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카카오가 내년 상장 계획을 발표한 뒤 투자자들의 기대가 한 껏 올랐다. 덩달아 이 회사의 지분을 5.6% 보유한 게임업체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주가 상승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올해 2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주)카카오의 기업가치가 약 24억 달러(한화로 약 2조 4천억 원)에 달한다고까지 보도했다.
동시에 김범수(48)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한국의 50대 부자에 처음 진입했음에도 곧바로 32위에 올랐다. (주)카카오를 설립하고 현재의 자리까지 오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스토리를 조심스레 열어보았다.
마흔 살이 되던 해, 김 의장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 중ㆍ고등학생 자녀와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하지만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리고, 그가 2009년 귀국할 때 쯤 한국에도 아이폰이 출시가 되었다. 그리고 김 의장은 10년 전 한게임을 창업할 때와 같이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현재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을 꾸려 직원들과 함께 스마트폰 앱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PC통신 시절부터 ‘소통’이라는 주제로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어했다. 이에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그룹 대화를 위한 ‘카카오 아지트’,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를 위한 ‘카카오수다’, 1대 1 대화를 위한 ‘카카오톡’을 개발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가장 반응이 좋은 하나를 고른 것이 카카오톡이다. 다양한 시도와 선택 끝에 2010년 3월 카카오톡이 출시되고 김범수 의장은 또 한 번의 성공을 이뤘다.
그는 카카오가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강조해왔다. 게임, 이모티콘, 음악과 같이 다양한 콘텐츠와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서비스가 결국 카카오의 성공 요인이다. 또한 그는 팀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런 특징이 기업 문화에 묻어난다. 회사의 수평적 조직구조를 위해 호칭을 영어이름으로 부르는 식이다.
2013년 11월 서강대 학생생활상담연구소 강단에 선 김 의장은 카카오의 목표와 비전을 설명했다. “다른 회사는 매출을 얼마나 올릴 것인지 고민하지만 카카오는 추구하는 바가 뭔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비전을 정하고 그 방향대로 살다 보면 성공은 따라온다고 했다.
이어 “행복의 비결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고 성공의 비결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강연했다. 강연 말미에 단편 애니메이션 ‘키위새의 꿈’이 방영됐는데, 날개가 없지만 날기 위해 무엇이든 하는 키위새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키위새는 절벽에 나무를 직각으로 고정하고 숨을 들이마신 뒤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키위새에게는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는 것이다. 비로소 날게 된 키위새는 눈물을 흘리며 점점 땅과 가까워졌다. 영상이 끝나고 김 의장은 “꿈을 포기하지 마라. 열정을 가져라”고 당부했다.
카카오는 현재 친근함으로 동남아까지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동남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커뮤니케이션 어플이 되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카카오가 날지 못하는 ‘키위새’라고 할지라도 날고자 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언제든지 다시 세계무대로 뛰어들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