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의료진·공무원·봉사자들의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져만 가고 있어요. 이 상황이 계속되면 환자보다 먼저 쓰러질지도 모를 정도이지요. 코로나19와 싸우는 영웅들의 스트레스를 낮추고 활력 증진을 위하여 이창재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이 야심 차게 준비한 프로젝트가 있다고 해요.

 

이창재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은 “전국 곳곳의 산림복지 시설이 머지않아 다시 문을 열면 힐링 공간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사진:한국산림복지진흥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의료 현장에서 헌신한 분들을 위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준비 중입니다.”

이창재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은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치료와 방역에 힘쓴 의료진과 공무원·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를 낮추고 활력을 증진하는 숲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원장은 “전국 곳곳에는 산림 복지시설이 많다”며 “지금은 이들 시설이 코로나19 때문에 문을 닫고 있지만, 머지않아 다시 문을 열면 힐링 공간으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청주고와 서울대 임학과를 졸업했으며 남부지방산림청장, 산림청 해외자원협력관, 국립산림과학원 원장 등을 지냈다. 산림복지진흥원장에 취임한 건 지난해 8월이다.

이 원장이 꼽는 산림치유 장소는 국립칠곡숲체원이다. 대구·경북이 재난지역에서 해제되면 이곳에서 대구파티마병원과 구미 순천향대병원, 대구·경북간호사협회 등 지역 의료인력을 대상으로 산림치유 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국립대전숲체원에서도 의료진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정서적 심리 안정과 심신 회복을 통한 업무능률 향상’을 주제로 숲활동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이 원장은 “코로나19로 면역력 향상과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산림치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산림치유를 통한 국민 면역력 향상 지원에 나서고 관련 산업의 활성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산림복지진흥원은 지난해부터 전국 40만 명에 이르는 고객 응대 근로자(감정노동자)와 해양경찰관·소방관 등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산림치유는 산림복지진흥원의 3개 대표 사업 가운데 하나다. 나머지는 2개 사업은 산림교육과 수목장림 조성이다.

산림교육 사업은 산림의 다양한 기능을 체계적으로 체험하고 학습해 산림의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산림복지진흥원은 산림치유와 산림교육 사업을 위해 강원 횡성, 전남 장성, 경북 칠곡, 경북 청도, 대전 등 전국 5곳에 숲체원을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산림교육과 산림레포츠·산림문화 익히기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양평과 대관령·대운산 등 전국 7곳의 국립치유의숲에서는 숲을 통한 국민 건강증진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강원 춘천과 전남 나주에 추가로 문을 연다. 춘천시 신북읍에 335ha 규모로 조성하는 춘천숲체원은 사업비 200억원을 들여 산림레포츠교육관, 산림휴양관, 숲속의 집, 글램핑장, 모험의 숲 등을 갖춘다.

 


추모원 내 숲속 야영장 운영권은 지역 주민에게

 

지난해 10월 17일 ‘국립대전숲체원’ 개원 기념식에서 이창재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 (오른쪽 둘째) 등이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 사진:한국산림복지진흥원

 

나주숲체원은 나주시 경현동에 58ha 규모로 만든다. 숲다원, 산림휴양관, 숲속의 집, 산림체험센터, 차(茶)밭 등이 들어선다. 대전시 서구 관저동에는 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를 조성한다. 이 시설은 사업비 450억원을 들여 2.7ha 부지에 2023년까지 만든다.

공공수목장림도 조성한다. 수목장(樹木葬)은 화장한 골분을 나무 밑이나 주변에 묻어 장사(葬事)할 수 있도록 한 산림이다. 산림복지진흥원은 경기도 양평에 국립하늘숲추모원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22년에는 충남 보령시 성주면에 ‘기억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제2국립수목장림을 조성한다. 보령 수목장림은 추모와 휴식 기능이 결합한 형태로 만든다.

산림복지진흥원은 이들 3개 대표 사업을 통해 ‘생애주기별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출생기부터 유아기, 청소년기, 중·장년기, 노년기, 회년기까지 국민 생애주기 단계별로 산림을 누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이러한 산림복지 혜택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신부터 노후까지 산림복지 서비스를 적절하게 받을 수 있는 촘촘한 복지 사이클을 구축해 산림복지 소외계층 간 차별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복지진흥원은 평등한 산림복지 제공 차원에서 북한 이탈 주민과 보호관찰 청소년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복지 프로그램도 강화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장애수당 수급자에게 제공되는 10만원권 산림복지 서비스 이용권 지원자 수도 지난해 3만5000명에서 올해 4만 명으로 늘렸다. 이와 함께 산림텃밭 재배 임산물을 활용한 치유식을 개발한다.

이를 위해 치유음식 전문가 4명을 채용한다. 지역 공공 자원과 지역 정책을 연계한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발굴한다. 보건소 모자보건 사업과 숲태교, 유아누리과정·자유학년제 등을 산림교육과 연결하는 등의 방식이다. 산림복지진흥원의 주요 역할 가운데 하나는 지역 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한 산림복지 거버넌스 구축이다. 예를 들어 양평 국립하늘숲 추모원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추모원 내 숲속 야영장의 운영권을 지역 주민에게 맡기고 있다.

또 현재 운영 중이거나 새로 짓는 국립치유의숲에도 자체 식당이나 숙박시설을 운영하지 않고 주변 식당이나 숙박시설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산촌과 연계한 숲체험과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로컬식단 도입 등으로 지역과의 상생 기반도 만들고 있다.

 

코레일 기차여행을 숲체원 등과 연계한 숲여행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산촌지역 자원을 활용한 체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산촌생태마을, 둘레길, 산촌지역 특산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음은 이 원장과의 주요 문답.

숲이 우리에게 주는 치유 효과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산림치유는 숲이 가진 다양한 자연 환경 요소를 활용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신체와 정신 건강을 회복시키는 활동이다. 즉, 질병 치료가 아닌 건강 유지를 돕고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활동인 것이다. 특히 맑은 공기와 새소리·물소리·피톤치드·음이온 등 산림치유 인자가 풍부한 푸른 숲은 우리 몸을 이완하는 부교감신경을 자극한다. 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은 감소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면역세포인 NK세포(면역세포)의 활동은 활발하게 된다.”

 


하반기 예산·김천·곡성·제천 치유의숲 개원 예정

 

지난해 10월 2019 사랑나눔바자회에서 이창재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왼쪽)과 임정배 대상 대표가 판매수익금 기부 패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한국산림복지진흥원

 

그렇다면 구체적인 산림치유의 사례가 있나?

“유방암 수술 후 회복기 환자를 대상으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 산림치유 프로그램 실행그룹이 면역력 세포 수가 284에서 110 정도 증가된 394로 높게 나와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해양경찰관과 소방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2박 3일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프로그램 이후 외상후스트레스(Post-Traumetic Stress Disorder: PTSD)가 각각 4.3점과 3.4점으로 낮아졌는데 이는 숲을 통해 외상후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유의미한 자료로 볼 수 있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전국에 산림치유원과 국립숲체원·국립치유의숲·유아숲체험원과 같은 산림복지 시설을 활용해 국민에게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산림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이다. 산림복지란 산림을 기반으로 해서 산림문화·교육·치유·휴양·문화·레포츠 등의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행복 증진에 기여하기 위한 활동이다.”

코로나19로 많은 국민이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산림복지진흥원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예정인지?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전국의 산림복지 시설은 임시휴관했으나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5월 8일부터 개방됐다. 진흥원은 의료진이나 방역에 힘쓴 공무원들과 자가격리로 오랜 기간 힘들었던 국민에게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련 단체나 기관과의 협업도 준비 중이다. 과거와 달리 감염병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데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산림치유를 통해 국민의 면역력 향상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민간부문 활성화를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의 특별한 계획은 무엇인가?

“올해 하반기에 예산·김천·곡성·제천에 치유의숲 개원을 앞두고 있다. 현재는 시범운영을 통해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지역민과 국민이 산림치유의 혜택을 받길 바란다. 이 외에도 전국 14개 산림복지시설 운영 및 녹색자금을 활용한 나눔숲 조성사업과 무장애나눔길 지원사업, 소외계층 대상 숲 체험·교육 등의 사업을 진행해 산림복지 소외계층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김방현 중앙일보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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