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rbes Korea

리윰이온 배터리 기술로 배터리 충전 해결!

배터리가 방전될까 불안에 떨지 않아도 되는 미래가 옵니다. 리윰이온 배터리의 등장이 그 시작이다. 동일한 배터리 용량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고 스마트 폰이나 자동차에도 다양하게 접목이 가능하다. 미래 배터리 시장을 장악할 리튬이온 배터리의 신흥강자들은 누구일까?


실라 나노테크놀로지스(Sila Nanotechnologies, 이하 실라)의 첫인상은 여느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과 비슷하다. 시원하게 개방된 공간, 아타리 게임에서 이름을 가져온 회의실, 몸에 좋은 간식을 제공하는 회사 식당 등 스타트업에 있는 시설은 다 가지고 있다. 대표 사무실에서는 포르투갈 물새 사냥개 두 마리, 앵스트롬과 루멘이 뛰어다닌다.


그러나 출입구를 지나 문을 열면 서버나 풋볼 게임 테이블이 나오는 대신, 흰색 작업복을 입은 작업자들이 무균실에서 일하는 산업용 실험실이 나온다. 2리터짜리 용광로가 가스 관선과 컴퓨터, 화학 실험기구에 연결되어 있고, 건설 작업자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대형 실린더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실라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진 베르디체브스키(34)가 손에 들어 보여주고 있는 유리병을 상업화하기 위해서다. 유리병에 들어 있는 가루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비밀이다. 안에 실리콘이 들어 있다는 것 정도만 알 수 있다. 만약 이 물질이 임무를 무사히 해낸다면, 리튬이온 배터리 성능은 40%나 높아질 수 있다.


“90년대 인텔이 반도체·PC 산업에 가져온 혁신을 우리는 배터리 기술에서 일으키고 싶다”고 베르디체브스키가 당당하게 말했다.


함께하는 투자자도 꽤 있다. 실라는 삼성벤처스와 베세머벤처파트너스, 인큐텔 등으로부터 투자금 1억 달러 이상을 받았다. 홍콩에 본사를 둔 암페렉스 테크놀로지와 제휴를 체결해 실라 나노 배터리를 2019년 휴대전화 및 스마트워치 등의 웨어러블에 사용할 계획이다. 2020년대 초반에는 BMW 차량에 실라 나노 배터리를 넣기 위한 협업도 진행 중이다.

리튬이온배터리


기술로 얻어낼 것은 많다. 동일한 배터리 용량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으면, 전기차 주행 거리가 길어지고 휴대전화도 자주 충전하지 않아도 된다. 시장연구기관 ID테크엑스는 자동차 배터리 시장의 규모가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연간 12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했다.


실라가 추진하는 좀 더 현실적인 리튬이온 배터리 재설계 계획은 착실히 진행 중이다. 기존 배터리 기술에 사용했던 흑연을 실라가 개발한 가루로 대체하는 기술이다. “실라는 드롭-인(drop-in) 생산공정을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에 상당한 우위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케어른 에너지 리서치 어드바이저스의 샘 재프 전무이사가 말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대부분 흑연으로 만든 양극을 사용한다. 여기서 흑연은 광산에서 채굴하거나 합성해서 만든 탄소의 한 형태다.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양극을 떠나 음극으로 이동하면서 전기를 발산한다. 이때 전자가 떠다니며 전화기나 자동차 모터에 동력을 주는 것이다. 배터리를 충전할 때는 이온이 반대로 이동하게 된다.


실라가 개발한 가루를 배터리에 넣으면 배터리가 흑연보다 훨씬 더 많은 리튬이온을 품을 수 있다. 게다가 실리콘은 흑연보다 저렴하다. 그러나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실리콘이 리튬이온을 품으면 풀무처럼 용적이 4배는 부풀어 오를 수 있다. 용적이 변화하면 배터리 수명은 급격히 짧아진다.




테슬라 로드스터에 넣을 다양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시험하면서 그는 배터리 성능 개선 속도가 느려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배터리 산업에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래서 베르디체브스키는 2010년 스탠퍼드로 돌아가 재료과학을 중심으로 연구해 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터힐벤처스에서 EIR(entrepreneur-inresidence, 곧 회사의 투자를 받게 될 잠재 기업가)로 사업을 구상하던 그는 배터리 성능 개선에만 골몰하기보다 더 나은 배터리 회사를 만들자고 생각했다.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배터리를 만들기보다 배터리 성분을 바꾸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서터힐에서 그는 다양한 기술을 조사했다. 그중 가장 관심을 끈 건 조지아공대 나노기술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러시아계 이민자 글렙 유신의 기술이었다. 그래서 베르디체브스키는 조지아공대의 후원을 받아 알렉스 제이콥스와 함께 실라 나노테크놀로지스를 설립했다. 이후 수년간 실라는 새로운 양극을 개발하기 위해 온도와 투입 요소에 다양한 변화를 주며 3만 번이나 실험을 했다. 그리고 회사는 2014년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로 옮겼다.


이제는 생산에 나설 차례였다. 실라는 연간 600만Ah 어치의 가루를 생산하는 시설을 갖추기 위해 다수의 원자로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이 원자로가 완성되면 휴대전화 배터리를 연간 230만 개 생산할 수 있다. 실라가 약속한 배터리 성능의 40%만 충족해도 현재 이들 배터리로 가능한 10Wh는 14Wh로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베르디체브스키는 신중하게 말했다. “엄청난 엔지니어링과 실행 작업이 있은 후에야 가능한 일입니다.”


가장 먼저 공략할 시장은 웨어러블이나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배터리 시장이다. 실라는 첫 시장에서 얻은 지식과 수입을 투자해 이들보다 훨씬 수익성 높은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드롭-인 공정 덕분에 기가팩토리를 만들겠다고 10억 달러를 쏟아부을 필요가 사라졌다”고 베르디체브스키가 테슬라나 일부 중국 기업의 야심 찬 시설 확장을 언급하며 말했다. “우리는 그런 공장을 가진 사람과 함께 일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