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보다 훨씬 매력적인 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각광받았던 해외직구. 경험해 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평받으며 수요가 증가해왔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직구의 피해사례 또한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피해사례와 해결 방법을 알아볼까요?  

 

상담

 

#. 직장인 최준영(36)씨는 얼마 전 해외 직구에서 낭패를 봤다. 중국 판매자로부터 벨트에 6㎜ 지름의 구멍을 뚫는 공구인 펀처를 주문했지만 2주 후 받아본 물건은 5㎜짜리 펀처였다. 애초 이용했던 국내 직구 대행 업체에 반품과 교환을 문의했지만 돌아온 답은 “중국에 연락한 결과, 하자 있거나 큰 차이가 있는 제품을 보낸 게 아니므로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뿐이었다. 


최씨는 “정밀함이 생명인 게 공구인데 안내한 정보와 다른 제품을 보내놓고 당당하게 나와 황당했고, 대행 업체도 너무 무성의한 태도라 더 화가 났다”고 하소연했다.

 

#. 키덜트(kid+adult, 아이 같은 취미를 가진 어른)인 이홍섭(38)씨는 최근 해외 직구에서 모조품이 배송되는 일을 겪어야 했다. 일본 유명 로봇 애니메이션 시리즈 ‘건담’을 소재로 만든 일본산 프라모델(플라스틱으로 된 조립식 모형 장난감)을 홍콩 판매자를 통해 구입했지만 기다린 끝에 받아본 프라모델은 포장부터 내용물까지 정품 흉내만 낸 중국산 짝퉁이었다.

 

“증거 사진을 찍고 항의해서 환불 약속을 받았는데도 (판매자가) 차일피일 환불을 미루더군요. 참다못해 기한을 아예 못 박고 ‘어기면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다음에야 돈을 돌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난해 해외 직구 피해 상담 305% 급증

 

해외직구

 

해외 직구는 국내에서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칠 때보다 값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진다. 이에 매년 직구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성시대가 열리고 만족하는 소비자가 늘어났지만, 이면에선 위의 경우처럼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에 접수된, 해외 직구와 관련한 피해 상담은 총 1463건으로 전년(361건) 대비 30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서는 5월까지만 1306건이나 됐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1년 이내 해외 직구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 중 55.9%(이하 모두 복수응답)가 “불만족했거나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유형별로는 ▶배송 지연·오배송·분실(53.8%) ▶하자 있는 제품 수령(24.9%) ▶반품·환불 지연·거부(24.7%) ▶과다한 배송료·수수료(16.3%) ▶애프터서비스 관련(11.3%) ▶모조품 배송(8.2%) ▶결제 오류(3.4%) ▶판매자 연락 두절(2.9%) 순으로 해외 직구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특히 해외 직구 대행과 연관된 소비자 불만이 전체의 52.4%로 가장 많이 접수돼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온라인 홈페이지나 카페 등을 운영하는 업체들이 제공하는 해외 직구 대행 서비스가 일반적인 직구 못잖게 인기를 모으면서 관련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는 얘기다.

 

대학생 홍주영(23)씨도 해외 직구 대행 업체를 이용했다가 기분만 상해야 했다. “3개월 후 발매 예정이라는 한정판 의류를 주문했는데, 발매 예정일로부터 다시 2개월이 지났는데도 배송은 깜깜무소식이었죠. 문의할 때마다 ‘아직 발매되지 않았다’는 말만 들었는데 일반 직구에 나섰던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에 하나둘씩 구매 인증 사진을 올리는 걸 보고서야 업체한테 속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이 업체는 결국 주문 접수 7개월 후에야 홍씨에게 옷을 보냈다. 알고 보니 온라인에서 이미 ‘주인장(=대표)이 게으르기로 소문난’ 업체였다. 홍씨의 경우처럼 배송 지연으로 고통 받는 일이 해외 직구 대행에선 비일비재하다.

 

그나마 배송 지연에 그치면 다행이다. 구매 취소와 환불 과정에서 소비자와 판매자 또는 대행 업체 간 위약금 분쟁이 발생하거나, 판매자가 인스타그램 같은 대중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광고를 통해 물건을 판 다음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까지 있어 해외 직구족(族)을 긴장시키고 있다.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하려다 외려 막대한 금전적 손실 발생을 우려하게 되는 경우다. 이선화 소비자원 강원지원장은 “또 하나 유념해야 할 게 제품 ‘안전’ 문제”라며 “해외에서 안전 문제로 리콜됐는데도 (직구로) 국내에 버젓이 유통 중인 제품이 종종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소비자원이 올 상반기 유럽·미국·캐나다 등 해외에서 결함이 발견돼 리콜된 제품의 국내 유통 여부를 조사한 결과 총 95개 제품이 나왔다. 해외에서는 아동·유아용품 중 일부 부품을 아이들이 삼켜 질식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돼 리콜된 경우, 화장품 중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일부 함유한 것으로 판단돼 리콜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했다.

 

그런가 하면 해외에서 유명 온라인 쇼핑몰을 가장한 불법 웹사이트들이 성행하고 있는 데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직구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 웹사이트가 해외 유명 웹사이트로 둔갑해 위안화 결제를 유도하고 주문품은 보내지 않는 사기 사례가 속속 소개되고 있다. 보다 저렴하게 올라온 물건이더라도, 의심스러운 곳은 일단 피하는 것이 좋다.

 

통관 금지 품목은 소비자가 미리 확인해야

 

탣배

 

한편 소비자원은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 피해를 예방하고, 피해가 발생해도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지난 6월 PDF(Portable Document Format) 파일로 된 ‘국제거래 소비자 상담 사례집 및 매뉴얼’을 제작·배포했다. 


소비자가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헬스보충제를 구입했는데 통관 과정에서 ‘통관 금지 품목’이라며 폐기됐다면? 안타깝게도, 해외 직구 식품·의약품의 성분·안전성에 대한 확인 의무는 구매자에게 있어 판매자의 과실이라 보기 어려우므로 환불 또한 강요하기 어렵다. 미리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을 결정하는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글로벌 호텔 예약 대행업체를 통해 숙박을 예약하고 결제했는데 호텔 측 착오로 체크인 당일 “만실”이라며 투숙하지 못했다. 당연히 환불은 받았지만, 이날 다른 호텔을 찾아다니느라 추가로 발생한 교통비까지 청구하고 싶다. 그런데 업체는 거부한다면?

 

실제 이런 피해 상담이 접수된 적이 있어 소비자원이 업체에 제안, 일부 교통비를 받아낸 사례가 있다. 상담 사례집에 소개된 이 같은 사례들을 미리 알고만 있어도 피해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미 피해를 입은 소비자라면 상담 매뉴얼을 보면서 직접 상담을 신청해 문제 해결에 나설 수도 있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소비자원 국제거래소비자포털(crossborder.kc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해외 직구 대행과 관련 깊은 피해인 경우에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