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듯 업무 공간도 변화무쌍하게 대응해왔어요. 기업들은 컴퓨터 발달로 사무 자동화를 꾀하더니 이젠 ‘공유’ 개념까지 얹었어요. 여기에 종합가구회사 넵스는 ‘스마트오피스’를 들고 나왔어요. ‘업의 본질’ 꿰뚫는 스마트오피스를 설계하는 넵스의 김범수 대표를 만나보았어요.

 

김범수 넵스 대표는 기업 특성에 맞는 컨설팅을 하고, 공간 디자인을 기반으로 오피스 가구는 물론 자율좌석 시스템, 화상회의 등 IT 기술까지 결합한 토털 솔루션에 미래를 걸었다.

 

“국내에서 공간 디자인, IT 솔루션까지 기업 특성에 맞춘 공간 컨설팅과 시공을 한 번에 하는 곳은 넵스가 유일합니다.”

지난 8월 11일 서울시 종로구 넵스(NEFS) 스마트오피스에서 만난 김범수(51) 대표가 말했다. 넵스는 1986년 이생산업개발이란 이름으로 건자재 유통을 시작했고, 1999년 넵스로 사명을 바꾼 후, 포스코, 대우, 현대, 두산 등 주요 건설사의 아파트용 B2B 주방, 일반가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최근 들어 넵스는 오피스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오피스 분야는 한국 기업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몸집을 키웠고, 퍼시스, 현대리바트, 한샘 등 주요 종합가구 기업이 거물급 경쟁자로 올라섰다.

넵스는 경쟁자들과 결을 달리했다. 수년 전부터 가구보다 공간에 중심을 둔 ‘스마트오피스’ 사업에 미래를 걸었다. 단순히 색다른 가구를 납품하고, 시공하는 문제가 아니다. 넵스는 기업 특성에 맞는 컨설팅을 하고, 공간 디자인을 기반으로 오피스 가구는 물론 자율좌석 시스템, 화상회의 등 IT 기술까지 결합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김 대표는 “사무실을 바꾸는 건 단순히 미학적인 관점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 방점을 두고 다각도로 업의 본질을 고민해야 한다”며 “설계, 가구, IT 솔루션 등으로 나누는 기존의 사업 발주 방식도 바꿀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1인당 공간 절반으로 줄여


‘업’, 넵스는 변화를 원하는 기업에 좀 더 본질적으로 접근한다. 김 대표는 보험사를 예로 들며 “대부분의 보험사 영업 직원은 출근했다가 오전 9시 30분에 외근을 가서 4시가 넘어서야 들어온다”며 “회의실 같은 공용공간을 포함해 1인당 10~12㎡(3~3.5평) 정도 되는데 일과 중에 텅 빈 채로 있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제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한 후 달라진 환경을 살펴보니 업종에 따라 상이하지만 1인당 6㎡(1.8평)이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단순히 1인당 공간을 줄인 게 아니라 기업의 특수성과 업무 스타일에 맞춘 결과로 전체 임대공간을 줄여 매월 고정비로 나가는 임대료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비용을 아낀 만큼 주력 분야에 더 투자할 여지도 생긴다.

이런 매력에도 기업이 자신의 공간에 변화를 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김 대표는 넵스부터 바꿔야겠다고 결심했다. 2018년부터 ‘스마트오피스’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좌석을 자유롭게 옮겨 다닐 수 있는 ‘프리 어드레스(Free Address), 원격근무, 거점 오피스 등을 직접 사내에 구현해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넵스에도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그는 “당장 팀원을 어떻게 관리하냐며 팀장들과 임원들이 반발했다”며 “자율좌석제 도입 초기엔 임원이 항상 같은 자리에 앉거나 직원들이 임원을 피해 다른 층이나 근무지를 바꾸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정착한 후엔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다. 한 부서에 매몰됐던 직원들은 생산, 기획, 시공, 구매, 영업 등 다양한 부서 직원들과 어울리며 시야를 넓혔고,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사내 문화가 달라진 후 오피스 시공이나 가구가 갖는 하드웨어적인 문제가 다시금 보이기 시작했고, 계속해서 수정해나갔다”며 “넵스의 시행착오를 공유하면서 LS일렉트릭과 삼일회계법인 등에 스마트오피스 컨설팅이 시작됐고, 다소 껄끄러울 수 있는 업의 본질부터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 왜 필요한지 설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민을 함께 시작한 넵스는 설계, 가구, IT 솔루션 등 모든 걸 도맡았다. 영역마다 외부에 하청을 주는 식으로는 ‘업의 본질’을 오피스에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 52시간제, 유연근무제, 재택근무, 공유오피스 등 일하는 양식 자체의 변화도 더해졌다.

 

김 대표는 “우리가 가구가 아닌 공간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라며 “이제 오피스는 워라밸을 넘어 일과 삶을 조화하는 워라블(Work-Life-Blending)이 투영된 라이프 오피스로 거듭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원스톱 솔루션’이 한층 정교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해외 기업, 대학과도 손잡았다. 지난 2018년 9월 글로벌 매출 3조원이 넘는 일본 오피스 가구 1위 기업 고쿠요(KOKUYO)와 국내 독점 유통과 생산 계약을 체결했고, 스마트오피스 구축에 필요한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기로 했다. 같은 해엔 연세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스마트 회의 시스템, 자동화 회의 지원,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 기반의 실내 환경 최적화 설비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까지 냈다.

 

가구회사는 끊임없이 공부하며 진화하고 있었다. 공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IT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환경을 모르고선 스마트오피스 시장을 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짙게 깔린 덕분이다. 넵스에 입사한 지 올해로 17년, 가구업계 업력 30년의 김범수 대표는 이렇게 정리했다.

“넵스는 언제나 새로운 시도를 장려했고, 생산, 기획, 시공, 신사업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것이 꼭 경제적 성공을 담보하진 않지만, 복제 마인드만으론 기존 패러다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습니다. 스마트오피스는 한국 제조업이 닥친 ‘한계’라는 실타래를 풀 실마리가 될 수도 있죠. 넵스도 가구로 출발해 공간을 봤고, 업을 탐구하면서 사람을 봤습니다. 변화는 거기서 시작됐죠.”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

사진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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