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려 한다면 찾아가 조언을 듣고 싶은 사람이 있다. 바로 창업가이자 최고경영자, 엔젤투자가, 벤처캐피털 투자가, 이사회 이사 등 거의 모든 부문을 다 거쳐와 무슨 문제든 상담을 해줄 수 있는 리드 호프만이다.
창업자들이 겪는 힘든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것을 좋아하는 호프만은 초기엔 개인투자인 '엔젤투자'를 활발히 하다 2009년부터 큰 규모 기업투자를 위해 '그레이락파트너스'에 합류했다. 그가 투자한 회사에는 그루폰(Groupon), 에어비엔비(AirBnB), 플리커(Flickr) 등 세계적인 회사들이 있다. 개인 돈으로 투자한 회사만도 60개가 넘는다.
2004년 페이스북의 숀파커 또한 투자를 받기 위해 리드 호프만을 찾았다. 호프만은 자기 몫의 투자를 결정한 후, 투자계 큰 손인 피터 틸에게 주커버그와 숀파커를 소개했다. 틸에게서 50만 달러를, 호프만과 마크 핀커스에게서 8만 달러를 투자 받은 페이스북은 결정적인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고, 이들은 투자로 훗날 조 단위의 차익을 남긴다.
▩ 지금의 리드 호프만이 되기까지
세계적인 투자가가 된 호프만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알래스카와 뉴욕에서 자란 호프만은 중학생 때 롤플레잉게임(role playing game)에 빠졌다. 그는 한 친구가 게임회사 신규 게임 테스팅 참가를 권해 게임회사에 발을 들여 놓았다가 학교 외 모든 시간을 게임회사에서 보내며 스스로 게임 매뉴얼을 다시 쓰기도 했다.
이후 호프만은 스탠퍼드에 진학했다. 피터 틸과 친구가 된 것도 스탠퍼드에서였다. 호프만은 창업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가장 짧은 길이 취업이라 보고 애플에 들어갔다. 스티브 잡스가 그만 둔 지 9년이 넘은 애플에는 인재들이 많긴 했지만 창의성과 혁신이 죽어있었다.
호프만은 애플에서 '이월드(eWorld)'라는 초기 형태 소셜네트워크를 기획했다. 그 뒤 그는 후지쯔를 거쳐, 1997년 첫 스타트업인 '소셜넷닷컴(SocialNet.com)'을 창업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남녀를 매칭시키는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였다. 그러나 소셜넷의 성장전략에 대해 이사회와 의견 충돌이 잦아 자신이 설립한 회사를 떠나고 만다.
이 시기 피터 틸은 막스 레브친과 함께 '컨피티니'를 창업했고 후에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로 호프만이 합류한다. 호프만의 역할은 비자·마스터카드 등 신용카드사들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었지만, 사업개발, 정부 관계 일과 법무 관련 업무도 보았다.
페이팔과 '엑스닷컴'의 인수·합병 과정에서는 중개역할도 했다. 그야말로 팔방미인이었다. 그리고 페이팔이 15억 달러라는 고가에 팔리자 호프만은 하루아침에 백만장자가 된다.
▩ 호프만의 철학 : '크게 생각하고 행동은 재빠르게'
그에게는 '크게 생각하고 행동은 재빠르게(Think big, act fast)'라는 스타트업에 대한 철학이 있었다. 목표가 크든 작든 이를 이루기 위해 들여야 할 땀과 노력은 같으니 같은 값이면 큰 목표,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또한 좋은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인터넷의 특성상 속도 역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첫 번째 서비스에서 당황하거나 부끄럽지 않다면, 너무 늦게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라고 봤다.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빨리 추진하라는 뜻이다. 이는 그의 또 다른 철학인 '긍정적으로 보기(Be positive)'에 근거한 것이기도 하다.
호프만은 날이 갈수록 사람들의 직장 이직 주기가 짧아진다고 봤다. 따라서 이제는 직장인들이 각자 스스로 프로급 인맥 관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36살의 호프만은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페이팔 매각 때 받은 돈과 틸과 키스 라보아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아 비즈니스용 소셜네트워크 '링크드인(www.linkedin.com)'을 창업한다.
▩ 50명이 읽을 논문보다는, 수백 만명의 삶에 도움이 되는 창업을!
링크드인은 '세상 사람은 누구라도 6단계만 거치면 모두 연결될 수 있다'는 개념을 내세웠던 '식스디그리스닷컴(SixDegrees.com)'의 이론에 주목했다. 링크드인은 식스디그리스닷컴이 망하자 그 창업자 앤드류 베인리치의 관련 특허를 70만 달러에 샀다.
링크드인은 2011년 5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현 시가총액은 280억 달러에 이른다. 그리고 호프만의 자산은 42억 달러(약 4조6000억원)에 달한다.
호프만은 어릴 적부터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원래 교수나 지식인이 되고 싶었으나 대학을 졸업하면서 '나는 50명이 읽을 논문을 쓰기보다는 수백 만명의 삶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창업가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현재, 그는 수 억명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창업가이자 투자가로 활동하고 있다. 창업을 하고 싶다면 그의 스타트업 철학을 되짚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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