속속 신차를 선보이고 있다. 페라리는 지난해 파리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페라리 GTC4루소 T 모델을, 람보르기니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시장에 공개한 아벤타도르S를 올해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벤츠에선 수퍼카 모델인 AMG E 63을 한국에 선보인다. 수퍼카에 버금가는 세단과 SUV도 출격을 대기 중이다. 마세라티 르반떼와 포르쉐 파나메라다. 2017년 한 해 내내 한국에선 수퍼카 바람이 강하게 불 전망이다.
▒ 더 편하게, 포르쉐 파나메라 | 더 강력하게
포르쉐 파나메라는 고급 세단의 편안한 주행 성능과 강력한 스포츠카의 주행 능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은 모델이다. 2009년 첫 선을 보인 이후 꾸준히 진화해왔다. 올해 한국에는 지난해 6월 베를린에서 공개한 최신 모델이 들어 온다.
브랜드 고유의 DNA 덕에 한눈에 포르쉐 모델임을 알아 볼 수 있다. 전면부는 포르쉐 718, 후반부는 911 디자인의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4도어 세단에서 오는 넓은 공간과 다양한 편의사향이 있어 포르쉐 스포츠 라인과 차이를 주었다. 이전 모델에 비해 성능도 크게 향상됐다. 엔진과 변속기를 완전히 재설계하고 섀시의 완성도를 높였으며 실내 디스플레이를 추가했다. 구형보다 차체가 커졌음에도 포르쉐의 디자인 아이콘 911의 스타일과 연계된 포르쉐 특유의 플라이라인을 통해 더욱 세련되고 역동적인 실루엣을 갖췄다.
강력한 바이터보 엔진과 8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PDK)를 장착해 연료 효율성과 파워 모두를 충족시켰다. 파나메라 터보의 4.0리터 V8 가솔린 엔진은 550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며, 파나메라 4S의 2.9리터 V6 가솔린 엔진은 440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파나메라 4S 디젤은 422마력의 출력을 내는 4.0리터 디젤 엔진이 있어 86.7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여기에 섀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3 챔버 에어 서스펜션, 리어 액슬 스티어링, 액티브 롤 제어, 4D 섀시 컨트롤 등 새로운 기능도 추가했다.
▒ 질주 본능 이어온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S | 가문의 명차
람보르기니 V12 미드쉽 스포츠카엔 족보가 있다. 50년 전 나온 미우라가 시작이다. 이후 계보는 쿤타치, 디아블로, 무르시엘라고로 이어졌다. 2011년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아벤타도르는 지금 람보르기니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모델이자 무르시엘라고의 아들뻘 차종인 셈이다. 1월 한국에서 출시한 아벤타도르S는 성능을 더욱 향상시킨 고성능 질주머신이다.
이 차의 앞부분은 전투기인 F-22 랩터에서 영향을 받았다. 곡선을 살린 유선형 차체도 거부했다. 날카롭게 각이 진 모습이다. 공기 저항을 줄이기보다는 찢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시동버튼은 전투기의 미사일 버튼처럼 덮개가 있다. 외관뿐 아니라 주행 능력도 강력하다.
람보르기니는 연비에 구애 받지 않고 차를 개발해온 브랜드다. 탁월한 성능을 인정받으며 성장해왔다. 아벤타도르S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 차엔 6.5 V12 자연흡기엔진이 있다. 740마력, 5500rpm에서 690Nm의 토크를 자랑한다. 성능은 제로백 수치를 보면 이해가 쉽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2.9초면 가능하다. 제로이백(0-200㎞/h)도 8.8초라는 탁월한 성능을 보여준다. 여기에 람보르기니 최초로 상시 4륜 구동 시스템을 도입했다. 추진력과 주행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스테파노 도메니칼리 회장은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는 차세대 아벤타도르 모델이자 수퍼 스포츠카의 발전에 큰 획을 그을 최신 기술과 퍼포먼스를 총망라한 모델”이라며 “아벤타도르는 시각적 디자인·최첨단 기술·드라이빙 퍼포먼스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모델로 수퍼 스포츠카의 기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고 강조했다.
▒ 일상으로 다가온 페라리 GTC4 루쏘 T | 수퍼카
페라리 최초의 8기통 4인승 모델 ‘GTC4루쏘T(GTC4Lusso T)’가 한국에 상륙했다. 장거리 여행은 물론 출퇴근과 대형마트 장보기까지 수월하게 해낼 수 있는 다목적 수퍼카다. 페라리만의 우아함과 편안함 그리고 스포티함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GT(Grand Tourer) 콘셉트의 모델이다. GT는 그랜드 투어러의 약자다.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대형 자동차라는 의미다. 이 분야의 강자는 프리미엄 자동차였다. 고성능 세단에 들어가는 기술을 응용해 GT를 만들어왔다. 지난 수년간 수퍼카 브랜드는 영역을 넓혀 왔다. 사륜구동에서 SUV, 그리고 GT 모델을 출시했다. GTC루쏘T는 페라리를 대표하는 GT 모델인 셈이다. 후륜 구동과 사륜 조향 시스템의 결합, 무게 배분의 조정(46:54)과 12기통 모델 대비 50의 감량을 통해 역동적인 주행능력을 확보했다.
이번 모델에 탑재된 3.9리터 8기통 터보 엔진은 2016 올해의 엔진상에서 ‘올해의 엔진 대상’을 포함, 4개 부문을 동시에 석권한 바 있는 페라리 8기통 트윈 터보 엔진의 최신 버전이다. 8000rpm에서 61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며, 3000rpm과 5250rpm 사이에서 최대토크 77.5kg·m를 기록한다. GTC4루쏘 T는 일상의 도심 주행에서 최적의 면모를 발휘한다. 고속 주행 시에는 강력한 사운드를 통해 감성을 자극하고, 저속 주행 시에는 정숙한 모습을 보인다. 또한 RPM 전 구간에서 고른 토크 배분으로 부드럽고 빠른 응답성을 제공해 편안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GTC4루쏘 T의 다이내믹 컨트롤 시스템은 더욱 민첩해진 반응 속도로 운전자의 차체 제어력을 높였다. 특히 사이드 슬립앵글 컨트롤(SSC3)이 결합된 4WS(rear-wheel steering) 시스템은 뒷바퀴를 앞바퀴와 동일한 방향으로 조향시켜 최적의 코너 주행 성능과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한다. 페라리 한국·일본 총괄 디렉터 레노 데 파올리(Reno de Paoli)는 “GTC4루쏘 T는 페라리 그랜드 투어러의 새로운 콘셉트를 제시하는 모델”이라며 “한국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도심에서의 일상 생활과 주말 여행, 레저 활동 모두에서 다방면으로 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고를 원하는 메르세데스 AMG E63 4MATIC | 당신에게
메르세데스 벤츠는 올해 한국에서 메르세데스 AMG E 63 4MATIC 모델을 준비 중이다. 2016년 LA 오토쇼에서 처음 소개한 초고성능 세단이다. 모습은 E 클래스지만 성능은 수퍼카에 버금간다. 571마력을 발휘하는 4.0리터 바이-터보 V8 엔진을 장착해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3.5초 만에 주파한다. 10세대 E-클래스에 장착된 엔진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경쟁 모델인 BMW M5보다 앞선 주행능력이다.
벤츠에서도 AMG는 특별한 브랜드로 꼽힌다. 벤츠는 회사의 역사가 자동차의 역사일 정도로 수많은 최초 기록을 만들며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왔다. 성공한 사람들의 최종 선택지가 벤츠일 정도로 품격과 성능을 함께 인정받아왔다. 하지만 어디나 예외는 있는 법. 벤츠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벤츠 모델을 구입한 다음 취향에 맞게 개조했다. 그중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은 업체가 1967년 설립된 AMG다.
AMG는 벤츠 세단을 경주용 자동차로 만들기 시작했다. 엔진, 브레이크, 변속기를 바꿔 달았는데 솜씨가 탁월했다. 감탄한 벤츠 경영진은 AMG와 함께 자동차를 만들다 지난 2003년 지분 100%를 인수했다. 지금 AMG 로고가 붙어 있는 모델은 가장 빠르고 강력한 벤츠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에 출시한 AMG E 63 모델을 수퍼카로 꼽는 이유다. 모든 AMG 엔진은 수작업으로 만든다. AMG E 63에 장착된 바이-터보 V8 엔진에도 직접 만든 자동차 장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토비어스 뫼어스 메르세데스 AMG 회장은 “AMG E 63은 벤츠의 다음 세대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보여주는 모델”이라며 “최고의 주행 능력을 원하는 이들에게 이 차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 지중해의 마세라티 르반떼 | 바람을 느낀다
르반떼(Levante)는 부드럽게 불어오다 한순간 강풍으로 돌변하는 ‘지중해의 바람’을 의미한다. 마세라티가 브랜드 최초의 SUV를 르반떼로 선택한 것은 강렬하게 몰아치는 주행능력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르반떼는 마세라티의 디자인 철학을 계승한 감각적인 외관과 탁월한 주행능력이 돋보이는 SUV 모델이다.
르반떼 라인업 중 최상위 모델인 ‘르반떼 S’는 3.0 V6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과 ZF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으며,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59.1㎏·m의 성능을 갖췄다. 제로백(시속 100㎞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5.2초에 불과하며, 최고 속도는 264㎞/h로 동급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연비는 리터당 6.4㎞다.
3.0 V6 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한 르반떼 디젤은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61.2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6.9초이며, 최고 속도 230㎞/h, 연비는 리터당 9.5㎞(도심 8.7㎞, 고속10.7㎞)다.
르반떼는 역동적이면서도 공기역학에 최적화된 쿠페 형태의 디자인으로 SUV모델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공기저항계수 0.31을 실현하였으며, 동급 최고 수준의 낮은 차체 설계를 구현하는 등 스포츠카 드라이버도 만족할 만한 최상의 퍼포먼스를 지향한다. 삼지창이 새겨진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 측면 휀더에 자리 잡은 사다리꼴 형태의 에어 벤트, C필러에 새겨진 ‘세타(Saetta)’ 로고 등 한 눈에 마세라티 모델임을 알아볼 수 있는 브랜드 시그니처 디자인도 다수 적용했다. 비스듬히 기운 뒷유리창과 유선형 디자인, 4개의 머플러 팁이 강조된 차량의 후면부는 고성능 스포츠카의 면모를 드러낸다.
마세라티가 내세우는 개인 맞춤형 인테리어 제작 서비스도 르반떼에 적용된다. 시트 가죽은 총 28가지의 인테리어 색상 조합이 가능하며 대시보드, 핸들, 헤드라이닝 등 실내를 개인 취향에 따라 맞춤 주문할 수 있다. 실내 인테리어 패키지 옵션은 ‘럭셔리 패키지’와 ‘스포츠 패키지’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세련된 디자인과 기술이 반영된 다채로운 내외관 옵션을 조합할 수 있다. 마세라티의 희소가치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 ‘에르메네질도 제냐’ 옵션은 럭셔리 패키지를 통해 선택할 수 있다. 주행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여주는 각종 첨단 사양들도 탑재했다. 오토 스타트 앤드 스톱,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차선 이탈 경보 장치 등 다양한 최신 주행 지원 시스템이 기본 사양으로 적용했다. 르반떼는 2가지 가솔린 모델과 1가지 디젤 모델 등 총 3가지 라인으로 출시되며, 국내 가격은 기본형을 기준으로 ‘르반떼 디젤’ 1억1000만원, ‘르반떼’ 1억1400만원, ‘르반떼 S’는 1억4600만원부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