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업엔 협업이 중요시되고 있어요. 이러한 수요에 응답하듯 국내 스타트업 토스랩이 협업 도구 ‘잔디’를 시장에 내놓았지요. 서구권의 협업 도구인 ‘슬랙’과 비교되는 잔디만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지식 근로의 시대, 업무의 복잡성이 증대되면서 생산성 및 민첩한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업무에서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국내 스타트업 토스랩은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협업 도구 ‘잔디’를 시장에 내놓고 국내외 기업들 사이에서 사용자 경험을 확대해가고 있다.

 

협업 도구란 이메일과 메신저라는 양대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중심으로 온라인 문서작성, 일정관리 등 다른 업무 기능과 연계, 구성원들은 팀단위 협업을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협업 도구의 수요가 국내에서도 커지고 있다. 업종별, 부서별로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업무의 복잡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업무 배경, 진행 과정에 대해 구성원들의 이해도와 협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전국, 더 나아가 글로벌에 퍼져 있는 협업자와 빠른 의사소통을 위해 디지털 도구의 도움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많은 직장인이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해 업무 관련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업무와 사생활 간 간섭 현상, 업무 관련 의사소통을 기업이 자산화하기 어려운 점 등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기업 업무에 특화된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도구에 대한 도입이 크게 늘고 있다. 토종 협업 도구 ‘잔디’를 개발한 김대현 토스랩 대표를 만났다.

서구권의 ‘슬랙’과 자주 비교된다. ‘잔디’만의 특장점은 무엇인가?

북미 등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슬랙’과 ‘잔디’의 차이점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현지화다. 우선 영어가 아닌 아시아 각국의 현지 언어를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개인 메신저 서비스에 익숙한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이 있다. 즉 아시아 각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메신저 ‘카카오톡’, ‘라인’, ‘위챗’ 등의 인터페이스를 차용해 잔디의 메뉴를 구성했고 여기에 협업 기능을 내재해 개발됐다. 그래서 개발자 명령어가 아니어도 일반 직장인도 쉽고 익숙한 방법으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둘째, 가격경쟁력이다. 서비스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달러가 아닌 자국통화로 결제하니 환부담이 적다. 셋째, 기업별로 맞춤화된 기능이 자주 업데이트된다. 예를 들어 아시아 기업들은 사내 조직도를 필요로 해 이를 서비스와 연동했다.

협업 도구로 이룬 업무혁신 사례가 있나?

생산성 제고 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매달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다. 그 결과 잔디 이용 후 업무 효율이 평균 56% 높아졌고, 오프라인 회의가 30% 줄었다는 응답을 얻었다. 사내 의사소통에서 주고받는 이메일을 잔디가 거의 대체함으로써 빠른 의사결정, 효율적 정보 공유가 가능해졌다. 상장사인 D사의 경우 전국에 지사와 공장이 있는데 1000여 명에 이르는 임직원이 잔디를 통해 단절됐었던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성공적으로 활성화했다. 기업의 임직원들이 비생산적 반복업무를 줄일 수 있고 모든 발언과 공유 자료가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인다. 의사결정자가 최종보고를 받고 추진해온 그간 내용을 번복하는 등 기존 업무에서 자주 겪었던 오류가 사라짐으로써 업무 추진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토스랩을 창업한 특별한 동기가 있었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혁신적 아이디어를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갈증이 있었다. 스타트업이었던 티켓몬스터에서 근무하며 하나의 비즈니스 아이템이 시장에 강한 파급력이 있다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 여러 스타트업 아이템이 전자상거래쪽에 집중됐는데 의식주 외에 삶의 주요 부분인 업무환경에서도 효용과 가치를 만들고 싶었다. 2010년경 미국에서 협업 도구 슬랙이 태동 단계일 때 아시아만의 서비스도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 개발과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 단계에서 비전을 같이하는 멤버를 찾기 어렵다는 점은 모든 스타트업이 공감할 것이다. 수많은 네트워킹, 비전 공유, 설득 과정을 거쳐 2014년 개발자 4명과 함께 잔디를 만들기 시작했고 2015년 서비스를 론칭했다.

개발이나 시장 진입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이미 이용자들은 카카오톡과 같은 빠르고 안정적인 메신저 서비스에 익숙하다. 서비스 완성도가 확보되지 않은 개발과정에서 급격히 트래픽이 확대될 때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는 시행착오가 있었다. 이후 미리 트래픽을 예측해서 서버를 확보해가는 대처능력을 키워 대응해나갔다. 시장에 진입해서도 비즈니스 모델이 B2B이므로 제이커브로 매출이 급격히 오르는 상황은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의 도입 문의가 크게 늘고 있어 긍정적이다.

수익모델은 무엇인가.

잔디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효율성을 확인했다면 확장된 용량과 기능이 필요할 때 유료 버전으로 전환할 수 있다. 사용 인원수당 구독기반의 과금을 하고 있다. 잔디의 경우 유료화율이 40%인데 이는 슬랙의 30%보다 높은 수준이다. 기본적인 수익모델 외에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할 여지가 있다.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추가하기보다는 잔디라는 플랫폼에 기존의 다른 업무 서비스를 연동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해갈 계획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 결재, 인사관리, 재무관리, 재고관리 등 모든 업무과정을 잔디의 플랫폼과 연계해나갈 수 있다.

기업의 업무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보안 문제가 큰 이슈 중 하나일 것 같다.

잔디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기반 클라우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탑티어 수준의 보안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투자유치 과정과 결과를 설명해달라.

서비스 론칭, 사용자 확대, 유료화 등 단계별로 IR전략이 달랐다. 초기에는 팀의 역량과 잔디의 프로토타입을 시연하는 데 집중했고 곧 협업 도구 활용시대가 올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입증해야 했다. 시장 진입 단계에서는 사용자들의 반응과 월별, 분기별 가입자수 성장세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이 우리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점을 벤처캐피털이 높게 평가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 퀄컴벤처스, 체루빅벤처스, SBI 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총 약 127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액 중 절반가량은 해외투자라는 점도 의의가 있다. 내년에 서비스의 전반적인 스케일업을 계획하고 있어 시리즈 B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시리즈 A에 대한 수익성을 증명하고 확고한 비전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시아 시장 진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해외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한 이유도 초기부터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대만시장을 해외 사업의 테스트베드로 삼았고 국내 론칭과 동시에 대만 시장을 두드렸다. 대만에서 협업 도구 부문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고 이 자신감으로 지난해부터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일본에서는 ‘비전’이라는 정보통신 서비스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사업을 하고 있으며 올해 중 일본 시장에서의 안착을 기대하고 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의 특성이 지역에 제한되지 않는 만큼 동남아시아에서도 우리 서비스를 알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토스랩의 성장과 관련해 갖고 있는 큰 그림은?

향후 4~5년 내 아시아의 대표 협업 도구가 되는 것이 목표다. 중장기적으로 엔터프라이즈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에서도 아시아 넘버원의 포부를 안고 있다. 잔디의 플랫폼에 유용한 국내외 여러 서비스가 연동됨으로써 이가 가능할 것이다.

토스랩 창업가로서의 철학은 무엇인가?

아시아 넘버원을 이야기했지만 창업가 정신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문제해결 과정에서 지치지 않고 기꺼이 헤쳐 나갈 수 있는 정신력. 바로 이것이 기업가정신의 단련과정이라 생각한다. 그 과정이 어렵고 도전적일수록 가치가 있다. 경영적으로는 회사의 각 영역 구성원들에게 자율성을 주고 실패에 대한 책임은 짊어지는 리더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가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서 깊이 있는 역량과 지식, 대처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사진 지미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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