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부동산에 칼을 빼 들었어요. 이제 경기도에 사는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반값으로 30년 주거 보장을 한다고 해요. 이 주택의 예상 임대료는 소득 대비 10%대의 가격으로 무주택 실수요자를 겨냥하고 있어요. 게다가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도 곁들여서 3기 신도시부터 공급을 추진한다고 해요.

 

7월 28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기본주택 정책을 비롯한 부동산 주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형 장기공공임대주택인 ‘기본주택’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의제화한 기본소득에 이은 ‘기본 정책’ 시리즈 두 번째다. 이 지사의 기본 정책은 보편적 복지와 경제적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기본주택은 이 지사가 7월 28일에 발표한 ‘경기도 부동산 주요 대책’의 핵심 사업이다.

 

이 지사는 당시 브리핑에서 “주택의 신규 공급만큼 중요한 것이 주택 매입수요를 줄이는 것”이라며 “안정적이고 필요한 수준의 장기공공임대주택을 충분히 공급해 매입 대신 임차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기본주택을 신도시 역세권과 같은 요지에 지어 실수요를 끌어들일 생각이다. 입주 대상은 연령, 소득, 생활수준에 구애하지 않고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3기 신도시 공급물량의 50%를 기본주택으로 짓자고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기본주택의 가장 큰 매력은 주거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된다는 점이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7월 21일 발표한 기본주택 사업계획에 따르면 기본주택은 1~2인 가구에 적합한 소형(전용면적 26㎡, 13평형)부터 5인 가구가 살기에 충분한 중형(전용 84㎡, 34평형)까지 다양하다. 예상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50~60% 수준이다.

 

GH가 산출한 예상 임대료는 임대주택 용지 조성원가를 평당 2000만원으로 가정하고 동일 평형 1000세대 단지를 기준으로 할 경우 전용면적 26㎡(13평형)는 28만3000원, 44㎡(20평형)는 39만7000원, 59㎡(25평형)는 48만5000원, 74㎡(30평형)는 57만3000원, 84㎡(34평형) 63만4000원이다. 이는 가구 소득 대비 11~16% 수준이다.

임대료는 2년에 3% 이내에서 인상할 수 있다. GH는 다만 효율적으로 운영해 절감한 비용은 임대료 부담을 덜어주는데 사용할 방침이다. 상황에 따라 임대료가 더 낮아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보증금 부담도 낮다. 임대보증금은 월 임대료의 50~100배 수준에서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도로 책정된다. 이를테면 예상 월 임대료가 28만3000원인 26㎡ 소형 아파트에 입주할 경우 보증금 1415만~2830만원만 있으면 신도시 요지의 새 아파트에서 30년간 거주가 보장되는 셈이다.


호텔 수준의 주거 서비스로 ‘임대 편견’ 불식

 

 

조건이 파격적이다 보니 일부 실수요자들은 실행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 GH 관계자는 “지금까지 분양 방식이나 저소득 가구 등 입주 자격이 까다로운 공공임대 방식에 익숙해져 있어서 새로운 개념의 기본주택이 낯설 수는 있다”며 “주택 관련 공기업이나 건설 시행사 등이 가져가던 이익을 실수요자에게 돌려주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기본주택이 기존 공공임대주택과 다른 점은 무주택자라면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공공임대주택은 경제적 약자의 주거복지를 보장하는 성격이 강했다. 이 때문에 임대료는 낮게 책정되지만, 변두리로 내몰리거나 이웃 간 차별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기본주택은 주거복지에 경제적 서비스가 더해진 보편적 주거 서비스라는 점에서 다르다.

이헌욱 GH 사장은 지난 7월 21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기도 475만 가구 중 44%에 달하는 209만 가구가 무주택 가구인데도 그중 취약계층과 신혼부부 등 약 8% 가구만 정부지원 임대주택 혜택을 받고 있다”며 “나머지 무주택 가구 36%를 대상으로 하는 주거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본주택을 시행하려면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해결돼야 한다. 우선 기본주택(장기공공임대주택)의 용어와 개념을 법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현행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에는 영구임대·국민임대·행복주택만 공공임대주택의 유형으로 명시돼 있다. 국토부가 시행령에 임대주택 유형을 추가하면 된다.

사업성이 확보되려면 공급 물량이 충분히 확보돼야 하고, 건설 단가가 낮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용적률을 높여야 한다. GH는 핵심 지역 역세권 용적률을 500%까지 높여야 한다고 본다. 3기 신도시 과밀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극복하는 게 난관이다.

 

당초 정부가 계획한 3기 신도시 용적률은 160~200%의 저층 특화도시였다. 최근 부동산 정책 방향을 공급 확대로 방향을 틀면서 수도권 택지 용적률을 220%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경기도가 요구하는 수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기본주택을 안정적으로 꾸준히 공급하려면 무엇보다 자금 조달이 원활해야 한다. GH는 주택도시기금 융자 이율을 1%로 인하해 자금 조달 부담을 덜도록 하고, 대신 중앙정부와 지자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공동 출자하는 장기임대 비축리츠를 설립해 자금이 순환되도록 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경기도는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자 기본주택에 호텔식 컨시어지(고객 안내·관리)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컨시어지 서비스는 조식 서비스, 청소·세탁·세차 서비스, 육아용품 렌털, 가사도우미, 카 셰어링 등 호텔 수준의 고품질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시장성을 판단하기 위해 우선 광교신도시에 있는 중산층 임대주택과 동탄신도시 행복주택에서 시범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실증 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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