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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bes Korea

여성들이여 안심하고 투자하라

여성들의 학력 수준이 높아지고 기대 수명이 남성보다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부문에서도 여성 투자자들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성들을 위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비롯해 여성 전용 투자 포트폴리오까지 금융 전반에 대한 여성들의 투자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해 나가고 있다.


▒ 여성 투자자를 위한 자산관리 전문 서비스


여성은 남성보다 오래 살며, 수입은 더 적고, 투자에 대해 과도한 자신감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더 적다. 그렇다면 과연 여성은 추가로 수수료를 내고 여성투자자에 특화된 맞춤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활용할 것인가?

자산배분서비스를 받겠다는 계약서에 서명하고 새로운 금융자문가를 고용했다면, 아마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수용하겠느냐고 묻는 질문지를 받게 될 것이다. 여성고객을 겨냥해 고안된 새로운 ‘로보’ 투자사이트 엘레베스트는 다른 접근법을 취한다.



“자신이 얼마만큼의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지 아는 사람은 실제로 없습니다.” 엘레베스트(Ellevest)의 최고경영자이자 공동창업자인 샐리 크로첵이 단언한다. 하지만 샐리 크로첵의 말에 따르면 남성고객은 평균 혹은 그 이상의 리스크를 허용할 자세가 되어 있다고 대답하는 반면, “여성 고객은 대화를 중단하고 조사를 해 봐야겠다고 이야기한 후 절대 다시 찾아오지 않습니다. 여성고객의 투자는 이 지점에서 갑자기 중단되는 것이죠.”



엘레베스트의 독자적인 연구에 기반한, 그리고 여성은 중대한 사안에 대해 추측하는 것을 상대적으로 꺼린다는 학계의 연구결과가 뒷받침하는 이같은 현상은 그 자체로서는 여성고객만을 위한 별개의 투자플랫폼을 개발한다는 아이디어를 정당화하지는 않는 듯하다. 하지만 샐리 크로첵과 크로첵을 지원하는 거물투자자들은 여성고객의 행동에 대한 이 같은 통찰력에 더해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살며 수입이 더 적고 월스트리트를 혐오한다는 사실을 고려했다. 이들은 여성전용 투자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 자신했고, 이 서비스를 11월 일반대중에 공개했다.



엘레베스트는 연간 자산의 0.5%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대가로 여성고객에게 은퇴, 주택구매 혹은 자녀계획과 같은 구체적인 목표와 연동된 저축계획 및 맞춤화된 저비용 ETF상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이 정도 액수는 실제투자자문가의 도움을 빌릴 경우 지불하는 수수료에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최대규모의 독립 로보어드바이저업체인 베터먼트에서 통상적으로 청구하는 수수료에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한다. 지난 2월 마찬가지로 여성고객을 겨냥해 사업을 시작한 후발업체 워스FM 역시 수수료를 0.5%로 책정했다.


올해 52세의 샐리 크로첵은 엘레베스트 브랜딩 전략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다. 10년이 넘게 크로첵은 월스트리트의 익히 알려진 유명업체에서 일했다. 모기업 뱅크오브아메리카가 2011년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메릴린치에서 해고당한 후, 크로첵은 여성고객을 위한 수호자로 변신했다. 2013년 크로첵은 사업가 및 전문직 여성을 위한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85브로즈를 인수하고 사명을 엘레베이트네트워크로 바꾸었다.



이와는 별개로 출범시킨 엘레베스트 웹사이트는 “돈은 힘이다”라는 홍보문구 및 ‘#금융페미니스트라’는 해시태그를 내세우며 장안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엘레베스트는 맨하탄에 위치한 본사 근처에 전화부스 광고란을 사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실루엣과 함께 “뉴욕의 여성이여, 문제가 생길 때를 대비해놓자”라는 도발적인 문구를 등장시켰다.



하지만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추산에 따르면, 2015년 북미지역 투자가능자산의 35%를 여성이 소유하고 있으며, 밀레니얼 세대 여성들의 학부 및 대학원 학위취득률이 남성을 추월하고 여성의 수명이 남성보다 더욱 늘어나면서, 여성투자자들의 비율은 꾸준히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세룰리어소시에이츠는 최근 금융업계 고객들에게 “귀사와 거래를 하지 않았던 미망인”들이 남편 사망 이후 투자거래처를 바꾸는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세룰리는 오직 남성고객과 연락하며 모든 서한을 처리했던 금융자문가가 남성의 사망 후 미망인에 의해 해고당한 사례를 지적했다.



하지만 학계 및 업계의 연구에 따르면 성별간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예를 들어 여성은 손실위험에 대해 더욱 많이 걱정하며, 자신의 투자실력에 대해 과다한 자신감을 보일 가능성이 적고, 투자수익이 줄어들 수도 있는 선제적인 주식거래에 참여할 가능성이 더 낮다. (다시 말해 여성은 태생적으로 인덱스 펀드투자자의 성향을 갖고 있다.)

게다가 포트폴리오의 실적을 평가할 때, 여성은 “매일매일 시장의 상황을 주시하기보다 목표지향적인 경우가 더 많다”라는 것이 쉐일라 섀퍼의 말이다. 섀퍼는 워싱턴에서 재니몽고메리스콧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투자자문가로, 포브스가 선정한 최고의 여성자산운용자문가 순위에 오른 바 있고 5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섀퍼의 고객 중 절반이 여성이다.



데보라 프레지어가 토로한 불만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이야기하는 것과 여성을 무시하는 투로 이야기하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크로첵은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던 시절 여성투자자를 위한 특별프로그램을 제안받은 적 있지만, 이들 프로그램이 여성을 무시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샤도네이 와인을 곁들인 금융보충수업쯤으로 귀결되기 일쑤였기 때문에” 거절했노라고 이야기한다.



▒ 여성에 맞춤화된 포트폴리오 제공



크로첵에게는 든든한 아군이 있다. 엘레베스트의 공동창업자로 사장을 맡고 있는 찰리 크롤(39)은 2000년 재학 중이던 브라운대학의 기숙사에서 핀테크 기업인 안데라를 창업해 2014년 이를 4800만 달러에 매각했다. 엘레베스트는 1900만 달러의 자본을 유치했으며, 투자자 중에는 모닝스타, 모하메드 엘-에리안, 애스펙트벤처스, 코슬라벤처스, 멜로디 홉슨, 넬리 레브친과 맥스 레브친, 비너스 윌리엄스 등이 포함된다(6월 진행된 펀딩 라운드에서 엘레베스트의 평가액은 5000만 달러로 추산되었다.)



엘레베스트가 최고투자담당자로 영입한 실비아 콴은 스탠포드 박사 출신으로 미국퇴직연금 401(k) 운용사인 파이낸셜 엔진스에서 10년 동안 포트폴리오 개발을 담당했다. 실비아 콴의 말에 따르면, 엘레베스트가 제공하는 투자조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성별에 따른 연봉곡선’을 활용하는 데서 나온다고 한다. 학사 학위를 취득한 여성은 평균적으로 40세의 나이에 연봉곡선의 최고점에 다다르며, 이와 비교해 남성은 55세의 나이에 최고점에 다다른다. 실비아 콴은 결과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일찍부터 연봉의 더 많은 부분을 저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수입이 적고 경력단절을 경험한다는 것을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여성고객 중심의 저축률 및 포트폴리오 이외에도 엘레베스트는 여성고객에게 어필하도록 디자인된 시각적 요소를 활용한다. 예를 들어 은퇴목표액을 하나로 뭉뚱그린 수치보다 미래에 필요한 연간수입으로, 그리고 포트폴리오 수익을 S&P500이 아닌 개인이 설정한 목표치에 대비하여 보여주는 식이다. 이처럼 세련되면서도 디테일을 과도하게 단순화하지 않는 디자인은 여성고객들로 하여금 자신을 얕본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3월 중순을 기준으로, 엘레베스트의 고객구좌수는 3000개, 운용자산규모는 1800만 달러로 구좌당 평균액수는 대략 6000달러 정도이다. 엘레베스트의 고객은 대부분 30대로 직장연금에 가입해있으며(엘레베스트는 직장연금에 대한 무료투자 조언을 제공한다), 학자금 대출을 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대신 신용카드 부채는 없다. 엘레베스트의 사업모델은 과연 성공을 거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