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포털 및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 네이버와 카카오의 금융업 진출이 보험 산업을 향하고 있어요. 사업의 명칭과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양사 모두 은행과 증권에 이어 보험업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보험사들이 일제히 긴장하고 있어요.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통해 지난 2019년 7월 인슈어테크(Insurtech) 업체 ‘인바이유’의 지분을 인수했다. / 사진:인바이유 홈페이지 [인바이유]

 

국내 최대 포털 및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 네이버와 카카오의 금융업 진출이 보험 산업을 향하고 있다. 사업의 명칭과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양사 모두 은행과 증권에 이어 보험업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보험사들이 일제히 긴장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가 기존 보험사들과 협업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간접적인 형태라면, 카카오는 독자적으로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모습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보험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 진행된 네이버 이사회에서 ‘NF보험서비스’라는 신규 법인 설립을 의결한 뒤 3개월여 만인 지난 6월 22일 자본금 3000만원을 투입해 신규 법인을 설립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법인 등기가 완료된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계획이나 방향 등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 신규법인 ‘NF보험서비스’ 설립

 

 

NF보험서비스의 등기상 법인 설립 목적에는 보험대리점업과 통신판매업, 전화권유판매업,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 등이 적혀 있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네이버 전체가 아닌 NF보험서비스만 국한해 봤을 때 법인보험대리점(GA) 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법인보험대리점(GA)은 시중 보험사의 보험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한다. 국내 최대 포털 서비스인 네이버는 가입자만 4000만명이 넘기 때문에 온라인을 통한 보험 상품 판매에 나서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다.

카카오 역시 보험업을 향해 진격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행보만 놓고 보면 네이버보다 더 적극적이다. 우선 지난 2019년 7월 카카오페이를 통해 인슈어테크(Insurtech) GA업체인 ‘인바이유’의 지분을 인수했다. 국내 최초의 클라우드 보험서비스 업체기도 한 ‘인바이유’는 생활 밀착형 미니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일정 수준 이상의 가입자들을 모집해 기존 보험사와 단체보험 형태로 협상하는 식으로 맞춤형 보험 상품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는 직접 디지털 보험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카카오는 삼성화재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합작사 설립 계획을 포기했다. 양측은 손해보험업의 대표 상품인 자동차보험에서 이견이 발생했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카오 측에서는 디지털보험사를 설립한다면 자동차 보험 상품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국내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 측에서는 이미 온·오프라인으로 자동차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자칫 잘못하면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카오는 삼성화재와의 협상 결렬을 전후로 보험 상품 기획과 계리 전문가 채용을 진행하는 등 독자적으로 디지털 보험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조만간 금융당국에 예비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손해보험사들 사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영향력이 상당히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증권 등을 통해 파괴력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출범한 카카오페이증권은 5개월여 만인 6월말 누적 140만개 이상의 계좌를 개설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펀드투자 고객수 기준으로도 20만명을 돌파하면서 빠르게 성과를 내는 중이다.

특히 보험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직접 설립할 디지털 보험사를 주목한다. 이 디지털 보험사가 내놓을 보험 상품이 디지털 보험사의 약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앞서 보험업계에서는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이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내놓은 뒤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주목받은 바 있다.

 

이 상품은 ‘캐롯플러그’란 기기를 차량용 시거잭에 장착하는 것만으로 주행거리를 측정한다. 이후 월별 주행거리만큼만 보험료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캐롯손해보험은 한화손해보험과 SKT,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쳐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이 손잡고 설립한 회사이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보험업 진출 경로가 상이한 이유로는 두 회사의 성장 과정이 달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2000년대 중반부터 명실상부한 포털 사이트 1위 사업자 지위를 이어오고 있어 다른 사업이나 서비스를 검토할 때마다 기존 기업들의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한 ICT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시장이 열릴 때 빠르게 대응해 선두 사업자가 된 카카오는 금융업에서도 기존 금융사보다 발빠른 모습”이라며 “반면 오랜 기간 동안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로 군림한 네이버는 서비스를 추가할 때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경험하다 보니 직접 진출하는 모습보다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대 ICT 공룡, 성장 경로만큼 다른 전략


국내 양대 ICT(정보통신기술) 공룡의 전략 차이는 은행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를 설립해 인터넷전문은행 라이센스를 받는 형식으로 은행업에 뛰어들었다. 2017년 7월 카카오뱅크 출범 첫날에만 24만명이 계좌를 개설했다. 이후 카카오뱅크는 공인인증서 없는 서비스 이용과 간편 송금이나 마이너스 통장 대출 등을 제공하며 변화하는 은행업계에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네이버는 직접 은행을 설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가능성을 부정하곤 했다. 지난 2019년 11월 간편결제 사업부문을 분할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면서 은행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신 네이버는 기존 금융사와 협업을 선택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받는 전자금융업자로서 기존 금융사들과 협업하는 형태로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다.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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