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업계가 이번에는 ‘타다’ 퇴출에 나섰어요. 하지만 여론은 타다를 지지하고 있는 편이지요. 과연 승차공유 서비스와 택시 업계와의 상생은 정녕 불가능한 일일까요?

 

지난해부터 이어온 택시 업계와 승차공유(카풀) 업계 간 갈등은 최근 ‘타다’로 재점화됐다. 타다는 국내 모빌리티 스타트업 쏘카가 11인승 차량 이용으로 규제를 피해 지난해 말 내놓은 카풀 서비스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지난 6월 4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타다 고발 건을 적극 수사해 (쏘카 측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합 측은 타다가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며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쏘카의 자회사이자 타다 운영사) 대표를 지난 2월 형사 고발했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위반되는 ‘꼼수 영업’을 타다가 하고 있으며, 검찰 수사뿐 아니라 국토교통부의 유권 해석 역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택시 업계로선 소비자 사이에서 택시의 대체재로 급부상한 타다의 성장이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타다는 출시 6개월 만인 지난 5월 회원 수가 50만 명을 넘어설 만큼 성장세가 뚜렷하다. 운행 차량 1000대, 드라이버(운전자) 4300명을 돌파했다. 반년여 동안 타다에 적잖은 탑승객을 뺏긴 택시 업계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적 조치 외에 추가 대응책도 내놨다. 서울개인택시조합 측은 개인택시 5000대를 별도의 플랫폼 사업으로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택시의 공공성과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젊은 기사 중심의 새 판 짜기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맹사업을 함께할 플랫폼 업체 공개 모집에 나섰다. 사실상 택시를 활용한 카풀 서비스를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택시 업계 “별도 플랫폼 사업 운영할 것”

 

서울개인택시조합의 국철희 이사장은 “공공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콜택시를 통해 소비자들이 지금껏 택시에 실망감을 보였던 승차 거부나 골라 태우기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택시 업계는 정부에 플랫폼 택시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도 요구 중이다. 영업용 차량을 5년간 무사고 운행해야 취득할 수 있는 개인택시 면허 규정을 1년간 무사고 운행으로 조정해달라는 요구다.

 

이런 우회적인 대응책 마련엔 여론 악화와 업계 내부의 위기감 고조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택시 업계는 이미 4월부터 타다 퇴출을 위한 릴레이 집회를 진행 중이지만, 여론은 타다 측을 좀 더 지지하는 분위기다. 특히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택시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감을 이유로 택시 업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여론의 지지를 얻으면서 실리도 얻으려면 자정 노력에 대한 의지를 어느 정도 보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내부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타다 측은 일단 6월 중 택시와의 상생을 강조한 후속 비즈니스 모델인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택시 업계를 본격적으로 달랜다는 방침이다. VCNC 관계자는 “프리미엄 카풀 서비스를 원하는 수요에 부응하는 한편, 더 나은 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택시 기사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최선책”이라고 전했다.

타다 프리미엄은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사업자를 파트너로 두고 탑승객에 대한 고품격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 VCNC는 서울에서 100대의 파트너를 모집해 연말까지 전국에서 1000대로 운행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세부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VCNC는 6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타다 프리미엄의 서울시 택시 인가가 완료됐다”며 출시 임박을 알렸지만, 하루 만에 “기존 발표가 잘못됐다”며 이를 번복했다. 서울시가 “아직 인가한 사실이 없다”며 정면 반박한 데서 비롯된 촌극이었다. 양자가 일부 구두 합의엔 이른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서울시와의 협의는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다. 플랫폼 택시는 지자체 승인 없이도 운행 가능하지만, 기존 중형택시나 모범택시를 타다 프리미엄용 고급 택시로 변경할 경우 택시 사업자가 사전에 지자체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이에 VCNC는 타다 프리미엄 계약을 한 택시 사업자들을 대표해 서울시와 사전 협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양측이 이행보증금 납입 여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 출시도 계속 연기됐다. 서울시는 VCNC가 택시 사업자에게 무리한 수수료를 요구할 경우를 대비, 운행 차량 1대당 1000만원의 이행보증금을 선납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VCNC는 법적 근거가 없는 규제라며 반발해왔다. 최근 서울시가 이행보증금을 받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고, VCNC가 타다 프리미엄 요금을 티머니로 정산하겠다고 하면서 기존 분위기도 진전됐다.

다만 타다 프리미엄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인가가 나더라도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애초 VCNC가 계획한 100대보다 적은 수의 택시 사업자만 6월 초 현재 타다 프리미엄 계약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카풀 업계 한 관계자는 “택시 업계가 기존 타다에 크게 반발한 상황에서 아무리 상생 추구 모델이라 하더라도 타다 프리미엄에 호의적으로 접근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또 100대가 모여서 예정대로 출시가 된다고 해도 일반 타다처럼 빠른 시일 내에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힘든 상황이다. VCNC가 밝힌 타다 프리미엄 요금은 일반 타다 요금보다 30% 정도 높은 수준이다.

탄력요금제까지 도입돼 이용객이 몰리는 시간대엔 일반 택시 대비 더 높은 요금 책정이 예상된다. 이 경우 일반 택시의 2배 이상 수준의 요금이 나올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타다 프리미엄이 출시 후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택시 업계의 공세는 한층 거세질 공산이 크다.

상생이 명분이지만 그 명분이 퇴색되면서 오히려 재공격의 빌미만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수년간 갖은 노력에도 택시 업계의 강경한 입장을 이겨내지 못해 결국 카풀 서비스를 기대만큼 확장하지 못했던 업계의 전례도 쏘카 측으로선 부담 요소다.

 

2013년 한국에 진출했던 글로벌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는 국내에서 택시 업계의 집단 반발로 2015년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진 않은 채 택시 사업자와의 상생을 도모한 프리미엄 콜택시 서비스 ‘우버 블랙’, 배달 대행 서비스 ‘우버 이츠’ 등으로 사업 명맥을 잇고 있지만 우버라는 이름값과 당초 기대치보다는 훨씬 미미한 실적이다.


파트너 모집 애로, 비싼 요금 우려 극복할까


포털 업체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도 지난해 말 카풀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야심차게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쓴맛을 봤다. 택시 업계에서 기사들이 잇따라 분신자살하는 등 거세게 반발해 카풀 서비스 잠정 중단을 선언해야 했다.

 

이후 택시단체 4곳과 카카오모빌리티, 여당과 국토부가 참여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 출범해 150여 차례 회의와 협상이 진행됐다. 3월 7일 카카오 측의 카풀 서비스를 평일 하루 4시간(오전 7~9시와 오후 6~8시, 주말과 공휴일 제외)만 허용하고 택시 업계의 플랫폼 택시 도입 등 일부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쪽으로 합의안이 도출됐다.

이 합의안에마저 반발한 택시 기사들이 많아 진통은 계속됐다. 그 뒤를 이어 택시 업계의 새로운 집중 포화 대상이 된 타다로선 어떻게든 원만한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타다 프리미엄이 그 타협점을 찍는 데 선봉장이 될 수 있을지 관련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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