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 전망은 다소 어두울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각 기관마다 성장률 전망치를 잇단 하향 조정하고 있으며 구조개혁·노동개혁 등 절실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제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어둡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9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3%포인트 낮은 2.6%로 예상했다. OECD는 2.8%로 예상하며 2018년 9월 전망 때보다 0.2%포인트 낮췄다. 무디스는 이보다도 더 낮은 2.3%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예상이 현실화하면 2012년(2.3%)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경제성장률


무디스 “2019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2.3%”


국내 연구기관들도 성장률 전망치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한국은행 2.7%, 한국개발연구원(KDI) 2.6% 등이다. 산업연구원 역시 2019년 2.6%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은 불과 5개월 전까지만 해도 2017년 3.1%에 이어 2년 연속 3% 성장을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경제 여건을 따져본 결과 이같은 전망이 불투명해졌다고 판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전망치는 2.5%다. LG경제연구원도 2019년 경제성장률이 2.5%로 떨어진다고 봤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는 2.3∼2.7%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2.3%, 메리츠종금증권이 2.4%, KB증권과 현대차증권이 2.7% 수준이다. 정부나 연구기관의 전망치와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이다. 자본시장의 대표적 참여자인 증권사가 2019년 경제를 더 어둡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국내외 기관의 최근 전망치를 종합해볼 때 2019년 한국 경제는 2%대 중반의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진 것은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투자와 소비, 수출이 모두 흔들리기 때문이다. 수출 외에는 성장동력 자체가 부재하며, 실질소득이 정체돼 소비도 가라앉고 있는 총체적인 둔화 양상이다. 고용유발 효과가 크고 후방산업 영향이 큰 자동차나 디스플레이 같은 산업의 부진으로 국내 경기 부양 효과가 줄어든 점도 문제다. 자동차의 경우 글로벌 수요 감소 영향으로 2018년(-1.8%)에 이어 2019년에도 수출 규모가 0.2% 줄어들 거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성장률 전망치가 3% 아래로 내려간 이유에 대해 “고정 투자와 고용 하강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설비투자는 생각보다 빠르게 조정받고 있다. 2018년 1분기까지 7.3%의 증가율을 보였던 설비투자는 2분기 -3.0%, 3분기(속보치) -7.7%를 기록하며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2018년 반도체 외에 나머지 투자 계획이 상반기에 조사했던 것보다 상당히 지연되거나 취소되면서 전반적인 투자가 예상보다 더 줄었다. 기업 실적 부진으로 투자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2019년 하반기에 숫자가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예상해볼 수 있지만, 2018년 위축됐던 투자가 2019년에도 비슷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면서 부진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산업연구원은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0.4%에서 -2.7%로 내려잡았다. 지방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주거용 건물건설이 감소세를 보인 데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감축 기조 등으로 토목건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급기야 2018년 3분기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8.6% 역성장했다. 감소폭은 1999년 1분기(-8.8%) 이후 최악의 수준이었다. 2019년 역시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 등의 영향으로 2018년에 이어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도 맥을 못추고 있다. 민간소비는 2018년 2.8% 늘어나지만, 2019년에는 증가율이 2.4%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상반기에는 민간소비 증가율이 성장률을 상회하는 모습이었다. 과거의 4∼5년 트렌드를 보면 민간소비 증가율이 성장률보다 높았던 적이 흔하지 않다. 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증가율이 둔화했다. 2019년에도 소비 증가세가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지출 증가로 전체 소비는 늘지만 민간부문에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계부채 상환부담과 주가 등 자산가격 하락으로 소비 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의 경우 연간 수출 증가율이 2018년 6.4%에서 2019년 3.7%로 축소되면서 ‘수출에 기댄 성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반도체에 대한 지나친 수출의존도도 악재가 될 수 있는 요소다. 2019년 반도체산업의 수급상 불균형이 완화되고 수출 단가가 하락한다는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전체 수출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1%를 넘어섰다. 미·중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의 확산도 불안 요소다. 주요 교역국들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과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국내 수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박스 기사 참조].

이런 가운데 우려를 더 키우는 건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만큼도 성장하지 못할 거라는 우려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가 소유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이룰 수 있는 최대치의 성장률이다. 이론적으로 실질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면 경제활동이 활발하다는 뜻으로, 물가 상승 등 과열 양상을 보인다. 그 반대의 경우에는 생산요소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해 생산활동이 저조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보통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면 불황으로 판단한다.

기관마다 잠재성장률 수치는 조금씩 다르다. 한은의 경우 2016~2020년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8~2.9%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DI는 2.7~2.8%의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18~2022년 잠재성장률이 2.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 기관이 전망하는 실질성장률은 이에 못 미친다. 한은은 2018년 국정감사에서 “향후 잠재성장률은 (2.8~2.9%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KDI는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030년 1.8%, 2035년 1.4%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조적 장기 침체를 걱정할 때 나왔던 고령화와 구조개혁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다.

반도세


KDI, 2030년 한국 잠재성장률 1.8% 전망


이처럼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현 상황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거시경제 정책을 이용한 경기 부양이다. 재정지출 증가와 조세 감면 등의 재정 확장 정책과 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등의 통화 확장 정책이다. 실제로 2019년 정부예산안을 보면 2018년보다 9.7% 증가한 대규모의 재정 확장 정책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이 당장 2019년의 성장률 수치는 좋게 만들지 몰라도 체질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재정 확장 정책은 장기적으로 투자를 구축할 뿐 아니라 정부 부채를 늘려 장기적인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지속적인 통화 확장 정책은 장기적으로 가계부채를 증가시키고 집값 버블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고, 인플레이션율을 상승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경제성장률 하락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경제의 성장 여력을 끌어올려 잠재성장률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구조개혁, 노동개혁, 재정투자 확대 등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방법이라는 게 국내외 기관,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박스기사] 수출도 제동 걸리나 - 수출 증가율 3%에 그칠 듯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무역 규모는 전년 대비 8.7% 증가한 1조1440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2018년 수출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6070억 달러(약 685조9000억원)로 예상돼 사상 첫 6000억 달러 돌파가 확실하다. 미국·독일·중국·일본·프랑스·네덜란드에 이은 세계 7번째 기록이다. 이같은 기록은 소재·부품 무역수지 흑자가 1000억 달러를 웃돌면서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다 반도체 수출이 30% 이상 증가한 데 힘입은 바가 크다. 일반기계와 석유화학 수출도 500억 달러를 웃돌면서 최대치를 달성할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인도·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러시아 등 신남방·신북방 시장에서의 선전이 돋보였다.


2019년 수출액 역시 6000억 달러는 넘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9년에는 대내외 통상 환경 악화 등으로 수출입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제무역연구원은 ‘2018년 수출입 평가 및 2019년 전망’을 통해 2019년 우리 수출이 3%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이 2017년 15.8%에서 2018년 5.8%로 뚝 떨어진 데 이어 2019년에는 3%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2019년 수출이 2018년(6.4%) 성장률보다 낮은 3.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물량 기준 수출 증가율에 대해 2018년 하반기에 5.1%로 정점을 찍은 후 2019년 상반기 4.0%, 하반기 3.4%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최근 수출 증가율은 점차 둔화되는 양상이다. 수출 증가율은 2017년 3분기 24%를 정점으로 2018년 4~5월 중 5.5%까지 둔화됐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수출에 타격을 입거나, 반도체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가장 큰 대외 하방 위험이다. 산업연구원은 세계 경기 둔화로 수출물량이 소폭 증가에 그치고, 반도체 가격 하락과 국제유가의 횡보 전망 등으로 수출단가 하락 압력도 커질 것으로 봤다. KDI는 반도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산업별 격차가 확대되고 있고, 수출 증가율이 세계 교역량 증가율을 밑도는 등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적 리스크에 한국 경제의 내부적 취약 요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나마 희망적인 지표를 보여주는 것은 신산업 수출이다. 2018년 1~9월 누계 기준 유망 신산업 수출 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6% 늘어난 590억 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 증가율(4.7%) 대비 3배 이상인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전체 8개 품목 가운데 전기차·바이오헬스·첨단신소재·에너지신산업 등 7개 품목(항공우주 제외) 수출이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10대 주요 지역 가운데 중남미를 제외한 9개 주요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수출 품목 다변화와 고부가가치화가 진전되고 있는 모양새다.


- 한정연 기자

[박스기사] 2기 경제팀, 일자리 늘릴 수 있을까? - 정책 대전환 없이는 일자리 창출 공염불


일자리 부족 문제의 원인을 짚어보자. (서로 연계된) 다음의 요인들이다. 첫째는 노동수요측 요인으로 경제 성장의 둔화다. 경제성장률 저하는 인건비 상승, 중국의 부상에 따른 기업 경쟁력 저하, 생산가능인구 증가의 둔화, 기업 투자의 감소 등에 기인한다. 경제 성장에 따른 고용 증가폭을 나타내는 고용계수도 기술 진보로 하락했다. 투자의 경우 국내 투자가 감소하는 한편으로 대규모 직접투자 순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5년 간 순유출 규모는 884억 달러에 이른다. 수십만개의 일자리가 해외로 유출된 것이다. 투자의 감소와 순유출은 주로 국내 경영환경 악화에 기인한다. 기업을 질식시키는 규제, 반기업 정서, 대기업에 대한 적폐몰이, 최저임금 인상과 인건비 상승, 강성 노조에 의한 경영 자율성 제약 등이 원인이다. 둘째는 노동시장 경직성이다. 우리 노동시장은 기능적 유연성, 임금 유연성, 수량적 유연성 모두 낮다. 기업은 직원들의 전환배치를 자유롭게 하기 어려우며, 보수체계는 생산성을 반영한 임금 설정이나 노동수요 변동에 따른 임금 변화를 어렵게 한다. 고용 보호도 OECD 국가 중 강한 편에 속한다. 셋째는 70%를 넘는 대학진학률이라는 공급 측 요인이다. 대졸자들은 보수와 직장 안정성이 높은 대기업 등에 취업을 원하지만 이들이 원하는 ‘선망 일자리’는 전체 일자리의 15%도 안 된다. 대졸 취업난의 상당 부분은 고학력화에 따른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라는 말이다.


그러나 위의 요인들은 외환위기 이후 계속 진행된 것이며, 그 와중에서도 고용은 매년 30만 명 이상 증가해왔다. 최근의 고용 감소를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고용 문제의 네 번째 이유, 그리고 최근의 고용참사를 부른 가장 큰 요인은 정책 실패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프레임을 내세워 과격하게 최저임금을 올리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정책은 기업이 인력 감축, 자동화, 해외 이전, 폐업 등을 하게 만들었고, 이것이 근래의 고용 감소를 유발한 주요인이 됐다는 말이다. 다섯째는 노조 권력의 강화다. 지금 강성 노조는 우리 사회의 요직을 차지하고 노동정책을 독점하고 있다. 주요 기관을 점거하는가 하면 공권력의 방조 하에 사측에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일자리 가로채기도 광범위하게 전개하고 있다. 단체협약 체결기업의 30%에는 고용세습이 명시돼 있으며, 공기업에서도 변칙적인 고용세습이 이뤄졌다고 한다. 특히 민주노총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캠페인을 고리로 정부의 암묵적 지원 하에 세를 확장하고 있다.


2기 경제팀이 고용대란을 수습할 수 있을까. 필자의 답은 단연코 ‘아니오’다. 위에서 지적한 요인 중 어떤 것도 완화되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넷째 요인이 강해지면서 고용 사정은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2기 경제팀은 소득주도성장 등 이전 경제팀의 정책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포용적 성장이 강조되기도 하지만 뜯어보면 내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노조가 정책독점을 하는 상황에서 노동개혁은 꿈도 못 꿀 형편이다. 정책 전환을 통해 지금까지의 정책실패를 되돌릴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 류재우 국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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