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의 대학들이 변화하고 있어요. 전통적인 형태의 교육과정을 재설계하여 새로운 산학협력을 이끄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요. 특히 프랑스의 에꼴42를 벤치마킹한 ‘경북형 에꼴42 프로젝트’가 2021년부터 출범된다고 해요. 도내 14개의 대학이 링크플러스(사회 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사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경북도청은 지역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발굴하기 위해 산·학·연 협력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경북 안동시 풍산읍 일대에 조성된 경북바이오산업단지 전경.

 

인공지능·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루는 주요 기술들이 상용화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 단적으로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지난 7월 “올해 말까지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운전을 못하는 사람도 운전석에 앉아 자동차가 이끄는 대로 도로를 달릴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의미다.

현실로 다가온 미래 기술 앞에서 전통적인 산업과 학문은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기계공학과를 졸업하면 자동차 제조업체에 들어간다는 식의 단선적인 논리가 힘을 잃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는 전통적인 기계공학과 함께 ‘자율주행차의 머리’인 인공지능을 구현할 컴퓨터공학이 필요하다. 그뿐 아니라, 실제 도로상에서 운전자가 겪는 윤리적 문제에 답을 내려줄 철학이 가세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런 상상이 현실화할수록 산학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산업체는 대학의 도움을 받아 연구역량을 높일 수 있고, 대학은 각종 아이디어를 산업체를 통해 현실화할 수 있다. 신기술에 적응력을 갖춘 인재를 대학에서 길러낸다면 산업체와 대학 모두 이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산학협력의 촉매 역할을 하는 각종 지원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광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경상북도다. 전통적인 형태인 대학 중심의 산학협력에서 벗어나 대학과 기업이 함께하는, 기업 수요 맞춤형 산학협력으로의 전환을 돕는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중 프랑스 파리의 IT인재 전문교육기관 에꼴(Ecole)42를 벤치마킹한 ‘경북형 에꼴(Ecole)42’ 프로젝트가 지역에서 적잖은 관심을 끌고 있다.

2013년 파리에서 문을 연 에꼴42는 등록금은 물론, 교수·교재·졸업장이 없는 ‘3무(無) 학교’인데도 취업률 100%를 자랑한다. 재학생이 경영하는 스타트업 숫자만 150개. 이들 중 사진 공유 서비스 업체인 포토리아는 2014년 미국의 어도비에 8억8000만 달러(약 9800억원)에 팔렸다.


산·학·연 프로젝트 11개, 국책사업 지정

 

지난해 11월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현장실습 매칭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 사진:영남대

 

이곳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학교가 내놓는 프로그래밍 과제를 스스로 수행하면서 3년 과정을 마친다. 학교는 학생의 실력과 관심 분야에 맞춰서 과제를 제시하고 관리한다. 학생은 모르는 게 나타나면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그룹 스터디를 함께하는 동료 학생들끼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경상북도는 에꼴42의 3무(無) 교육방식을 일부 도입해 기존의 경직된 교육과정에서 벗어나도록 대학을 유도하고 있다.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프로젝트 중심, 기업 현장 중심의 PBL(Problem-Based Learning, 문제기반 학습) 교수법을 대학교육에서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경상북도는 올해 시범사업을 수행할 대학으로 경운대 항공교통물류학과와 대구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를 선정했다. 2021년 학과 개설을 위한 준비와 본격적인 사업 시행을 위해 관련 기업과 함께 교육과정을 개발 중이다. 특히 경운대는 최근 대구·경북통합 신공항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사업 성과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항이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하면 지역 내 항공물류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외 경상북도의 대표적인 산·학·연 협력사업으로 ‘경상북도 산·학·연 혁신 플랫폼’을 꼽을 수 있다. 전국 최초로 경상북도 기업부설연구소 협의회를 구성해 산·학·연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함께 신사업을 발굴하고 기술 개발에도 힘을 모으는 사업이다. 현재 경상북도 내 60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발굴한 과제가 국책사업으로까지 선정되는 성과를 내고 있다. 17개 사가 내놓은 연구개발 프로젝트 가운데 11개 사의 프로젝트가 국책과제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올해 7월 기준으로 92억8000만원에 달하는 국비를 기업의 연구개발에 활용할 수 있었다.

경상북도는 또 사회 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링크플러스) 사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 링크플러스 사업은 대학과 산업 현장의 부조화 현상을 개선하고자 2017년부터 교육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책으로, 경상북도 내 14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대학과 기업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통해 사회가 필요한 인재를 지역기업에 연결해주는 산·학·연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경상북도는 링크플러스 사업 운영 대학들과 함께 ‘링크플러스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다. 대학 간 경쟁을 넘어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협업 기구 역할을 한다. 이런 협의체 활동은 대학 간 협력, 그리고 대학과 지자체의 협력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급변하는 산업구조와 기술혁신 시대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산학협력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핵심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실무형 혁신인재 양성과 지역기업 연계를 꾸준히 지원해온 경상북도의 산학협력 정책은 4차 산업혁명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상덕 월간중앙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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